윤병세 외교부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이 21일 저녁 도쿄에서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두 외무장관은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과 '백제역사 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록에 서로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이 세계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 시설물 23곳 중 군함도 등 7곳은 전시 중에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노역을 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일본 산업혁명유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 무렵부터는 대상 시설의 설명에 강제노역 사실을 반영한다면 일본의 유산 등재에 협력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등록을 목표로 하는 시설이 1910년까지의 역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강제징용이 이루어졌던 1940년대와는 시대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한국 측이 요구하는 징용공에 대한 설명을 반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윤병세 장관은 6월 중순부터 독일, 크로아티아 등을 방문하며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을 상대로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에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에 대한 설명이 꼭 있어야 한다고 설득한 것.
일본 또한 맞대응에 나섰지만 한일 한쪽 입장을 선택해야 하는 위원국들의 상당수가 기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유산 등록이 불투명해졌고, 결국 이달 19일 스기야마 외무심의관을 한국에 파견해 한국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다만 그가 "대응은 일본 측에 맡겨달라"고 요청했고, 한국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21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일본이 산업혁명 유적 설명문에 강제징용 사실을 자발적으로 설명해 기재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한일 외무장관 회담은 올해 3월 서울에서 열린 이래 3개월만이다. 윤 장관의 방일은 2013년 2월 취임 이래 처음이며, 한국 외무장관의 방일은 약 4년만이다. 이날 외무장관 회담은 석식회를 포함해 3시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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