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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총리 "적기지 선제공격" 발언 이유는?
마이클 시퍼 차관보 "F35 전투기 생산에 일본 참가가능해"
 
박철현 기자
“일정한 틀을 미리 짤 수 있다면, 법리적으로 봤을 때 (적기지 선제공격) 가능하다고 본다. 이 말은 쇼와 30년대(역주-1955년 이후)부터 줄곧 나온 말이다."

25일 아소 다로 총리가 자신의 지론(持論)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등 역대 매파 총리들도 감히 입밖에 내지 못했던 “적기지 선제공격론”이다.

굳이 지론이라고 붙인 이유는, 총리로서의 견해라기 보다 아소 다로라는 개인의 지론으로 보는게 적합하다는 의미에서다.

 
 “적기지 선제공격론”은 어떤 틀과 기준을 세우더라도 법리적으로 힘들다. 법리적 판단에 있어 최상급 기준으로 작용하는 일본국 헌법 9조는 여타한 모든 무력의 포기는 물론 교전권의 부정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국 헌법 제9조 "전쟁의 포기, 군비 및 교전권의 부정"

제1항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포기한다.

제2항
전항(1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그 외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즉 법리적 문제가 있는데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으니 그냥 '아소 다로' 개인의 생각으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는 의미에서 지론이라는 말을 붙인 것이다. 총리의 이 발언은 이후 "단순한 실언이 아닌가" 라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평소의 실언 경험도 있지만, 헌법적 기준에 따라 국가운영을 해야 할 입장에 놓인 내각총리대신의 이러한 발언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서다.

그러나 28일 오전 아소 총리는 참의원예산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적기지 선제공격론은) 법리적 관점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위(自衛)의 범위에 포함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위대는 적기지공격을 목적으로 한 장비 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일미안전보장 체제를 확실히 구축하여 일본의 평화와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싶다." (2009년 5월 28일, 참의원예산위원회)

아소 총리의 발언은 실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쇼와 30년대를 언급했다. 쇼와 30년대라면 시기적으로 1955년부터가 된다. 요시다 시게루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하토야마 이치로가 총리대신으로 선출된 해다. 공교롭게도 요시다의 손자가 아소 총리이며, 하토야마의 손자는 얼마전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하토야마 유키오다. 세습정치가 일반화된 일본이라고 하지만 매스컴 입장에서는 "운명의 대결"이라고 띄워도 될 드라마틱한 전개다.

1956년(쇼와31년)부터 일본정부는 "적기지 선제공격론"을 포함한 자위대의 성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자위대 역할을 중심으로 한 국가방위전략도 도마위에 올랐다. 자위대는 요시다 시게루가 총리를 맡고 있던 1954년에 창설된 상태였다.

헌법 9조가 존재하는 이상 자위대의 성격규정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었다. 집단적 자위권등이 일상적으로 용인되는 현대와는 달리 이 당시만 하더라도 헌법 9조가 국가방위전략과 자위대의 모든 기준으로 작용했다.

그러다 보니 웃긴 상황도 발생했다. 무기전문가 쓰다 데쓰오는 08년 12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54년에 일본은 자위대가 설립되고 당연히 각종 전투무기가 배치되었는데, 이때 사람들이 전차를 '특차(特車)'라고 불렀다. 이유는 전(戰)이라는 단어 자체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이 전차를 영어로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라는 논란이 일었다는 것이다.

"보통 전차는 '배틀 탱크(battle tank)'라고 부르는데, 특차라고 부를 경우 갑자기 '스페셜 탱크(special tank)'가 되어 버려 일반 전차보다 훨씬 대단한 전투력을 지닌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냐는 건데 지금 생각해 볼 땐 그냥 웃긴 에피소드로 들릴 수 있지만, 그만큼 기준(헌법9조)를 고려했다는 말도 된다."

헌법 9조는 무기도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것이 1971년부터 도입이 결정된 미국산 최신형 f4 전투기 개조사건이었다. 당시 현존하는 최신예 전투기로 명성을 떨친 f4의 특징 중 하나가 공중급유가 가능해 장거리 타격을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은 이 공중급유 기능을 일부러 없앤 변형 f4을 수입했다.

이유는 당시 야당이었던 사회당이 "공중급유 기능은 타국에의 장거리 항행을 가능하게 하여 일본의 국가방위전략인 '전수방위'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의 사토 에이사쿠 내각은 이 주장을 받아 들였다.

위 주장에서도 나온 전수방위(専守防衛)야 말로 일본의 국가방위전략을 대변하는 개념이다. f4 논쟁이 나오기 2년전인 1969년 당시 사토 내각은 닉슨 정권과 미일안보체제를 정립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유는 1960년에 체결된 10년짜리 만기조약 <미일안전보장조약>(이하 '안보조약')이 1969년에 '형식적'으로 끝나기 때문이었다.

 
물론 안보조약은 이후 1년 단위로 이의가 없을 경우 자동갱신한다는 조항이 붙어 있었지만, 또 실제로 별다른 문제없이 2009년 지금까지 자동갱신 되고 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불안감은 존재했다. 가령 당시 최대야당이었던 사회당으로 정권이 넘어갈 경우 파기될 가능성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불안한 안보조약과는 별도로 미국과 일본간의 군사적 역할분담을 위한 지침이 따로 필요하게 되었고 여기서 바로 일본의 국가방위전략인 '전수방위(専守防衛)'가 등장하게 된다.

