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민당 소장파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문화예술 간담회'에서 강사로 초청된 베스트셀러 작가 햐쿠타 나오키 씨가 "오키나와의 두 지역신문사를 꼭 무너뜨려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이 때문에 오키나와의 대표적 지역신문사인 '오키나와 타임즈'와 '류쿠신포(琉球新報)'는 본의 아니게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오키나와는 전국지 구독이 적기로 유명한 동네다. 일본 ABC협회 '신문 발행사 레포트'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오키나와 현내 전국지 발행 부수는 니혼케이자이 신문이 5794부, 아사히 신문 1105부, 요미우리 795부, 산케이 285부, 마이니치 280부에 불과했다. '류쿠 신포'가 16만 3475부, '오키나와 타임즈'가 16만 625부의 발행부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정도면 오키나와 사람들은 전국지를 보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만한 수치다.
그만큼 오키나와 여론 형성에 있어서 지역신문의 힘은 대단하다. 그런데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양대 지역신문사가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해외 이전 주장 및 반전·평화 운동을 전개하는 등 진보적인 성향을 띄고 있어, 아베정권을 비롯한 우파 세력에게는 그야말로 눈엣가시다. 그래서 극우 성향의 작가인 햐쿠타 씨가 '척결 대상'으로 지목했던 것이다.
(물론, 두 지역신문이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신문으로 컸던 것은 오키나와 현민들이 반전·평화 지향주의적이기 때문이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본토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치러졌던, 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곳인 만큼, 전쟁의 무서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지역이다.)
왜 이 동네 사람들은 전국지를 보지 않는 것일까? 1972년까지 미국의 점령하에 있었기 때문일까?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전국지는 배달이 늦기 때문이다.
일본 인터넷 신문 'THE PAGE'에 따르면, 오키나와에서는 '본토 신문'이라는 회사가 전국 규모 일간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매일 아침 10시쯤 나하 공항에 그날 신문이 도착하며 11시쯤에 판매소에 전달되는데, 그렇다보니 배달은 낮부터 시작된다. 조간 신문을 그날 오후에야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본토 신문'이 취급하지 않는 극우 신문 '산케이 신문'은 '유한회사 테난토'라는 회사가 따로 취급하는데, 배달은 저녁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오키나와에서는 지역 신문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다.
2008년부터는 류쿠신포 사가 경제지인 니혼케이자이 신문의 위탁 인쇄를 개시했고, 덕분에 아침에 받아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오키나와 관련 정보가 적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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