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이 아니라 조별리그 4강이겠지." 7일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일본축구대표팀의 경기내용에, 웬만해선 화내지 않는 일본언론들의 뚜껑이 열렸다. 애정어린 축구기사로 유명한 <닛칸스포츠>는 그간 일본대표팀의 든든한 지원자였다. <닛칸스포츠>의 지분을 대량으로 소유하고 있는 아사히신문사는 그룹차원에서 월드컵 응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계열방송국 <tv아사히>는 '야베치fc' 등 간판축구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축구응원선언까지 했다. 그런 <닛칸스포츠>조차 8일 일본대표팀 에이스 나카무라 슌스케가 얼굴을 감싼 채 쪼그리고 앉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대문짝하게 넣었다. 타이틀, 서브리드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비판문구가 넘친다. '신(新) 멤버 제로, 오카다 재팬 멤버 선발 마지막 테스트매치 0-3 완패, 생각치도 못했던 전력차, 여전히 빈곤한 골결정력, 이 시합으로 23명 뽑을 수 있나' 등등. 하긴 가장 놀랬던 이는 오카다 다케시 감독일 테다. 출장기회가 적었던 국내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테스트'해 보기에 세르비아 '2군'은 적당한 상대였다. 일본대표팀은, 네덜란드는 힘들더라도 덴마크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일본대표팀으로선 덴마크와 비슷한 스타일의 유럽팀 세르비아를 상대로 덴마크전 시뮬레이션과 테스트를 겸하고 싶었다.
▲ 일 스포츠지들은 오카다 감독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면서 세르비아전을 비판했다. ©jpnews | | 하지만 결과는 어이없이 끝났다. '98년 과오를 다시 되풀이 할 생각인가?... 헤매는 오카다 감독'이라는 제목을 단 <스포츠호치>는 "시합이 끝난 후 (오카다 감독의) 그렇게 창백한 얼굴은 처음 봤다"면서 "그가 가장 쇼크를 받았을 것"이라며 오카다 씨를 동정하기도 했지만 그런다고 나아질 상황이 아니다. "시합종료 휘슬이 울리자 시합장에 모인 서포터들로 부터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그들은 지금 일본대표팀은 세레소 오사카(j1리그 프로팀이지만 최근까지 j2리그에 있었음-기자주)보다 약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쇼크를 감추지 못한 감독은 예정돼 있던 중계방송국(니혼tv)과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담배 한 대 피면서 마음을 정리한 후 카메라 앞에 섰지만 창백한 얼굴은 여전했다."(스포츠호치) 축구평론가 세르지오 에치고 씨는 보다 직접적이다. 그는 '지금이라도 빨리 감독교체해야'라는 제목의 <닛칸스포츠> 칼럼을 통해 "이 모든 것은 오카다 감독의 책임이다. 오카다 감독을 경질하지 않는 이상 일본대표팀은 아무 것도 못해 볼 것"이라며 혹평했다. "생각치도 못한 경기, 이쯤되면 서포터는 물론 세르비아한테도 실례다. 선수들에겐 대표팀 멤버라는 프라이드가 없는 것 같다. 싸우겠다는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선수도 나쁘지만 모든 것은 오카다 감독의 책임이다. 새로운 멤버의 테스트라고 해 놓고 정작 출전한 선수들은 전부 고정멤버들이었다. '난 뭐 월드컵 가겠지'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시합에 나섰다." 세르지오 씨는 "그렇기 때문에 시합이 엉망진창이 돼 버렸다"고 비판하면서 오카다 감독의 전술에 메스를 들이댔다. " 오카다 감독은 전술은 딱 하나. '모두 열심히 함께 해 나가자'라는 전술이다. 팀 내 포지션 경쟁이 없으니 이런 시합이 돼 버린다. 나는 몇 번이고 감독을 바꾸라고 요구했지만 일본협회는 그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지금이라도 감독교체를 한다면 늦지 않다"라고 덧붙인다. 이유가 재밌다. 그는 "감독이 교체된다면 새로운 지휘관이 오늘(7일) 세르비아와 경기한 선수들은 단 한명도 소집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서포터들 역시 시합결과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도쿄 네리마 구에 사는 축구마니아 미야케 히로시 씨는 <제이피뉴스>와의 전화통화에, "올해 월드컵은 일본 시합만 빼고 전부 볼 생각이다. 왜냐면 일본은 축구를 안하기 때문이다. 오카다 감독이 말한 4강은 아마 조별예선리그 4강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시아 국가를 너무 응원하지 않으면 미안하니까 신오쿠보(도쿄 코리아타운)에 가서 한국을 열심히 응원할 생각이다. 대~한민국!" 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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