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일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가수 계은숙(48)이 29일 아침 <tv아사히>의 간판 와이드쇼 '슈퍼 모닝'에 출연해 잠정은퇴 계기가 된 각성제 소지 혐의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84년 일본으로 건너와 엔카(演歌)가수 활동을 시작한 계은숙은, 탁월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이내 두각을 나타내, 일본을 대표하는 음악방송 '홍백가합전(nhk가 매년 12월 31일에 방송하는 음악프로그램으로 그 해에 가장 두각을 나타낸 가수들이 무대에 오름-기자주)'에도 7년 연속으로 출연하는 등 일본을 대표하는 엔카가수 중 한 명으로 꼽혔었다. 예능리포터 나시모토 마사루 씨는 "당시 계은숙의 인기는 엄청났었다. 어느 가라오케, 크라브를 가도 계은숙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는 날이 없었으니까. 월수입이 1천만엔을 넘는다고 했으니까 인기, 수입 모든 면에서 순조로왔다고 말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계은숙은 90년대 후반부터 거액의 빚문제 등으로 소속사로부터 해고당하고, 이혼을 경험하는 등 불상사가 잇따라 01년부터 06년까지 6년간 가수활동을 중단했다. 그녀는 06년 복귀와 함께 '계은숙 2006 new best'를 발표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지만 07년 11월 각성제취급위반혐의(소지)로 체포돼 같은 해 12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한국으로 귀국, 서울시내에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해 왔다.
▲ 07년 당시 일본 매스컴은 계은숙 체포 사건을 크게 다뤘다. ©니혼tv 화면캡쳐 | | '슈퍼 모닝' 제작진은 서울로 직접 찾아가 계은숙을 인터뷰했다. 그녀는 이 방송의 취재에 처음으로 각성제 사건을 전모를 언급하면서 각성제를 소지하게 된 경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잘 알고 있던 남성이 이걸(각성제)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해서 04년부터 흡입해 왔습니다." 당시 빚문제와 재판소송 등으로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던 계은숙은 조금이라도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각성제를 흡입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그녀는 이 방송을 통해 작년 각성제소지 및 흡입혐의로 체포된 사카이 노리코(39)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 사건을 전해듣고)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눈코 뜰 새없이 바쁜 연예계에서 지내다 보면 자기자신의 생활이 없거든요. 항상 외롭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와달라는 말도 못하죠. 저는 항상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했어요." 그러면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각성제는) 절대 하면 안됩니다. 변명, 이유와 관계없이 제가 그것에 빠졌던 것을 너무나 후회하고 있습니다." '슈퍼 모닝'은 서울관계자와 협의해 계은숙을 위한 조그마한 무대를 마련했다. 단 한 명의 관객도 없었지만 계은숙은 이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가며 89년에 발표한 히트곡 '스즈메노 나미다(すずめの涙, 참새의 눈물)을 열창했다. 이 방송은 29일 전체 방송시간의 10%에 해당하는 10분정도를 할애해 계은숙 특집을 꾸몄다. 하지만 나시모토 씨는 잇따른 약물사건으로 일본 연예계가 충격에 빠져있는 지금 계은숙의 복귀는 힘들 것이라 전망한다. "연예계도 연예계지만 아무래도 입국관리국에서 그냥 통과시키기 힘들 것이다. 약물범죄로 일본에서 실형을 받았고 집행유예 기간도 9개월 정도 남아있다. (일본 연예계)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계은숙은 이 방송에서 '저는 음악밖에 모른다'를 몇번이고 언급했다. 음악밖에 모르는 그녀에게 음악을 앗아간 백색마약 '각성제'. 그 굴레에서 겨우 벗어난 계은숙이 과연 언제쯤 일본 연예계에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서울로 귀국했을 당시의 계은숙 ©gensenimage/jp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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