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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식 모델은 종언을 고했다" (하)
[인터뷰] 3년전 '도요타의 어둠' 통해 리콜 예견한 와타나베 마사히로
 
박철현 기자
(제1부 "일본 언론이 미국 소비자를 죽였다"에서 이어짐)
 
<마이뉴스재팬> 와타나베 마사히로 씨의 인터뷰는 총 1시간 10분에 걸쳐 진행됐다. 일본 저널리즘의 문제를 지적한 1부에 이어 이번 2부에서는 도요타식 모델이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대담자 : 김현근 <제이피뉴스> 편집부 팀장)  

- 기존에 나왔던 차종 뿐만 아니라 작년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 '신형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결함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컨대 렉서스 폭주로 인해 사람이 죽은 것은 액셀레이터 페달 결함 때문이었지만 이번에는 그것과는 다른 근본적인 또하나의 기술적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이러한 사태가 과연 어디까지 퍼져 나갈 것으로 봅니까?
"이미 정점은 넘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문제는 기술적인 분야의 문제인데, 일각에서는 결함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지요. 브레이크 기술 자체가 하이브리드차니까 보통 휘발유 차종과는 다르니까 조금은 공상적인 영역의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글레이 존(이것도 저것도 맞다는 해석)이라고 봐야죠. 이 정도라면 반드시 리콜하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론에 따라 리콜기준이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하는 것이잖아요. 국토교통성도 여론의 향방에 따라 리콜수준을 정하기 때문에 이번의 프리우스도 처음 이 문제가 터져 나왔을때 일본 도요타에서는 리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리콜한다고 그랬어요. 미국에서 리콜했는데 일본에서 리콜안하면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결국 일본도 리콜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죠.
 
- 주체적인 결정이 아니었던 거네요.
"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일본에서는 행정과 정치, 언론, 자동차 업계가 서로 담합하고 있으니까, 소비자들의 여론을 만들어나갈 수 있지요. 이 정도라면 리콜하지 않고 서비스 캠페인을 통해 고쳐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물론 다 뒤에서 이야기를 끝내놓은 상황입니다. 그 자리에 소비자는 없지요. 지금까지 이런 류의 행정처리가 버젓하게 자행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유착 체질은 일본에서만 가능합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가만있지 않습니다. 얼마전에도 보도됐지만 미국 도요타가 미 당국과 담합해서 리콜의 기준을 낮추려고 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게 미국에서는 엄청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사실 일본에서는 일상다반사예요. 될 수 있는 한 리콜하지 말자. 사람이 죽어도 괜찮으니까 리콜만큼은 피하자는 것이 일본, 아니 도요타 방식입니다. 이번 대량리콜사태는 이런 도요타 방식이 미국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는 것이죠. 도요타가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해 왔던 정경유착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일본 소비자, 생활자가 희생돼 왔는지 아무도 몰랐어요. 이번에 비로소 알게 된 거죠. 이렇게 되면 궤도수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요타도 아마 몇 년간 그렇게 할 겁니다. 확대노선은 적어도 2, 3년은 멈출 겁니다. 이 기간동안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기업체질이란 게 뼈를 깍는 노력없이는 변하지 않으니까. 더 오래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 '토요타의 어둠' 안에 "도요타가 변하면 일본이 변한다"고 쓰셨습니다. 과로사한 직원의 부인 우치다 히로코 씨, 도요타 계열기업 덴소의 기타자와 요시유키 씨, 하청기업의 아베 히로시 씨 등 도요타의 비인간적인 경영에 반대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의 활약상도 담겨 있습니다만.
"싸우지 않을 수 없어요. 이 사람들, 그러니까 '토요타의 어둠'에 소개된 사람은 그야말로 1%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9%는 뒤에서 뭉기적거리고 있거나 말을 안 하죠. 도요타 본사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노동자는 물론 누가 과로사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취재하려면 다들 입을 다물어요. 도요타가 입막음용으로 돈을 뿌립니다. 30살에 과로사한 우치노 씨도 마찬가지였는데, 자신의 남편을 잃은 히로코 씨는 도요타의 이런 자세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들고 일어난 겁니다. 뒷거래가 아니라 제대로 된 노동자 재해로 인정받고, 세상사람들에게 도요타의 이런 문제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죠. 즉 히로코 씨는 사랑했던 남편의 죽음을 돈과 바꾸고 싶지 않아서 재판을 걸었던 겁니다. 도요타 회사 근처의 미카와(三河)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무라사회(村社会, 외부와 단절된 고립된 마을)이기 때문에 싸우는 사람들은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도요타의 생각은 어차피 죽어 없어진 것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개념이예요. 그러니까 산 사람이라도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그런 생각인거죠. 저렇게 싸우는 분들은 참 드문 케이스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분들이 나오지 않으면 도요타는 물론 일본사회도 바뀌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기사를 게재해서 많이 알려나가고 우리 기사를 읽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거대 매스컴은 보도를 안해요. 결국 저널리즘의 문제로 귀결되는 겁니다. 싸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것이 입소문으로 퍼져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큰 미디어에서 보도만 해준다면 일반 소비자들도 그 진상을 알게 될 것이고 또 그런 내용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면 도요타도 변할 수 밖에 없어요. 소비자가 차를 사줘야 도요타라는 회사가 지속될 수 있으니까요. 결론은 이런 감시기능이 일본사회에는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도요타 자동차는 일본의 상징이자 일본사회의 축소판이라는 겁니다.
 
