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9일부터 미국을 방문한다. 관방장관의 미국 방문은 매우 이례적으로, 일본 언론은 스가 장관이 차기 총리 후보로서 자리매김하려는 것 아니냐며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관방장관은 내각관방의 총괄자로서 내각 사무뿐만 아니라 관저내 위기관리를 담당하기도 해서 해외 방문을 되도록 삼간다. 헤이세이 시대(1989.1~2019.4) 30년간 관방장관의 공식 해외 방문은 단 4번뿐이었다. 그 또한 이동 시간이 그리 길지 않고 단시간에 돌아올 수 있는 한국, 중국, 괌이었다. 이번과 같은 관방장관의 미국행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정부의 대변인역을 도맡아 '정권의 얼굴'로 오래동안 활동한 터라 인지도는 아베 총리 못지 않다. 최근에는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하는 역할을 맡아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대중이 그에게 가지는 신뢰도나 친밀도 또한 자민당내 여느 정치인보다도 높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더구나 그는 아베 총리의 측근 중의 측근이다.
▲ 새 연호 '레이와'에 대해 설명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Kazuki Ooishi/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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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본 유명 언론 편집장 말에 의하면, 아베 총리의 심복인데다, 아베 총리의 의중을 가장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어 정권차원에서는 그가 차기 총리가 되길 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던 인물이었으나, 장기집권으로 당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아베 총리가 민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구나 오랜 관방장관 생활로 누구보다도 대중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
그런 그가 이례적 방미에 나섰다. 의미는 남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즉각, 일본 언론은 "차기 총리에 오를 준비를 하는 게 아니냐"며 이번 방미행의 의미를 해석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번 방미를 계기로 스가 장관이 명실상부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총리 후보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도 9일, BS니혼TV 방송에서 스가 장관이 유력한 총리 후보인지 묻는 질문에 "그의 경력과 내각을 계속 지탱해온 실적으로 말한다면 유력한 한 사람임에 분명하다"고 답했다.
당내에서도 그를 총리 후보로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자민당 인사는 일본 언론의 취재에, 차기 총리자리를 노리고 있다면 이번 해외방문은 좋은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Kazuki Ooishi/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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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재 후보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효과도 있다. 내각 실무 등 주로 내치를 담당하는 관방장관인 만큼 외치를 하는 이미지는 없기 때문에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방미 목적에 대한 세간의 이러한 의미 해석에 스가 장관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방미를 앞둔 8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미를 통해 (겸임하고 있는) 납치문제담당대신, 오키나와 기지부담 경감 담당대신으로서 그 책임을 제대로 완수하겠다"고 언급했다.
스가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회담하는 등 미국 정부 요인들과 만난다. 그 뒤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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