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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언어와 결혼생활은 관계없어(5)
일본출산기 (9) 일본인 남편과 결혼하기 <마지막편>
 
김민정

* 편집자주> 이 글은 일본출산기 중 '일본인 남편과 결혼하기 시리즈 마지막편'입니다. 앞부분을 읽지 않으면 이해가 안될 수도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4년이 지났다. 평온한 날들이다. 그가 과묵하다 보니 말이 씨가 되어 싸움이 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그가 재미난 여자, 명랑한 여자를 좋아하다 보니, 난 늘 그를 웃기기 위해 노력중이다. 둘 다 일을 하다보니, 가사는 반반씩 담당하는 편이다. 20살부터 혼자 살아온 그는 요리도 꽤하는 편이고, 성격이 꼼꼼해서 빨래를 개는 건 나보다 낫다.  

한국인과 결혼해보지 않아서, 한일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아무래도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싶다. 그치만 한일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을 듯 싶다. 한국처럼 명절 때 며느리가 밥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는 일이 없고, 일본남자들은 하숙을 오래 한 사람들이 많아 요리를 다들 잘한다. 그 정도의 지식밖에 없다.

여하튼 잠깐이라도 해외에 나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알겠지만, 한국과 일본은 가장 닮은 나라다. 해외 유학생들만 봐도, 한일커플이 흔하고, 한일 학생들이 친하게 지내는 이유는 그들이 자란 환경이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내 어떤  친구는 모국어가 다르단 이유로 결혼을 다시 생각하라고 충고했다. 정작 결혼하는 건 나인데 나와 우리 가족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을 했다. 그러나 그가 한국말을 못한다고 해서 그게 내 가슴을 찢어놓을만한 결점이 될 수는 없었다. 같은 언어를 말해도 가슴에 와닿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모르는 프랑스어를 말해도 왠지 필이 꽂히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 국제 결혼     © 김민정 

말이 안통해  결혼생활이 오래 못가면 어쩌지?

글쎄다. 중요한  건 가슴이지, 말이 아니다. 더불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불행에 대해 걱정만 하는 머리는 더더욱 아니다. 어차피 헤어질 인연이라면 그건 언어가 아니어도 헤어지게 마련이다. 성격차일 수도 있고, 헤어질 운명일 수도……. 같은 나라 사람끼리 결혼해도 헤어지는 게 인생 아닌가. 남들은 국제 결혼이라 하지만, 내게는 그냥 연인이자 인연이었던 것이다. 

그는 하루마와는  달리 170도 안되는 키에, 장동건처럼 생기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에겐 뭔가가 있다고  느꼈고, 그게 사랑이지 싶었다.

사실 결혼식 때 그는, 여러번 깔창을 깐 구두를 신으란 소리를 들었다. 그와 내가 키가 비슷하다보니, 내가 하이힐을 신으면 그 사람보다 키가 더 커보였다. 그치만 그는 전혀 연연해하지 않았고, 나 역시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외모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개성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키가 작아도 깔창 구두만은 신지 않겠다는 그가 나는 좋았다. 그에게 키만 멀대같이 큰 위너가 되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대머리를 감추려고 바코드를 그린 사람보다 박박 밀어내는 용기가 좋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고, 늘 내 좋은 것들만 남들에게 보이고 사랑받고 싶지만, 결국 타인이란 만남과 떠남의 연속에 자리할 뿐이다. 평생 날 안고 살 사람은 나임으로, 자신의 모든 모습에 당당하면 그만 아닐까. 

‘사랑은 서로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라고 칼릴 지브란이 말했다. 정채봉 아저씨도 같은 말을 했다.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사랑에 있어 꼭 이 말을 곁들인다.

그래, 사랑은 서로가 마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그 힘이 최대한 발휘되는 것이다. 4년을 사귀었고, 결혼하고 4년이 지났다. 여전히 그는 과묵한 남편이고, 난 밥도 잘 못하면서 괜히 부엌에서 노래하고 춤이나 추는 웃기기만 하는 아내다.

