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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성인잡지에 초록 비닐이?
타치요미와 도쿄올림픽
 
김명갑 기자

 

오사카 부 사카이 시 vs 일본 잡지 협회 & 일본 출판서적 출판협회

 

일본 편의점 성인잡지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사카 부 사카이 시(堺市)가 훼미리 마트와 맺은 ‘유해 그림 서류를 청소년에 보이지 않는 환경 조성에 관한 협정’에 따르면, 앞으로 훼미리 마트에서 판매되는 성인잡지에 한해 표지 중간을 가리는 녹색 비닐 커버(비치지 않음)를 감싸는 것이 의무화 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일본잡지협회와 일본출판서적출판협회(아하 양 협회)는 4월 4일 이 협정을 즉시 해제하라는 성명을 발표를 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럼 사카이 시(堺市)와 양 협회간의 입장이 어떤지 살펴보자. 

 

사카이 시 : 시는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폭력을 방지하는 ‘사카이 안전도시 프로그램 추진사업’의 일환으로 편의점에 진열되는 유해 도서를 어린이 보이지 않도록 고안, 성적 표현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정은 편의점과의 쌍방의 합의에 근거한 것이며, 공권력이 모든 점포에 철저한 규제를 가하는 일은 없으며, 표현의 자유나 도서 선택의 자유에 위반하는 것도 아니다.

 

양 협회 : 협정이 도서류에 대해 과도한 규제로 이어질 것이 우려되고, 표현의 자유에도 저촉된다. 시가 눈가림 커버(녹색 비닐) 등의 자재를 제공하는 것이 공권력이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청소년 건전 육성 조례 "(유해 도서를) 청소년에게 열람하지 않게 한다"는 목적과 협정의 "표지를 보이지 않는"것은 분명히 성인에 대한 책 선택의 자유를 저해한다.

 

▲ 사카이 시가 훼미리 마트와 맺은 협정     © JPNews

 

 

♦ 성인이 보는 잡지를 규제하는 이유

 

사실 그 이전부터 편의점 성인잡지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있어 왔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직후 2012년 일본 트위터를 중심으로 편의점 성인 잡지 코너 존폐에 대한 우려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편의점의 성인 잡지 코너가 미성년자들에게 너무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그 속내에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의 눈에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는 이유도 포함 되어 있었다. IOC 사찰단이 편의점의 성인 잡지 코너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는 것.

 

일본 편의점은 성인잡지 코너를 일반 도서들과 따로 분류는 하고 있지만, 동선 등을 이유로 일반 잡지류와 근거리에 배치되어 있다. 따라서 만화잡지를 읽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의도치 않게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고도의 판매 전략이라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

 

편의점에 진열된 성인 잡지들은 ‘편의점지(コンビニ誌)’라 불리며 모자이크 등 자체 심의가 되어 있기에 내용물까지 볼 수 있게 봉인되지 않은 형태로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매 시에도 복잡한 성인 인증이 필요하지 않아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살 수가 있다.

  

일본의 DVD 대여점의 경우 성인물은 분리되어 있는 공간에 진열돼 있어 미성년자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는 것에 비해, 편의점의 성인물은 상대적으로 느슨해 비판을 받아 왔다.

  

♦ 타치요미는 손님끌기 위한 낚시?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일본의 ‘타치요미(立ち読み)’ 문화에서 비롯된다. 타치요미는 책방이나 편의점에서 책이나 잡지를 사지 않고 서서 읽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편의점은 90년대 2만 개의 점포에 머물던 것이 15년만에 매출과 점포수에서 2배 넘는 성장을 이뤄냈다. 편의점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방문객들에게 인기 잡지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준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드래곤 볼 이후 일본 만화 잡지는 양적 질적 성장을 모두 이뤄냈는데, 90년대 기준 2만개가 넘는 편의점은 고스란히 이들의 유통망이 되어 서로 상생해 나갔다. 원피스처럼 인기있는 만화가 게재되는 날이면, 편의점 만화잡지 가판대에 길게 늘어서 잡지를 서서 보는 인파가 일본 편의점 마다 가득했다.

 

편의점이 전국적인 체인망으로 확장되면서 그 안에서 다루는 다양한 제품들이 ‘유통’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팔려 나갔다. 상대적으로 문화 해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의 아이들도 편의점 타치요미를 통해 도시 아이들이 읽는 만화를 동시대에 같이 읽었다. 일본 출판 만화의 인기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는데 편의점이 한 몫 했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다.

