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추성훈 선수의 부인으로, 최근 한국에서 인기 급상승 중인 일본의 톱모델 야노 시호에 대한 일본 내 이지메가 아직도 극성이다.
이지메의 이유는 추성훈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비록 유도 선수 시절에 국가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부득불 일본인으로 귀화해, 종국에는 금메달을 따는 목표 달성을 이뤘지만 뼈 속 깊이 끓어 오르는 한국인 피는 어쩔 수 없었다.
한국인의 특징은 '뜨거운 피', 즉 열정적이다. 그 하일라이트, 결정체가 바로 세계 무대를 들썩이게 하는 소위 '한류'다. 이 ‘뜨거운 피’와 ‘흥’이 일본 무대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인들은 '정적인 문화' 나라답게 눈으로 보면서 머리로 즐긴다. 한국의 대중음악이나 영화, 드라마가 너무 핫한 나머지 '뜨끈뜨근'한 반면, 일본 문화는 일면 화려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맹숭맹숭 한 것이 느낌 상 매우 싱겁다.
그런 일본인들이 유독 야노 시호에 대해서만큼은 집요하리만치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야노시호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는 유언비어로 괴롭히고 있다.
그 근거로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는 일본인으로 귀화(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한국인으로 사는 추성훈과 결혼했다는 것. 두 번째는 야노 시호의 성격이 한국인에 가깝다는 것. 일본인은 차분하고 자기 속내를 감추는데, 시호는 일본인 같지 않게 대단히 활달해 일본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일본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한국인과 결혼한 야노시호는 한국인이라는 것을 더 이상 숨기지 말고 너네 나라로 돌아가서 살아라"는 비난을 해대고 있는 것이다.
야노 시호는 분명 일본인이다. 그런데 그녀의 고향이 사가 현인 것에 대해서도 시비를 걸고있다. 물론 과거 고대 시기, 대규모의 백제 도래인이 사가 현에 정착해 일가를 이루며 산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렇다고 그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야노 시호가 재일 한국인이라는 근거는 너무 터무니 없는 얘기다. 설사 백번 양보해서 그녀의 선조가 도래인이라 할 지라도 당사자가 스스로 밝히지 않는 한 그들은 엄연히 일본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반한 일본인들은 야노 시호의 한국 내 활동에 대해 집요하게 딴지를 걸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일본인들의 공격이 다른 연예인에게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개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인기를 자랑하는 다운타운의 멤버 마츠모토 히토시의 부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두고 온갖 비난을 가하고 있다.
마츠모토는 한국의 이경규 같은 존재. 그의 부인 '이하라 린'은 탈렌트로 아버지가 재일동포이고 어머니는 한국인 출신이다. 이외에도 미국 헐리우드 영화계에서도 인정해주는 와타나베 켄의 부인 미나미 가호도 역시 재일동포 출신으로 함께 공격을 받고 있다. 와타나베 겐은 미나미 가호와는 재혼으로, 제주도 출신인 처갓집의 선산에 함께 다녀갈 정도로 친한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재일동포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익성향의 방송관계자들에 의해서 도중하차한 비운의 여배우도 있다. 가수 겸 개그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톤네루즈'의 멤버 기나시 노리다케의 부인 야스다 나루미가, 과거 NHK 대하드라마 사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었다가 단지 부모가 재일동포라는 이유로 촬영 도중에 하차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도 큰 문제가 되었지만 NHK가 공영방송이다 보니 우익세력들의 입김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처럼 반한 일본인들이, 한국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일본 연예인들의 홈페이지나 인터넷에서 국적을 밝히며 공격을 하는 이유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그 순간부터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스다 나루미의 경우, NHK 대하 드라마 사건을 계기로 그녀가 재일동포 출신이라는 사실이 일본 전국에 알려진 후 작품 활동이 대폭 줄어 들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청초한 이미지와 빼어난 미모로 드라마 주연은 물론 광고계까지 장악한 자타 톱스타로 군림했었지만, 국적 하나로 그녀의 위상과 인기는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반한 일본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야노 시호도 야스다 나루미처럼 한국과 관련시켜 이미지 다운은 물론 광고 스폰서까지 끊어 놓으려는 목적인 것이다.
때문에 재일동포 출신 연예인이 소속된 기획사에서는, 본인이 아무리 원하더라도 기를 쓰고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감춘다. 인기와 돈이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예 기획사들이 제아무리 재일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감춘다고 해도 진실은 언젠간 드러나는 법. 공식 발표만 안 했을 뿐이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2년 전 우익성향의 유수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이, 일본 가요계의 대모 와다 아키코가 오사카 출신의 재일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려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와다 아키코가 이를 역으로 이용했다. 해당이 주간지에 그녀 스스로가 인터뷰를 자청, 커밍아웃을 해버린 것이다. 만약 자신의 인터뷰를 받지 않으면 다른 주간지에 인터뷰를 해 김을 빼려 했던 것이다. 이 일은 아직까지도 일본 잡지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유명한 얘기다.
일본 언론계에는 언론사마다 각기 '재일한국인·조선인' 리스트가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일한국인 유명인사들의 명단이다. 그 명단의 면면을 보면 십 수년 전에 자살한 아라이 전 의원 같은 정치인부터 문학, 연예, 스포츠 인사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특히 연예계, 스포츠 계의 스타급 유명인들 대부분이 이 명단에 들어 있다.
일본의 이미자로 불리웠던 고 미소라 히바리, 미야코 하루미, 이치기 히로시, 사이조 히데키, 사잔 올스타즈의 쿠와다 등등. 스포츠 계에서도 장훈, 가네다 마사이치, 기요하라 가즈히로, 가네모토 토모아키 현 한신 감독 등 일일이 열거하려면 끝이 없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일본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이름만으로는 재일동포 출신인지 일본인인지 정확히 분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언론사마다 이 같은 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이다. 가끔씩 주간문춘처럼 협박용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야노 시호의 한국활동을 계기로 최근 한국계 일본 연예인이나 그 배우자 혹은 가족들이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올 연말 'NHK 가요홍백가합전'에 출전하는 한국계 가수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정담은 일본 메이저 언론사가 보유한 리스트와 비교를 해보니 적어도 10여 명 이상은 훌쩍 뛰어 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