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기사에서 걸그룹 에프엑스(F(x))에 대해 쓰고 난 뒤 제이피뉴스의 이지호 기자와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 스포츠지는 항상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고 때로는 신문 업계 전체가 나서 스타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서 나도 여성 아이돌에 흥미와 관심이 있다(?!)는 사실 등을 이야기했다.
그 때 최근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인 여성 기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 신인 여성 기수란 바로 후지타 나나코(만18세)다. 그녀가 실전 데뷔한 지난 3일, 가와사키 경마장은 열기로 가득찼다. 입장자는 평소의 2배 이상인 7천여 명이었고, 취재 신청 언론 63사, 취재 기자 137명, TV카메라만 31대였다.
커다란 레이스가 펼치지 않는 평소의 가와사키 경마장이라면 취재인력은 10명도 되지 않는다. 이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대단한 숫자다. 후지타는 총 6번의 레이스에서 고삐를 잡아 이기지는 못했지만 2등으로 골인하기도 했다. 이날 밤 TV뉴스 프로그램도 그녀에 대한 소식을 전했고, 이튿날 스포츠 신문은 모두 나나코의 기사를 큼지막하게 실었다. 신문 톱1면으로 '아이돌 기수 열풍-나나코'라는 큰 제목을 붙인 라이벌 신문사도 있었다.
16년만에 JRA(일본 중앙경마회)소속으로 탄생한 여성기수인 만큼, JRA와 스포츠지가 손을 잡고 귀여운 외모를 지닌 나나코를 띄워서 경마장에 더 많은 이들을 불러모으려 한 측면이 있다.
▲ 2016년 2월에 있었던 경마학교 졸업자 공개 모의 레이스 - 3번이 후지타 나나코
중요한 것은 그녀의 실력인데, 힘이 약하다는 점을 경기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4~500kg대의 경주마를 완력으로 컨트롤하는 것은 앞으로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선 여성다운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말이 50kg 체중의 기수를 태우는 것을 부담으로 느끼지 않는 인마일체(人馬一體)의 질주가 가능하다면, 승수는 늘어날 것이다.
스타나 아이돌이 탄생하면 그 업계는 활기를 띄게 된다. JRA의 여성기수는 내년에도 한 명 탄생할 예정이다. 그 때까지 흥미와 관심을 혼자 독차지하게 되는 만큼 나나코 본인에게는 꽤나 큰 중압감으로 작용하겠지만, 업계로서는 밝은 소식이 될 것임에는 틀림 없다.
한편, 일본 여자 축구계는 최근 어두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리오 올림픽 예선 경기에서 좀처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 (일본 여자축구 대표팀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사와 호마레는 은퇴했지만, 베테랑에 의존하는 바람에 원활한 세대교체를 하지 못한 후유증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새로운 스타도 없다. 이렇게 한탄하는 와중에 지난 2일 대전상대였던 한국 대표팀에는 스타가 있었다.
전날에 여자축구 한일전을 본 이야기를 이 기자에게 지나가듯 말하니 "실은 일본 온라인상에서 한국선수가 화제입니다. 한번 '한국 여자축구 14번'으로 검색해보세요. 많이 나옵니다"라고 하더라. 실제로 검색해보니, 일본의 누리꾼 반응이 대단했다.
▲ 일본 인터넷상에서 올라온 이민아 선수 캡처사진
"한국의 이민아 선수가 귀엽다. 누리꾼의 목소리에 (축구 중계방송을 하는) NHK로 채널을 바꿨다" 등 평판이 평판을 불러 생방송 중에도 '이민아 주목' 정보가 떠돈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