▲ 인터뷰에 응해 준 와타나베 마사히로 <마이뉴스재팬> 대표  ©박철현/jpnews

 
- 도요타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기업들도 도요타적인 습성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 게 그런 데서 오는 것이었군요.
"그렇습니다. 이런 정・관・업 유착, 소비자의 목숨을 경시하는 태도. 사실 이걸 통해 일본은 고도성장을 해 왔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성장이면에는 수많은 문제와 희생이 생겨났지만 못 본 체하고 넘어온 것입니다. 일본이 세계사적으로 봐도 전례가 없을만큼 상당히 빠른 스피드로 성장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문제는 이런 것이 지금도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체질이 안 바뀌고 있는거죠. 특히 장시간 노동이 그렇습니다. 일본은 너무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요. 이상한 정도로 일을 많이 합니다. 고 우치노 씨는 한밤중에 일하고, 또 다음날 아침에도 일을 나갔어요. 굉장히 불규칙한 근무패턴이요. 이런 생활때문에 몸이 망가지고 결국 과로사까지 간 셈입니다만, 회사가 시키는대로 하는 게 싫다면 '그럼 그만둬'라고 도요타는 말하는 겁니다. 일본에는 삼육협정(노동기준법 제36조에 관계되는 협정. 시간외근무 및 휴일출근에 대해 노사가 정하는 내용)에서 몇 시간 잔업해도 되는지 나와 있는데 제도상으로는 연간 2000시간까지 잔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건 과로사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후생노동성은 월 80시간이 과로사 라인이라고 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월 80시간 넘으면 과로사 인정도 받기 쉬워지는 거죠. 하지만 노동조합과 사측이 월 100시간 잔업해도 좋다라는 합의를 맺어 버리면 그 100시간에 해당하는 잔업수당만 제대로 지불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걸로 되거든요. 일본 법률이 '과로사 촉진법'으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결국 죽을 때까지 일해라는 건데 일본사회는 주욱 이걸로 성장해 온 나라니까 뭐가 문제인지도 몰라요. 사람 목숨보다 노동의 질보다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거죠. 이걸 법률로 정해져 있는 나라가 일본힙니다. 대단한 나라죠. 유럽과 비교해도 일본인들은 너무 많이 일해요.
 
- 미국과는 또 다른거죠?
"미국은 역시 일본에 가까운 편이죠. 일본은 본질적으로 미국의 속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하드 워커와 일본의 하드 워커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무엇이 다르냐 하면 일본은 기업별 노조, 미국은 산업별 노조입니다. 일본은 기업 안에서 노조가 완결돼 버리기 때문에 노측과 사측이 합의를 해 버리면 일반 노동자들의 탈출구가 사라지는 것이죠. 따로 상의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까 죽을 때까지 일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도망갈 장소도 없습니다. 노조도 한국처럼 싸우지 않습니다. 모두 어용조합 노조입니다. 도요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어용노조가 싫어서 와카쓰키 다다오라는 분이 '전도요타노동조합'(이하 전도연)을 만들었어요. 비록 노조원은 15명 밖에 안됩니다만 이런 게 본래의 노조라고 할 수 있죠. 
 
- '토요타의 어둠'에도 나왔던데 그분들 상당히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더군요.
"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도 큽니다만 이들 '전도연' 15분은 정말 힘들게 싸우고 있는 겁니다. 제대로 된 노조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사측은 물론 노조가 방해를 하는 겁니다. '전도연'에 관심이 있는 노동자들도 가입을 못해요. 상사나 기존 노조의 '왕따'가 어마어마하니까요. 전단지 조차 못 뿌리게 하는데 말 다했죠."
 
