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도 서서히 저물고, 이제 꽃 피는 '봄'이 다가오고 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결혼소식에 또 한번 봄을 실감하게 되는 요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들은 본격적인 웨딩시즌 도래에 성수기 플러스 요금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고. 그래서 찾아보니 지난해 한국의 '평균 결혼 비용'은 집 장만을 포함해서 무려 1억 7천만원!!!(웨딩업체: '선우' 조사)이라고 한다. 보통 샐러리맨이라면 평생 만져보기도 힘든 이 금액. 정말 대한민국 평균이라고?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의 결혼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결혼 전문 잡지 '젝시'가 발표한 '결혼 트렌드 조사 2008'에 따르면, 2008년 일본 결혼식 전국 평균 비용은 426만 4000엔(한화 6000만원 상당)으로 한국의 30% 수준. 물론 일본은 신혼부터 집을 구매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집값을 제외한 '결혼식 + 신혼여행비 + 반지값' 의 결혼 비용. 그러나 일본의 살인적인 물가 수준을 생각해보면 한국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2008년 일본 결혼에 드는 비용 426만 4000엔(전국평균)
약혼반지 35.5만엔(한화 500만원 상당) 결혼반지(2명분) 19.9만엔(한화 280만원 상당)
식장 비용 21.5/ 음식값 1인당 1.7/ 신부드레스 42.5/ 신랑수트 14.5/ 신부관리 7.7/ 하객선물 33.1/ 부케 2.6/ 꽃장식 15.7/ 신랑신부 이름판 1.0/ 사진촬영 20.3/ 비디오촬영 14.5 => 317.4만엔(4400만원 상당)
신혼여행 53.6만엔(한화 758만원 상당) 약혼반지가 지나치게 비싼 이유는 프로포즈를 할 때 '월급 3개월치'분의 반지를 남자가 선물하는 것이 일본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 쥬얼리업체가 '약혼반지는 월급 3개월치가 적당합니다'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면서 시작된 이 습관은, 실제 1970년대 약혼반지 평균가격 50만엔대에 비하면 2000년대에는 30만엔대로 많이 저렴해진 편이다. 한국에서 남자가 결혼할 때 준비해야 하는 것이 '집'이라면 일본에서는 '다이아몬드 반지'인 셈. 일본 여자 연예인들이 결혼 발표를 할 때 거대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손가락을 내보이는 것도 '이만한 능력의 남자와 결혼했다'는 일종의 보고이다.
또한 본식에서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고 있는 '하객 선물'은 일본 결혼식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일본의 결혼식 부조금은 최하 1만엔(한화 14만원 상당)으로 친구나 동료가 2, 3, 5만엔 정도이고 친척들은 그 이상의 금액을 전달하다 보니,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한국처럼 많은 사람이 하객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참석하겠다고 밝힌 사람에 한해 좌석이 마련되어 식사와 선물을 제공받는다. 선물은 대개 그릇이나 컵, 과자류.
이렇게 저렇게 하여 드는 일본 결혼 총 비용 426만 4000엔.. 대졸 초임 평균 20만엔의 일본 젊은이들에게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결혼하는 커플 약 80%가 부모나 친척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도움을 받는 평균 금액이 약 199만엔이므로 나머지 반액 정도만 있어도 결혼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결혼 후 부조금으로 돌아오는 금액이 약 200만엔. 결국, 원조를 받을 수 있다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로 200만엔(한화 2800만원 상당) 정도 저축하면 여유있게 신혼생활이 가능하다.
이것을 100만엔씩 신랑, 신부 반반으로 나누면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22세에 대학 졸업후 3년간 매월 3만엔(한화 52만원)을 저축하면 25세에도 결혼이 가능하고, 부모의 원조없이 결혼한다고 하더라도 매월 6만엔(104만원)에 가능하다. 일본에서 연애결혼하는 경우의 평균 연령이 남자 28.2세, 여자 25.2세이므로 자립 결혼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평균결혼비용은 1억 7천만원이라는 숫자는 어떻게 해도 답이 안나오는 계산. 이 돈을 자력으로 마련하려면 어쩜 결혼을 포기하고 평생 돈만 모아야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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