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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맛의 한국친구, 츠케모노의 일본친구
한일 친구의 같음과 다름에서 느끼는 것
 
홍유선(번역작가)

 

▲ 김치     ©JPNews

 

외국에 살면 한 명쯤은 그 나라 친구가 생긴다. 굳이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을 나누어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살다 보면 일본 사람은 이래서 한국 사람과 다르구나 하고 느낄 적이 많다.

 

얼마 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함께 도서 도우미를 하는 한국 친구가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다. 한국 사람과의 관계는 양념이 듬뿍 들어간 김치 맛이고 일본 사람과의 관계는 담배한 츠케모노 맛 같다고.

 

두 나라의 대표적인 저장 음식에 비유한 표현도 재미있었지만 그 나라의 특징을 한 마디로 콕 꼬집은 데 대해 나는 많이 공감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일본서 생활하는 다른 한국 사람들의 경우,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해 몇몇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남편 일을 따라 와서 5년 정도 산 친구에게 물었더니, 한국인은 서로의 집에 대한 개방성이 일본인에 비해 훨씬 높고, 일본인은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3살 난 아들을 보육원에 보내면서 "일본 엄마들과 친해지기 위해 일본인이 좋아하는 구은 김이나 과자 등을 자주 선물했는데 고맙다는 말만 들은 것 같다. 일본어가 서툰 탓인지 감정적인 유대감을 가질 수 없었고 일정 선을 넘어 친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여 포기했다"며 당시에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필자의 경우는 일본에 와서 처음 사귄 사람이 일본 사람이었다. 알고 있는 한국인 소개로 부동산을 소개받아 집을 구했는데, 그 부동산 사장님은 지금도 알고 지낸다. 그리고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면서 일본 친구가 많이 생겼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한국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일본 친구들밖에 없었다.  보육원에는 한국인이 우리밖에 없었고, 초등학교 1학년 때도 그랬다. 2학년 때도 한국인이 전교생 중 많아야 서 너명 정도였다.

 

그리고 [가을 소나타] 붐과 더불어 일본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10년 정도하면서 만난 한국어 학생들 중에 몇몇은 아직도 만나고 있다. 그 사이에 한국 친구도 생겼다.

 

부동산 소개로 알게 된 예전 집의 집주인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서 친인척인 줄 착각할 정

도로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 그분들은 수년 전부터 태국의 치망마이에 사는데, 나도 놀러간 적이 있고, 그분들이 일본에 오면 우리집에서 머무를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내게 한국어를 배운 아줌마 한국어 학생들 중에는 10년을 훌쩍 넘어선 친구들이 여럿 있다. 큰 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당시 나에게 한국어를 3년째 배우고 있던 모우리씨는 연필에 아이 이름을 새겨서 케익과 함께 선물해 주었다. 다른 분들도 동화책을 비롯 란도셀이라는 책가방을 준비해 주시는 등 당시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은 애가 한국에서 1학년 2학기 때 일본으로 왔는데, 그 때도 큰 애 친구 엄마들과 아줌마 학생들이 란도셀부터 보조가방, 연필까지 다 준비해주어 객지 생활일 수밖에 없는 일본 생활에 많은 보탬이 되었다.

 

이처럼 서로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받으며 수다를 떠는 등 가깝게 지내면서도 가끔은 속이 후련하지 않을 때가 있다. 뭔가 목에 걸린 가래가 기침을 해도 코를 팽 하니 풀어도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답답할 때의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평소 한국 친구, 일본 친구를 특별히 구분지어 생각하거나 만나지는 않는다. 일본인 친구 중에는 그 어떤 한국 친구보다 마음 속 깊이 신뢰하고 가깝게 지내는 친구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런 일본인 친구를 만날 때면 그들과 거리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느 순간 정서가 확연히 다른 벽에 부딪칠 때 마음 속으로 "아 이런 게 서로 다르구나" 하는 것을 가슴으로 느낀다.

 

그런데 한국 친구에게서는 이런 '차이'가 없다. 그저 만나서 수다를 떨다보면 십년 묵은 체증이 한번에 쑤욱 내려가는듯 그렇게 시원할 때가 종종 있다. 물론 일본 친구와도 서로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말로 한국인과 얘기할 때의 확 트이는 시원한 그런 느낌은 일본인 친구에게서는 얻을 수 없다.

 

아마도 이 같은 느낌은 나라마다 자라난 정서와 교육 배경 등 문화 차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일본인의 그 보이지 않는 '배려'라는 벽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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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2/02 [11:10]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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