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자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가 세계 랭킹 1위 등극 이후 첫 대회 첫 경기에서 패배해 일본 열도가 깜짝 놀랐다. 그동안 파죽지세로 승리를 거두던 그녀였기 때문에 일본 언론은 패배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다.
올 1월 세계 4대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에서 우승해 전세계로부터 주목받았던 그녀는 이달 19일 열린 여자 테니스 두바이 선수권 대회 첫 경기에서 세계 랭킹 67위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를 상대로 3-6, 3-6으로 패배했다.
지난시즌을 시작할 때 세계 68위였던 오사카는 그 해 3월 열린 BNP파리바 오픈에서 투어 첫 우승을 거뒀다. 이어서 US오픈과 올해 호주 오픈 등 4개 대회 연패를 달성하며 빠르게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연전연승이었기에 이번 패배는 누구나 놀라워할만한 결과였다.
- 패배의 원인은 코치와의 결별, 구설수, 그리고 중압감
갑작스러운 패배. 그 이전과 한가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그녀의 성공가도를 지탱하던 코치의 부재였다.
그녀의 코치인 사샤 바진은 2017년 말 오사카의 코치로 취임해 그녀가 세계 1위에 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이달 12일 아침, 오사카는 트위터로 지금까지 함께 했던 바진 코치와의 계약 해지를 공표했다. 오사카는 "여러분, 사샤와는 앞으로 함께 활동하지 않습니다. 그의 지금까지 해온 일에 감사하며 최고의 미래를 빕니다"라고 트윗을 올렸다.
이번 두바이 대회 직전 취재진 앞에서 오사카는 계약해지 이유를 묻자 이렇게 밝혔다. "나는 (테니스 성적의) 성공보다도 행복감을 우선시하고 싶다. 함께 있어 즐겁지 않은 사람과 지내는 것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테니스 선수로서는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그 과정에서 코치와 감정의 골이 깊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말이었다. 또한 결과를 냈지만 오사카 개인으로서는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선수로서의 성취와 개인적 행복 사이에 갈등하는 인간적인 고민도 묻어나왔다.
그런데 그들의 결별 이후 온갖 풍문이 돌았다. 돈 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억측도 나왔다.
실제 이날 패배 뒤 오사카는 코치와의 계약 해지로 확산된 파문이 영향을 주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오사카는 이날 경기 결과에 대해 스스로 "너무 못했다", "대참사였다", "최근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진 코치와 금전적으로 다퉜다는 보도에 대해, 그녀는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상처 입은 이야기 중 하나"라며 언짢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러한 보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플레이 할 수 있었나?라고 묻자 "그럴 수 없었다. 그것이 이 경기의 결과"라며 구설수에 휘말렸던 점 때문에 정신력으로 흔들렸다고 말했다.
세계 1위 타이틀에 대한 중압감도 커보였다. 그녀는 "지난해는 지금의 순위와 멀었고, 사람들도 나를 주목하지 않았다. 나는 그게 마음이 편하기도 했다"고 이야기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럼에도 그녀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에 이겼을 때보다 졌을 때가 더욱 배울 점이 많다. 그렇게 나는 배웠고, 그 조언을 소중히하도록 마음을 쓰고 있다. 진실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이번 일들은 그녀를 한 걸음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녀는 아직 21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