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일본인을 들뜨게 하는 연례행사는 다름아닌 대학생 릴레이 경기.
통상 에키덴(駅伝, 역전 릴레이의 준말)이라 불리우는 대학생 육상 경기를 통해 일본인들은 새해 희망찬 미래를 바라본다.
일본인은 왜 에키덴에 열광하는가. 에키덴이란 무엇이고, 에키덴의 주역이 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선수의 존재, 그리고 그 의미는?
매년 1월 2일에 개최되는 에키덴, 그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에키덴(정식 명칭 : 역전 릴레이
, 영어 : road relay)이란 몇몇 사람이 장거리를 릴레이 형식으로 달리며, 그 시간을 겨루는 육상 경기이다.
국제 육상 경기 연맹은 역전의 국제 명칭을 'road relay'로 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에키덴으로 부르고 알기 쉽게 '마라톤 릴레이'라고 한다.
각 선수는 자기 구간을 끝내면 전 주자로부터 물려받은 어깨띠를 다음 주자에게 건네주지만, 공용도로 사용상의 제약으로 도착이 늦어진 팀의 경우는 앞 구간의 주자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예비 어깨띠를 매고 앞당겨 출발할 때도 있다.
각 주자가 달리는 거리, 총 거리, 구간 수, 성별 등의 조합은 대회에 따라 다양하나, 국제 육상 경기 연맹 (국제육연)이 정한 국제 레이스 기준으로는 남녀별로 풀 마라톤과 같은 42.195km를 6구간 (5km, 10km, 5km, 10km, 5km, 7.195km)로 달린다.
▲ '도쿄 하코네 왕복 대학 에키덴 경주 ' 2010 ©jpnews / 타쿠미 코다 | |
에키덴 중에서도 일본인이 가장 불타오르는 대회, 하코네 에키덴. 매년 수많은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정식 명칭은 '도쿄 하코네간 왕복 대학 에키덴 경주'라는 끝없이 긴 이름.
매년 1월 2일, 3 일에 행해지는 관동 지방의 대학 대항 에키덴 대회. 참가 대학은 시드 8교, 예선회가 12교 (중 1 개의 간토 대학연 선발), 총 20 팀으로 겨룬다.
가는 코스 108km + 돌아오는 코스 109.9km = 217.9km를 10구간으로 달린다.
여기서 하코네 에키덴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하코네 에키덴을 직접 보고 싶다면 이곳! 관람 명소 베스트 3! "
1 위 : 오테마치 요미우리 신문사 앞 (1구, 10구)
2 위 : 하코네 산 (5구, 6구)
3 위 : 쓰루미 중계소 (2구, 9구) 선수들의 열기를 눈 앞에서 느끼고 싶으신 분은 각 대학의 응원단도 대기하고 있는 가는 코스의 출발점, 그리고 돌아오는 코스로 골인 지점인, 오테마치 요미우리 신문사 앞을 추천한다.
하코네 에키덴은 설날부터 오테마치을 봉쇄한다는 관동지역에서는 아주 특별한 대회.
출발때도 물론 분위기가 고조되지만 역시 골인 장면이 제일 감동적이다.
왕복 200km 이상의 거리를, '땀'과 '소금'과 피투성이가 된 어깨띠로 이어간다. 1위로 달리는 선수가 골인하는 장면은 물론, 꼴찌 선수가 마지막까지 달리는 것도 감동적이어서 길가에서 응원하는 관객으로부터 박수를 받는다.
모든 대학 선수들이 다 달릴때까지 반드시 지켜보는 게 예의. 각 선수가 제 나름의 생각을 갖고, 서로 다른 표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것도 볼거리 중 하나다.
▲ 오테마치 앞에 모인 에키덴 팬 ©jpnews / 타쿠미 코다 | |
그렇지만, 실제로 보러 갈 수 있는 사람은 에키덴 팬 또는 지역시민 정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대부분의 일본인이 느끼는 에키덴(하코네 에키덴)에 대해 정리 해 본다.
하코네 에키덴이란 대학 육상 최대의 이벤트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뭐라고 할까, 젊음이 넘치는 대책 없음이랄까, 신체적인 면뿐 아니라 '무조건 하면 된다!'는 과신이나, '초인적인 끈기' 등 정신적인 측면이 좋든 나쁘든 중요하게 좌우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육상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개인 종목이지만, "어깨띠" 하나만으로 단체 경기가 되어버리는 에키덴은 근본적으로 고독한 투쟁이면서 관념으로는 단체 경기라도 할 수 있는 독특한 종목이다. 누군가가 치명 적인 미스를 일으키거나 예상치 못한 컨디션 불량, 사고, 부상으로 빠지기만하면 거기서 완전히 끝난다.