 

2003년 일본에는 약 22,000개의 서점이 있었지만 해마다 꾸준히 감소해 2005년에는 약 17,000개 밖에 남지 않았다. 반면, 90년대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오던 편의점은 2005년 들어 약 40,000개의 점포수로 급증했다. 편의점은 일본 출판계, 특히 정기 간행물을 내는 잡지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얕볼 수 없는 매력적인 유통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2012년에 이르러서는 잡지 유통의 40%를 편의점에 의존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특히 서점구매가 꺼려지는 성인잡지의 경우, 온라인 판매 이전에는 편의점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기자가 일본에 처음 도착했던 2010년에도 편의점에 서서 성인잡지를 읽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 사카이 시의 협정은 도쿄 올림픽을 위한 포석?

 

이미 이 문제에 대해 2012년 비슷한 논쟁이 오간바가 있다. 당시 “관광객에게 성인 잡지를 보이지 못하도록 법적 규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마타니 준 변호사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헌법 21조는 출판사에게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소매 점포들은 헌법 22조로 ‘엉업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헌법은 법률보다 우선시 되는 규정이기에 위헌의 소지가 있는 만큼 무효가 됩니다.” 라 설명했었다.

 

관광객에서 미성년자로 그 대상이 바뀌었지만 양상은 동일하다. 양 협회가 사카이 시의 협정을 해제하라는 이유도 공권력으로 출간물의 표지가 강제로 가려지는,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타니 준 변호사는 성인 잡지에 대한 제재가 영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

“물론 헌법으로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이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자유를 제약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단, 올림픽에 쏠린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이유로 편의점에 배치된 성인잡지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법 규제는 위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률로 제정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또한 법률로 제정하지 않더라도 행정, 유통, 판매 루트 등에 어떤 ‘제약’을 두게 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사카이 시가 훼밀리 마트(유통)와의 협정(행정)을 통해 성인 잡지 표지에 눈가림 커버(제약)를 씌운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는 부분이다. 국가가 법으로 ‘성인 잡지’ 규제를 법제화하면 위헌이 되지만, 지방 단체가 자치적으로 일부 유통업체와 협정을 맺어 제약을 하게 한다면 사카이 시의 주장처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카이 시도 ‘모든 점포에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해친 것이 아니다’라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사카이 시에서도 훼밀리 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편의점에서는 눈가림막이 없는 성인 잡지를 구할 수 있기에 양 협회의 주장이 힘을 잃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보면 훼밀리 마트에 한정되어 있는 이 협정의 근간인 ‘사카이 안전 도시 프로그램 추진 사업’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도움이 되는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여성과 어린이를 편의점 성인 잡지의 무분별한 노출로부터 지키겠다는 의도는 훼밀리 마트 한 곳에 한정 짓는 순간 큰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카이 시에는 훼밀리 마트를 비롯해,세븐 일레븐, 로손,상쿠스,데일리 야마자키,서클k,100엔 로손, 미니스톱등 총 84개의 편의점이 존재한다. 훼밀리 마트를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 사카이 시의 아이들과 여성은 이 협정 이후에도 한 동안 대다수의 편의점에서 성인 잡지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실효성을 노린다면 단숨에 전체 편의점, 아니 적어도 세븐 일레븐과 로손까지는 협정을 확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사카이 시는 차 후 세븐 일레븐 측과도 협정을 맺을 예정이며, 시 내의 모든 편의점과 이 협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카이 시가 이런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훼밀리 마트를 필두로 협정을 진행한 것은 조례 위반 요소를 교묘히 피해 편의점 성인잡지 규제에 대한 토대를 쌓고, 양 협회를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수 있을 것이다.

 

양 협회가 마지못해 한발 물러서고 나서 사카이 시는 나머지 편의점과도 추가 협정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실리를 챙길 수 있으면서 원래 의도와도 맞기 때문이다. 사카이 시에서 이 협정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 오사카 부에서도 이런 협정을 검토할 수 있고, 양 협회에서는 반대할 근거가 점점 사라지게 된다. 도쿄 도에서 오사카 부의 경우를 예를 들며 각 편의점 대표들에게 이런 협정을 내밀 경우 법 규제와 다름없는 효과와 결과를 초례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사카이 시가 올림픽을 위해 편의점 성인 잡지 규제를 시작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카이 시의 협정이 불러올 파장의 여파는 분명 일본 편의점 풍경을 상당히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출판계가 그래서 더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한편, 2016년 일본 편의점 매출은 100조원을 돌파했고, 점포수는 약 5만 2000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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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06 [11:1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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