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인' 발언으로 악명이 높은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을 칭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시하라 씨는 <산케이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자신의 칼럼 '일본이여(日本よ)'를 통해 한국의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에서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외교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2월 1일자 칼럼 "국가전략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서두 부분에서 자신의 맹우이자 도쿄 부지사를 맡고 있는 작가 이노세 나오키 씨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며 프랑스 언론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프랑스 유력지가 중동 산유국 아랍에미리트의 신(新)원자력 발전소 건설 권리를 한국이 대통령까지 세일즈에 나서 유치한 사실을 두고 워털루 전쟁, 트라팔가 해전의 패배에 맞먹는다며 개탄했다고 한다. 프랑스는 최근까지 일본과 함께 차세대 유력 에너지 공급수단으로 주목받아 온 고속증식로의 개발에 힘을 쏟아온, 원자력 개발의 선진국으로 손꼽혀 왔다. 그런 나라가 한국에게 수주권을 빼았겼으니 언론이 비분강개하는 것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시하라 씨는 한국의 기술력을 평가하면서도 과연 원전을 수주할만한 독자적인 기술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은 여러 가능성을 가진 나라다. 하지만 나는 한국이 원자로에 관해 독자적이고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순수한 한국제 터빈은 존재하는가?" 그는 "이런 독자적 기술의 보유조차 불투명한 나라(한국)에 원전 수주권을 넘겨줬으니 프랑스 언론으로선 참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프랑스에 동정을 표하면서도 이번 원전 수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원자로 기술을 보유한 일본기업이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아쉬워 했다. "일본 도시바는 세계 유수의 원자로 개발 기업인 웨스팅 하우스를 매수해 산하 계열사로 두었다. 도시바 뿐만이 아니다. 다른 유력기업을 포함시켜면 일본기업의 원자로 쉐어율은 세계적으로도 압도적이다. 중동에서의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어 가면 결국 이들 일본 기업이 기술하청을 받을 것이며, 그 하청을 알선한 한국이 막대한 이익을 차지하게 될 것 같다." 그러면서 이시하라 씨는 "하지만 이런 분개를 일본언론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며 "나는 이런 것을 참을 수 없다"며 강한 비판을 전개했다. "프랑스가 워털루 전쟁의 패배와 맞먹는다며 억울해 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 문제에 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이런 차이를, 나는 참지 못한다. 실제 작업을 담당하는 기업은 어차피 하청을 받을 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가적 프로젝트를 획득하지 못하는 국가 체질에 문제가 있다" 그는 이케다 하야토 총리가 재직 시절 프랑스 드골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총리 재직 시절 프랑스를 방문한 이케다 총리에 대해 드골 대통령이 '저 사람은 총리대신이라기 보다 트랜지스터 라디오 세일즈맨 같다'라고 비꼰 바 있지만 이걸로 좋지 않은가? 국가의 능력을 상징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그것을 장점으로 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정치가의 중요한 책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시하라 씨는 "국가의 능력을 전개하는 것은 정치인의 책임이자 중요한 의무"라고 규정지은 후 "일본에는 원자력 뿐만 다른 분야에서도 세계 제일의 기술을 자랑하는 분야가 많지만 정치인, 관료 그 누구도 이것을 활용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가령 '물'만 해도 그렇다. 지금 세상에서 수도꼭지를 통해 나오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나라는 11개밖에 없다. 일본은 그 11개 나라 중에서도 가장 앞선 정수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도쿄의 수돗물은 5가지 처리공정을 통해 걸러진다. 이는 방부제가 들어간 시판 미네랄 워터보다 더 좋은 수질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그는 항공정밀기계, 세라믹 분야는 물론 가정용 비디오 게임 하드웨어인 플레이스테이션2의 cpu에 대한 클린턴 정권의 견제 등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런 세계최고의 기술을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것은 국가전략과 결부된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씨는 중앙정부가 그런 능력이 없다면 자신이 책임을 지고 있는 도쿄가 그들을 대신할 획기적인 플랜을 세우겠다며 이번 칼럼을 마무리지었다.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것도 바보스럽지만, 스스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국가 대계 및 전략에 활용하지 못하는 국가는 비참하다 못해 불쌍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대신해 우리 도쿄가 어떤 획기적인 실험을 해 보려고 한다." 이시하라 신타로 씨가 내 놓을 획기적인 플랜이 과연 무엇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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