그리고 이제 아이가 태어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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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1/21 [10:04]  최종편집: ⓒ jpnews_co_kr
 


좀 살아보면 관계있을듯 dd 10/01/21 [10:16] 수정 삭제
  좀 같이 살아보면 언어가 결혼생활에 관계 있다는걸 알듯
잘 읽었습니다. 너구리 10/01/21 [12:35] 수정 삭제
  조만간 출산하신다구요?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남편분이 한국어를 못하신다구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론 국제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모국어를 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게 배우자를 생각하는 배려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은...
역시 히카루 10/01/21 [13:17] 수정 삭제
  역시 중요한건 마음이군요...
부럽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코네코 10/01/22 [00:50] 수정 삭제
  장거리 연애중인 한-일 커플입니다 ^^ 저흰 나이차, 언어장벽(공용어-영어), 문화차이, 장거리연애... 등등 걸림돌이 많으네요.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기에..민정님 글이 많은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순산하시구요, 앞으로도 이야기 많이 나눠주세요. 감사합니다!
김민정 기자님 다영 10/01/22 [04:56] 수정 삭제
  개인 경험을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써 주셔서 그런지 기사가 재밌고도 유익하네요.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어보게 되는 기사입니다:) 저는 지금 중국계 남자친구랑 미국에서 대학생활 중 만나 사귀고 있구요, 이 친구도 저도 학교에서 연애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우연한 계기로 알게되고,친해지고, 그리고 사귀게 되었기에 아직은 연애에 대한 모든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기자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언어, 문화 또는 취향이 상관없어지는 만남이 있다는 것을 이 친구를 통해서 많이 깨달았습니다. 다행히도 저랑 상대방 둘다 평소에 사람과 연애에 대한 환상 또는 선입견이 없어 자신과 타인에게 솔직한 타입이고, 그래서 그런점이 잘 통했을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김민정님의 기사가 제게 국제연애, 결혼문화에 대한 정보를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
흠... 아연 10/01/29 [21:45] 수정 삭제
  부러우면 지는거다ㅠㅠ
국제결혼에 있어 그나라 언어나 문화를 10/02/22 [16:41] 수정 삭제
  모른다는것이 남편과 주변사람들께 민폐 끼치는 거라는 걸 곧 알게 되겠지요. 세상과 통하는 문을 닫고 둘 만이 사는 곳이 아닌 이상...또 아이는 낳아만 놓으면 남편나라에서 키워주나요? 그러니 국제결혼하면 애 낳아주러 온 여자 취급만 받지요.
어지간하면 봉건일본 10/03/13 [21:28] 수정 삭제
  어지간하면 일본인들과 결혼하는것 찬성하지 않습니다...본인은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여 이곳 도쿄에 살고 있지만, 문화 충격이라기 보다는 일본인들의 사고 방식 별로 좋아보이지 않네요...대략의 서구적인 사고 행동방식이 아니라,일본이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이 도저히 정상적인 머리로 살아가는것이 힘드네요...한국은 후진국에서 시작된지 얼마 안됐다라는 핑계거리라도 있지만...
한일커플중 한명으로 한마디... Martin Luther Kim Jr. 10/03/21 [07:28] 수정 삭제
