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13일, 러시아 국영방송 TV프로그램에 출연해 14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일 외무장관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일본 측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일본은 평화조약 문제로 정보가 불확실한 상황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혼란시키는 한편, 협의 결과를 기자회견에서 전달할 의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일본의 회견 거부에 대해 "기묘하고도 모순된 행동"이라 비판했다.
대변인은 "가장 놀란 것은 협의 전날이 되어 일본이 회견을 열지 않도록 부탁해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측은 기자회견 대신 일본 언론을 상대로 한 비공개 설명회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러시아와 일본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1956년 소일 공동선언을 토대로 한 평화조약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공동선언에서 양국은 쿠릴열도 섬 중 하보마이 군도와 시코탄 섬을 평화 조약 체결 후 일본에 양도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쿠릴 열도의 섬을 일본에 양도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양도 뒤 섬의 주권이 명확히 어느쪽에 있는지 공동선언에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는 등 섬의 양도를 원하지 않는 눈치다. 러시아로서는 섬 양도 이후 미군 기지나 군사시설이 쿠릴열도에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러일 평화협정 체결 시 하보마이, 시코탄 섬을 돌려받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진보 매체 아사히 신문은 이번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일본에서 북방영토(쿠릴 열도 4개섬)' 인도를 전제로 한 논의가 있다는 것에 러시아 측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자하로바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협상의 진전상황에 대해 자국용으로 독자적인 해석을 넓히려 한다고 경계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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