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4회에 걸쳐서 '틀어 박히지 마! 일본(こもるなニッポン)'이라는 타이틀로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현대 일본에 메스를 들이댔다.
이 시리즈는 6명의 기자가 일본경제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날카롭게 분석한 것으로 일본 사회와 기업, 국민들에게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13억 인구의 정보 수요 "나이는 25살. 사는 곳은 북경. 아침 4시에 일어나 세계의 뉴스를 확인한다. 잡지와 인터넷에 탑재된 칼럼을 읽고 집을 나선다. tv에 출연하거나 집 앞에서 기다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다. 밤에는 반드시 뉴스를 시청하고, 10시에 잔다. 지난해의 중국 미디어로부터 취재는 318회, 칼럼은 200편, 북경대학 대학원에서 국제관계론을 전공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가토 요시카즈(25). 그는 일본에서 일명 '카리스마 유학생'이라고 불리는 중국 유학생이다.
그의 출신지와 살아온 환경은 평범하다. 그는 시즈오카현 농가 출신으로 야마나시 고교에서 에키덴(릴레이 마라톤) 선수 생활을 했었다. 6년전에 장학생으로 중국에 유학, 기숙사 생활을 해가며 중국어를 공부했다.
현재, 중국내에서 일본과 중국에 대한 정보통으로, 일본 젊은이 중 가장 유명할지도 모르는 그는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고, 중국 미디어는 그 신드롬에 '가토 현상' 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일본인의 의견과 일본에 대한 것을 알고 싶어하는 중국 13억인의 정보 수요는 제가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을 말하는 일본인이 적다는 말이죠. 저는 '일본의 이런 면이 이상하다, 중국의 이런 면이 이상하다'라고 확실히 지적합니다" 그는 13억 중국인이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는 욕구는, 나라의 언론 통제마저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언론통제가 심한 나라입니다만 다양화, 투명화, 민주화는 피할수 없는 길입니다. 현재는 자신의 나라와 세계의 문제를 제 3국의 사람으로부터 배우려는 욕구가 많습니다. 서서히 눈을 떠가기 시작하는거죠" 세계의 총 인구 68억명 중 일본인의 비율은 2%에 불과하다. 거기에 2050년이 되면 그 비율은 1%로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 열도가 외국인 천지가 될 날이 머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국제화는 좀처럼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일본과 중국의 심포지움이 있으면, 일본인은 일본어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에 반해 중국의 일본전문가는 당연한듯이 일본어로 의논을 진행하죠. 많은 수의 중국 젊은이들도 일본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지금 이시간에도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실이 분해서 생방송에도 (실수할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일부러 중국어를 사용합니다"
▲ 와세다대학 오쿠마 강당(早稲田大学大隈講堂) ©jpnews/山本宏樹 | |
줄어드는 외국 유학생 세계에 유학하는 일본인 유학생은 줄어들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유학하는 일본 학생수는 총 3만명으로 한국 학생수(7만5천명)의 절반 이하다. 하버드대학에서 유학하는 일본인 유학생은 1학년 유학생 총 1,600명 중 단 1명에 불과한다.
"일본인은 왜 이렇게 유학을 오지 않는지 대학 측에서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경이 점점 사라지는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이 필요할텐데 말이죠" 드류 파우스트 하버드대 학장은 걱정스러운 듯이 운을 띄고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고 한다.
"일본인으로서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은 낮은 리스크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선진국으로서 글로벌화에 앞장 섰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전세계인들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요. 그에 비교하면 과거 폐쇄적이었던 중국의 유학생들은 세계인들의 선입견을 비롯해 정말 힘든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세계에서 캐리어를 쌓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죠" 아시아의 힘을 일본에? "아시아의 힘을 일본에 불러 모으자"라고 일본 정부는 종종 말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 2007년, 일본에 연간 50만명의 이민자를 받을 것을 권고한 적이 있지만 그것에 관한 진지한 의논은 커녕 아예 반응조차 하지 않았던 과거가 있다.
글로벌기업들에게도 평판이 나쁘다.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중국 '선틱파워'의 한 관계자는
"회사 간부를 중국에서 일본에 부르면 비자를 발급하기까지 기간이 너무 길다"고 불평했으며, 브라질의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의 한 간부는
"부모님조차 쉽게 부를 수가 없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가토 씨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베이징에는 전세계로부터 거물들이 방문합니다. 오바마 정권의 아시아 담당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페리 전 국방장관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미국 거물들의 강연을 통해 미국이란 나라를 좀 더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강연 후에 학생들과 편하게 술을 마시러 가거나 하는 경우도 있어, 국제적인 인맥을 쌓아갈 수도 있습니다" 일본이 아닌 '외국과 경쟁하자'는 분위기는 일본 대학교에도 일부지만 존재한다. 와세다대학 국제교양학부의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학생의 30%는 유학생이고 일본인의 경우는 반드시 해외에 1년 유학을 다녀와야 한다.
폴 스노돈 학부장은 "이 학부를 이 학교의 기준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지만, 정작 학생들은 수업에 부담을 느껴 공부를 포기하거나 과를 옮기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는 지금 일본의 현실이다.
"북경에 와서 금방 느낀것은 '아, 이곳은 일본과 다르구나'라는 것이었다. 내가 좋은것, 나쁜것, 평범한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마저도 모두 일본 안에서만 통용되는 것이었다. '세계 속의 일본'은 절대 일본 안에서만 있으면 알 수 없다" 가토 씨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는 최근의 일본 젊은이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