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 일본 등을 비롯한 재일 한국인들이 지난달 30일 도쿄 JR 신주쿠 역 앞에서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 = 조은주 기자 © JP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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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 일본(이하 세사모) 등을 비롯한 재일한국인 단체들이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JR신주쿠역 미나미구치(남쪽 출구) 앞 광장에서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위는 특정 구호나 스피커와 마이크 하나 없이 말 그대로 조용하게 치러졌다. 광장 앞에 모인 약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박근혜 퇴진' '박근혜 구속' 등이 써진 플래카드를 들고 한 줄로 서서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열린 침묵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7시간을 밝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 사진 = 조은주 기자 © JP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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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시위에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7시간을 밝혀라' 등 세월호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도 다수 등장했다. 시위를 주최한 곳이 세사모이기 때문이다. 세사모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재일 한국인 엄마들의 모임으로 세월호 사건 이후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세사모의 한 관계자는 침묵 시위를 마련한 계기에 대해 "이런 시국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침묵 시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 이후 회원 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지적하면서 "세월호 사건 이후 이번 정권이 나를 보호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조국이 자랑스럽지 않다. 박 대통령은 자기자신의 권력 유지에 연연하고 아이들이나 유가족은 뒷전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세월호 사건이야말로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문제이며 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유모차를 끌고 시위 현장에 나온 엄마들의 모습. / 사진 = 조은주 기자 © JP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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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를 '침묵' 시위로 굳이 진행하는 이유를 묻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라고 그는 반문했다. 또 침묵 시위여서 경찰청에 집회 신고를 할 때도 쉽게 허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날 시위 도중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일본 경찰은 진로 방해도 없고 조용히 모범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시위를 방해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고 한다.
세사모가 주부들이 주축으로 된 모임이어서 현장엔 유독 어린 아이와 유모차가 많았다. 세월호 사건이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모인 주부들이다. 참가자 중에는 실제로 세월호 사건으로 조카를 잃은 참가자도 있었다.
나머지 플래카드를 들고 있던 여성들도 대부분 아이를 등교시킨 뒤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시위가 주말 오후가 아닌 평일 점심 시간 즈음에 진행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 거리를 지나던 한 일본인이 시위 참가자들과 말하는 모습. / 사진 = 뉴시스 © JP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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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모차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유모차를 끌며 지나던 일본인 여성들이 직접 다가와 시위 내용을 물었고 자진해서 진상 규명을 위한 서명에도 동참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침묵 시위를 끝낸 뒤 장소를 옮겨 이날 시위에 함께 참여한 극단 드림플레이테제21 단원들의 연극을 잠시 관람한 뒤 시국선언을 하고 해산했다. 드림플레이테제21은 한국 정부의 문화예술계 검열 문제를 꼬집은 연극 '검열 - 그들의 단어-(検閲ー彼らの言葉ー) 일본 공연을 앞두고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 침묵 시위 동영상 : https://www.facebook.com/JPnews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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