- 도요타식의 개선운동 때문에 상당수의 종업원이 희생됐습니다. 도요타는 광고를 통해 안전하고 환경에 좋고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만, 이것들이 다 위선적이라는 말인데, 회사 내부의 자정능력은 없나요?
"자정능력이 있으면 이렇게까지 안돼죠. 사실 자정능력은 민주주의 국가, 즉 나라 혹은 사회전체에서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담보해야 하는 겁니다. 저널리즘이 제대로 기능하고, 행정이 제대로 지도하고, 소비자가 확실하게 자신의 발언을 해야죠. 그러나 일본이라는 나라에는 소비자운동 자체가 우선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소비자운동이 굉장히 활발하지 않습니까? 보통 길가는 일본인들에게 물어보세요. '소비자단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아무도 대답 못할 겁니다. 노조도 어용노조니까 체크불가능입니다. 몇번이고 말했지만 저널리즘도 없지요. 소비자는 묵묵부답, 노조는 어용노조, 저널리즘은 기능하지 않으니 자정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니까 원래 그런 겁니다만, 정작 권력을 지닌 행정조차 제대로 지도를 안합니다. 아이치현 노동기준감독청조차 우치노 씨의 과로사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요타 편을 들었죠.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오시마 금융경제담당장관처럼 나라경제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 도요타맨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관료들도 알아서 기니까. 이 나라는 끝난 겁니다."

- 다른 일본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지금 도요타의 리콜 사태를 보고 바꿔야 한다던가, 위기의식을 느끼거나 그러지 않나요?
"물론 그들은 저렇게까지 오만하지는 않지요. 마쓰시타 전기의 경우, 몇년전에 석유온풍기 사건이 있었는데요. 미리 자기들이 발견해서 텔레비전 cf를 통해 전부 회수하겠다고 했고, 사장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도 열고 했습니다. 자기들 잘못을 미리 인정했다는 점에서 자정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되죠. 하지만 이번 도요타 사례는 사람이 죽고 난 다음 조치가 내려졌어요. 일본 국내에서는 명확하게 사람이 죽은 사례가 없지만 대형사고를 일으킨 예가 있으니까 이때 그 가운데 크게 다치거나 이게 원인이 돼서 죽은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추측할 수 밖에 없는데 다 은폐돼 버리니까 정보 자체가 안 나와요. 게다가 일본사회의 특징이랄까, 죽어버리는 어차피 다시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거니까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죠. 재판을 안 거는 겁니다. 일본인들은 아주 얌전합니다. 이런 문화를 악용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본의 리콜 기준은 굉장이 낮아요. 미국은 높지요. 일본 소비자들도 아! 이 정도로 충분히 리콜이 가능하구나 그런 것들을 스스로 깨우쳐야 합니다."
 
- 자동차업계는 대부분이 도요타와 비슷한 체질이라고 하는데 문제가 터져서 바꾼 사례가 좀 있습니까? 
"다른 메이커들은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고 봅니다만, 예전에 미쓰비시 자동차는 아주 심했죠. 사장까지 체포됐으니까. 리콜 기준이 너무 낮아요. 이번 신형 프리우스도 미국기준으론 리콜이지만 일본에서는 서비스 캠페인으로 끝내려 했으니까. 기준 자체도 오락가락하고."
 
- 기준이 제멋대로라는 말입니까?
"네. 여론에 따라 왔다갔다 해요. 이건 연차별 리콜 대수 추이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어요. 2003년과 2004년 리콜 대수가 2배나 차이나니까요.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자동차인데 조금이라면 몰라도 2배나 차이나는 건 상식적으로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법은 바뀌지 않았으니까 결국 관료들 맘대로 인 겁니다."
 
- 지금도 그대로인가요?

"네. 같습니다. 법개정을 안해요. 바꿀 마음이 없는 거죠. 사실 지금은 기준자체만 놓고 보면 엄격합니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것은 전부 리콜이니까. 하지만 2년전에는 몰래 회수해 놓고 서비스 캠페인이라고 그랬죠. 일본 행정의 특징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인데, 이건 행정기관의 속내도 들어가 있어요. 자기들의 권력이 이렇게 세다는 걸 과시하고 싶은 겁니다. 잘못 걸리면 국물도 없다는 그런 것과 비슷합니다. 그렇게 함으로 도요타를 컨트롤하고 싶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을 만들지 않아요.