전수방위는 "방위상의 필요가 있더라도 상대국(적국)에 선제공격을 가하지 않으며 적이 침공해 왔을 때 군사력(방위력)을 동원해 해상에서 격퇴한다"는 것으로 일본 자위대의 운용지침을 결정지은 방위전략이기도 하다. 71년에 있었던 변형 f4 전투기 수입논란 역시 이러한 전수방위 개념에 입각한 결정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전차/특차, 변형 f4 전투기, 전수방위는 그 질적 차원이 다른 논의라 하더라도 근저에 헌법 9조가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민주국가인 이상 그 국가의 시스템을 재단하는 기준은 헌법이어야 한다. 그리고 일본국 헌법의 핵심인 9조에 기반을 둔 전수방위는 "적기지 선제공격"을 부정하고 있다.

아소 총리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전수방위 개념의 현실적 무용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이야 무수히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일국의 국가수반이 국가의 방위전략 개념과 헌법적 기준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서야 되겠는가 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든 것은 아소 총리가 이런 엄청난 발언을 2번에 걸쳐 당당하게 했다는 점이다. 25일의 발언이 실언이 아니었다는 것은 28일 참의원예산위원회에서의 의견발언에서 재확인되었다. 28일 아소 총리의 발언을 다시한번 인용해 보겠다.

"(적기지 선제공격론은) 법리적 관점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위(自衛)의 범위에 포함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위대는 적기지공격을 목적으로 한 장비 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일미안전보장 체제를 확실히 구축하여 일본의 평화와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싶다." (2009년 5월 28일, 참의원예산위원회)

이 발언에서 필자의 눈을 끈 대목은 "적기지 공격을 위한 장비체계 비보유"와 "일미안전보장 체제의 확실한 구축"이었다. 왜 이 대목이 눈에 들어왔냐면 아소 총리의 25일 발언이 있었던 다음날 공교롭게도 마이클 시퍼 미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로 f35가 적합하다"며 "일본이 f35의 공동 라이센스 생산에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  세계최강 전투기 f35  © 미국방성 홈페이지

세계최강의 공격형 전투기라 불리는 f35가 "f22의 차기주력전투기(fx) 사업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는 시퍼 차관보의 이 발언은 갑작스레 나온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양국 정부간의 실무협의가 진행된 결과 이제는 결정사항으로서 언론에 발표되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니혼게이자이>는 대놓고 "일본기업이 f35의 부품생산, 수출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기수출 3원칙 완화가 필수다"며 f35 전투기 도입에 지지하는 입장을 폈다.

겉으로는 대중국 외교에 신경을 쓰는 것 같은 미국이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따진다면 여전히 일본이 최우선 순위에 놓인다. 일본 역시 지난 1997년 개정된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가이드라인)에서 재확인된, "자위대는 일본의 영역및 그 주변 해상공중전에 있어 방어 전략을 담당하며 미군은 적기지 타격을 포함해 자위대의 능력을 보완하는 작전을 실시한다"는 전수방위 개념을 수정할 절호의 찬스를 맞이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사건이 일어나 여론까지 등에 업을 수 있게 되었다. 평소같았으면 헌법 9조와 전수방위라는 기준에 의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을 "f35 도입"이 손쉽게 결정되었다. 아소 총리는 확신을 가지고 "적기지 선제공격은 법리적 관점에서 가능하다"고, 2번이나 자신있게 호언장담했다.

이런 일본에 대해 한국은 과연 어떤 준비가 갖추어져 있는가?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고 준비해야할 때가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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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5/29 [18:31]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사실.... 엘시드 09/05/29 [22:12]
다른 것도 문제지만, F-35 도입 문제만 해도 '베타/초기' 판을 지나서 실제 '완성/보강'판이 나오기를 기다려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하는 것이 비용으로 보나 뭘로 보나 현명한 일이었는데... 일이 저리 돌아가버리면 골때리는거죠. 수정 삭제
한국으로선 양면적인 준비가 반드시 필요! 오대오 09/06/01 [10:35]
우리가 희망하는 일본과 현실의 일본은 많이 다르다고 봅니다! 일본은 언젠가 군사대국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하게 드러낼 것입니다. 우리는 일본의 침략국가적 성격을 제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멀거나 가까운 미래에 일본의 정치군사력에 맞설 준비를 착실하게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일본의 우익들이 준동할 때마다, 오히려 우리의 내부적 민족역량에 관해 더 가열찬 반성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돌아가는 판세를 볼 때, 결국 미국과 북한의 양자회담은 필지의 사실일 것 같습니다. 그 경우, 일본의 선제공격능력을 포함한 군사강국화, 북한의 핵무기 용인 등의 메가톤급의 환경변화가 점쳐집니다. 테츠 님의 예리한 정세감시를 기대합니다! 수정 삭제
하아... 엘시드 09/06/01 [18:11]
미국쪽에서 지지발언 나온거 보니 확실히 게임 끝났네요. 의지천명에 윤허까지 받아쥔 상태로 선제타격 능력 확보로 가는군요. 그런데.....대체 이런 기류나 기사에 대해 국내언론의 반응은 왜 이리 드라이 할까요? 수정 삭제
댓글 감사합니다. 박철현 09/06/02 [11:57]
오대오) 제가 힘이 없어서 감시는 못하구요. 소개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 문제에 일단 거의 관심이 없는 듯한데, 일본정부는 북한 핵실험이나 그런 걸 언급할 때 간혹 "조선반도의 위협"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말에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나 합니다.

엘시드님) 이런 글은 읽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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