구기종목과 같이 멤버 교체는 불가능하며, 만약 달리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만큼을 다른 사람이 만회해 줄 기회도 없다는 상당한 압력이 있다.
그 때문인지, 자기도 모르게 관념적인 초조함이 생긴다. 여기에 어떤 잔인성도 있고, 스트레스도 있다고 하나, 그런 면도 포함해서 보고 있는 사람을 열광시키는 요소가있는 독특한 종목이다.
그 관념이라는 것이 "책임"혹은 "우정"이라고 하는 인간의 근원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전쟁터와 유사하게 생사를 초월한 감각 같은 것이 요구된다는 생각이 든다.
에키덴은 바로 실사판 “달려라, 메로스”와 같은 것이다! ("달려라 메로스"란 교과서에도 실린 '다자이 오사무'의 우정을 그려낸 단편소설)
아무튼 우정, 희망, 책임, 고뇌, 배신….
인간이 극한 상태에 놓여졌을 때, 뇌 같은 것이 작동하지 않는 한계까지 직면했을 때,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선수들은 어떤 상황에 처하든 끝까지 친구를 믿고 계속 달리는 것이다. 심장이 터질 것같은 언덕에서도 계속 달린다. 자기 몸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좋다. 어쨌든 다리가 부러지든가, 두번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되어도,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선수는 오로지 달린다.
"이런 일은 죽어도 나는 못하지만, 젊음이 넘치는 약동감을 지켜보고 싶다." "최고의 감동을 함께 느끼고 싶다."혹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등등.
일본인은 하코네 에키덴을 통해 궁극적인 인간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이다.
▲ 하코네 에키덴 2010 ©jpnews / 타쿠미 코다 | |
여기에 기용 논란을 일으키고있는 "외국인 용병"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하코네 에키덴이 유명해진 오늘, 출전권을 둘러싼 싸움은 매년 치열하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외국인 유학생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유학생 선수의 존재가 하코네 출전을 크게 끌어당긴 사례나, 유학생이 달릴 때만 선두 경쟁이 되고, 그 후는 하위로 침몰되는 팀에 위화감이 갖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대학생간의 경주에서 용병의 힘으로 쟁취한 승리에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논의를 거쳐 2005년 예선에서 유학생 선수에 대해 "등록은 2명, 경기는 1명"이라는 규정이 정해졌다.
그러나, 꾸준한 육성이 아니라 그런 안이한 강화를 용서해도 되는가 하는 의견은 바로 정론이다. 한편 그들 유학생은 경기의 스피드 향상에 기여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 국내에 높은 수준의 경기를 가져왔다.
유학생 선수와 함께 연습을 함으로써 야마나시가쿠대학 선수의 실력이 향상되기도 했다. 유학생을 대학 장거리계에 불러 모은 선구자인 야마나시 대학 대의 우에다 감독은
"케냐 선수들은 왜 빠를까? 그들을 육성해서 비밀을 알아내고 싶다"는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현재는 그들로부터 배우기만 하고 있으면 안된다. 그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능력이 높은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의 대학에 소속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적다. 오히려, 실업단에 소속하면 경제적으로 얻는 것이 많고, 마라톤에 도전하기도 쉬어진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우는 길을 선택했던 한 선수가 졸업후 런던 올림픽을 위해 마라톤에 몰두하기로 밝히면서
"모두 힘을 모아, 어깨띠를 이어가는 에키덴의 의미, 그리고 그 즐거움을 여기서 배웠다. 앞으로 에키덴을 달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다.
하코네 에키덴 창설엔 "세계 일류의 러너를 육성하기 위하여"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외국인 유학생 선수의 등장으로부터 20 년.
그들의 힘을 어떻게 일본인 선수의 실력 향상에 활용할것인가, 재고할 시점이 되었다. 모두가 납득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본의 육상 장거리경기가 세계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논의를 계속 유지해갈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유학생 마저도 계속 매혹시키는 하코네 에키덴.
이번 설날, 당신도 에키덴(駅伝)의 매력에 빠져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꼭, 처음이면서도 최고인 휴먼 드라마, 그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세요.
(글 스기모토 토모코, 번역 김현근, 사진 타쿠미 코다)
■ 2010년 새해 하코네 에키덴 이모저모
▲ 하코네 에키덴 2010 ©jpnews / 타쿠미 코다 | |
▲ 하코네 에키덴 2010 ©jpnews / 타쿠미 코다 | |
▲ 하코네 에키덴 2010 ©jpnews / 타쿠미 코다 | |
▲ 하코네 에키덴 2010 ©jpnews / 타쿠미 코다 | |
▲ 하코네 에키덴 2010 ©jpnews / 타쿠미 코다 | |
▲ 하코네 에키덴 2010 , 각 대학별 주자가 적혀있다. ©jpnews / 타쿠미 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