  물론 모든경우가 같을수는 없겠지만 저는 20년여년전 미국유학중에 만난 일본마눌과 결혼해 살아오고있는 한일커플의 한명입니다. 저는 언어 자체는 같거나 다르거나 아무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부부(랑 두 아이들)는 매일매일의 일상생활에 한미일 3개국어를 짬뽕으로 섞어쓰는 가족이라 좋게보면 3개국어를 하는것이고 나쁘게보면 제대로 깊이있게 할수있는언어가 하나도 없는 어중이떠중이라고도 볼수있습니다만 자신있게 말할수있는것은 "우리는 행복한 가족이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양가부모님의 결혼허가로 시작해서 언어공부 문화차이극복등등 엄청난 노력을 해온것은 사실입니다만 가장중요한건 마음과 마음이 얼마나 잘 대화하느냐가 아닐까요. 단순하게 국제결혼이 언어와 문화차이때문에 안된다는 논리를 가지고선 한국의 높아지는 이혼율을 합리화하기가 무척 어려울텐데요. 행복한길을 찾노라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에겐 행복한 가정의길이 열리고 노력없이 맹목적으로 사는 사람에겐 언어나국적에 상관없이 항상 모든 결혼생활이 어렵게만 느껴질것이라고 봅니다.
봉건일본씨 1234 10/04/22 [11:27] 수정 삭제
  는 어찌보면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일본에 거주하며 일본인 아내와 살고 있으면서 그 사회와 구성원들에 대해서 적대감과 혐오심을 가지고 사는 삶에 어떤 행복이 있을지? 주변에 일본인 지인이나 일본에 정착한 한국사람들이 많아서 저도 한국 안에서의 일본인의 삶, 일본 안에서의 한국인의 삶에 대해 살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아무 문제없이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 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남은 채 항상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 등 여러 유형들이 있더군요. 개인의 삶은 당사자가 결정할 문제이므로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이유는 없지만 문제의 원인을 타자에 전가하기 앞서 본인에게는 과연 문제가 없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해 보는 것과 닫힌 마음을 열고 열린 사고로 포용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도록 권하고 싶군요. 사실 대부분의 문제의 원인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닌 자기 내면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거든요.
한일 간에 문화 차이 크구요/... 봉건 일본 10/05/08 [22:49] 수정 삭제
  한국도 마찬가지 겠지만, 일본인들 이질적인 한국인들에게 전혀 객관적이지 않는 일본인 그들 특유의 나와바리 사고/행동방식을 강요하는것 때문에 고생 좀 할겁니다 ...더군다나 토론을 싫어하고 순종을 강요하는 일본인 특유의 사고 방식 그것을 견뎌내야 하니까요...알렉스 커의 dogs and demons를 읽어 보세요....한국에 번역본 있습니다...일본인과 사귀거나 결혼하기전에...
이상론에 불과하다 이상론이군 10/05/24 [17:25] 수정 삭제
  물론 글쓴이의 경험에서 증명된 사실이긴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차일뿐,
한일도 닮았다 해도 엄연히 말이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모든것이 다르다.
나만해도 와이프가 재일인데 많은부분에서 다르구나 하면서 벌써 3년째 살고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차일뿐 본인경험의 이상론 말이 아니라 가슴이다 라는 이상론을 일반화하는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봉건일본 타비비토 10/06/26 [14:56] 수정 삭제
  일본인아내있고 일본산다는애기 거짓말같음. 여기와서 일본까기에 매진하는 한국거주 키보드워리어망상환자일지도...만약 진짜라면 그 아내가 정말 불쌍하다. 당신같은 사람은 왜 일본삽니까? 한국에서 나갈생각을 말아야 하는거 아닌가?
왜 흥분하시나요... 봉건 일본 10/08/14 [16:12] 수정 삭제
  제가 한국을 엄청 옹호한것도 아닌데 ..."한국 후진국에서 시작된지""...란 말 분명히 썼는데????그냥 조금 권유했을 뿐이고...잘 알고 결혼하라는 의미입니다...저도 외국 생활 해봤고 ...또 여기 사는 서구인들과 틈틈히 일본 국민성을 가끔 얘기하는 편입니다..저요 미타센 이타바시구 시무라 산쵸메 근처에서 사는데요..."당신같은 사람 여기 왜 사나요"-----??? 귀하의 사고방식 굉장히 경직되어 있네요..
위의 일빠들 일부 여성들과 여러분들!!! 봉건일본 11/06/13 [07:27] 수정 삭제
  휴쿠시마 원전사고 잘 보셨죠...그게 바로 문화란 거요,...왜 후진국도 아닌 최선진국에서 그런 사고와 엉터리 수습시행이 나올ㄲㅏ???그래서 귀하들은 돌므리라는거요...지금은 달라졌겠죠....왜 미리 저런 가능성을 못보면서...입만 요란할까???귀하들은 역시 필부,필녀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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