원래는 국토교통성같은 주무부처가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지시를 내린 후 명확한 기준에 토대를 둔 리콜기준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은 기업에 다 맡겨버렸죠. 고양이한테 생선을 맞긴 셈입니다. 이것 하나만 봐도 전혀 소비자, 생활자, 유권자 입장에 서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기업측 시선으로 판단합니다. 소비자의 생명보다 기업이익 쪽이 중요하다는 마인드가 뼛속깊이 박혀 있어요.

- 이번의 도요타의 실패는 한국 메이커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인해 가능한 한 비용을 삭감해서 싸게 만들어 많이 파는 분위기가 정착돼버렸는데요.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그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만 이번 도요타 사태를 통해 한국 자동차업계가 얻어야 할 교훈은 뭘까요?  
"어렵네요. 부품 공유화 정도는 어느 메이커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걸 활용해 코스트 삭감을 꾀하는 건 상식이지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리콜이 발생해 그 리콜 비용이 오버해 버리면 기업측은 손해를 보게 되지요. 결국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밖에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각국 사정에 의해 다르겠지만, 리콜같은 경우 자국 기준을 해외시장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도요타는 특히 더 심했죠. 한국도 아마 이런 부분은 생각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 현대자동차도 도요타 방식을 본 받아 이런저런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취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내부사정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원론적인 수준에서 말씀드리면 역시 도요타처럼 사람을 물건취급하면 언젠가 보복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건 잘 유념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도요타 방식은 버리는 게 낫습니다."

- 그렇지만 현대자동차 노조는 도요타의 그것과 전혀 다릅니다.
"사측과 제대로 싸우는 노조가 존재하는 한국은 체크기능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일본보다 훨씬 건전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에게만 체크 기능을 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자기가 자기를 비판하는 것은 어려우니까요. 역시 저널리즘과 노조, 소비자단체, 그리고 행정이 제대로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거의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만, 개인적인 궁금함입니다만 와타나베 씨는 도요타에 애정이 있습니까? 왜 애정이 있어야 비판한다는 그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글쎄요. 또다른 공동저자인 하야시 씨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전혀 없습니다. 저도 한 명의 피해자이니까요. 리콜 대상차를 계속 몰고 다녔으니까 저역시 죽을지도 몰랐던 거죠. 애정 없습니다."

- '토요타의 어둠'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도요타라는 기업은 일본사회와 일본경제의 상징적 존재입니다. 정관업 유착을 통해 전후 고도성장을 견인해 온 대표적 기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도요타이즘, 도요타모델이 통용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유럽, 미국은 이미 끝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계속 과거의 영화에 미련을 두고 있는 겁니다. 전환하지 않으면 안돼요. 사람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인간중시, 즉 생활자의 목숨이 기업이익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깨닫지 않는 한 도요타는 결국 파멸할 것입니다. 또 도요타가 변하지 않으면 일본사회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지요.
 
- 마지막인데요. 한국독자들은 어떤 부분에 유의해서 읽어야 할까요? 
"이 책은 도요타 자동차에 관한 르포집입니다만, 일본이 어떻게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나 하는 비밀도 담겨져 있습니다. 저는 이웃나라 한국이 절대 이걸 흉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코 행복한 구조가, 사회가 아니니까요. 이런 이상한 고도성장 모델은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모든 게 유한한데 계속 성장할 리가 없습니다.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 이것도 이미 과거의 영화가 돼 버렸지만, 아무튼 그 이면에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도요타 사원들도 이야기합니다. 전혀 유복하지 않다고 토로합니다. 너무 열심히, 죽을만큼 일하기 때문에 살아있다는 실감따윌 못 느낀 채 서서히 죽어가는 겁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까 어느새 과로사, 자살이 성큼 다가와 있어요. 돈을 벌어도 사람이 죽는다면 끝나는 겁니다. 이걸 한국 분들이 흉내낼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돈 벌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나라도 이런 기업을 키워서는 안됩니다. 체크기능을 강화해야 해요.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판단해야 합니다. 저는 한국이 일본의 예를 배워, 보다 일반서민을 중심으로 하는 건전한 나라가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오랜 시간 고마웠습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끝)
 
▲  도요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토요타의 어둠'(제이피뉴스 번역, 도서출판 창해 펴냄)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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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3/09 [17:19]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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