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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역사적 정권교체 현실로 다가오나
<日 당수토론> 전문가 "아소 총리가 야당대표로 보여"
 
박철현 기자
5월 27일 한국이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의 충격에 빠져있을 때, 일본에서는 아소 다로(68, 麻生太郎) 총리와 하토야마 유키오(62, 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 간의 "당수토론"이 열렸다.  
 
민주당의 대표선거가 있은지 불과 11일만에 당수토론이 열리게 된 배경에는 양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오자와 이치로 전대표가 물러나게 된 결정적 원인이었던 기업헌금(니시마쓰 건설) 문제가 불거지지 전까지 6개월여간 당수토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지율이 줄곧 하락해 갔던 아소 총리는 스케쥴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자와 전대표 역시 토론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2월부터 오자와 전대표의 기업헌금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자 아소 총리가 당수토론을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민주당 측은 "정치적 음모"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수토론은, 당수토론 자체보다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누가 쥐느냐가 중요하다.


▲  5월 16일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하토야마 유키오  © hiroki yamamoto / jpnews

아소 총리는 2008년말 오자와의 기업헌금 수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각종 실언과 일관성없는 경제정책, 측근 소동등으로 불과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2월부터 서서히 지지율이 반등되었고, 골든위크 연휴기간에 실시한 고속도로 통행료 1000엔 정책, 정액급부금 지급등 눈에 보이는 경기 활성화 정책이 일반 서민의 호평을 받아 지지율이 32%선까지 회복되는 등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참고 니혼tv 여론조사 결과)

이런 상황에서 5월 11일 민주당 오자와 전대표가 전격사임했다. '사임후폭풍'을 두려워했던 자민당은 오자와 사임직후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자민당 우세로 점쳐지고 또 후속대표로 오자와 인맥으로 분류되는 하토야마씨가 거론되자 '6월 해산설(說)'을 흘리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러나 이 여유는 불과 1주일만에 깨졌다. 5월 16일 jpnews가 찾아간 "민주당 신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는 말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민방 <tbs>는 생방송으로 의원총회를 생생하게 송출했고, 회장에 모인 국내외 미디어만 700명 이상이었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 22일에 있었던, 아소 총리가 선출된 자민당 당대표 선거의 2배 이상의 규모다.
 
그때 기자의 앞 줄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회장으로 들어오면서 "오, 매스컴 엄청나게 왔네", "생방송도 나가는 모양"이라며 흡족한 미소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리고 자민당이 예상한 대로 하토야마 유키오씨가 신(新)대표로 뽑혔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당연히 '6월 해산설'이 힘을 얻었다. 자민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었고, 오자와 인맥으로 불리던 하토야마가 대표로 선출되었으니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 자민당은 하루라도 빨리 '내각총해산'을 실시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틀만에 모든 판세가 뒤집히고 말았다. 당시 자민당을 출입하고 있던 3대 일간지의 t기자는 사석에서 "민주당 대표선거가 16일에 있었는데 하토야마 대표체제가 결정된 이후 우리뿐만 아니라 언론사 모두가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밤까지 긴급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말을 꺼내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만 하루동안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지면에 반영되었는데, 모든 신문/방송할 것 없이 하토야마 대표가 차기 수상에 적합한 인물로 나와버렸다. 그 스코어 차이가 10%이상 차이나서 데스크가 일부러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직접 체크하기도 했다. 정당지지도 역시 5.5%에서 10% 정도 이기고 있던 자민당이 불과 이틀만에 민주당에 지고 있다고 나왔다. 우리같은 출입처 기자들이 황당했을 정도니 6월에 해산하겠다고 기세등등하던 자민당은 얼마나 놀랬겠나."

18일 중도성향의 <마이니치>에 따르면  "차기수상에 적합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하토야마 대표가 34%, 아소 총리가 21%로 나왔다. 보수우익에 친정부 성향을 보이는 <산케이>조차 하토야마 대표 37.7%, 아소 총리 33.1%로 나와 하토야마 대표의 우세를 점쳤다.


▲ 아소 다로 총리   ©jpnews
이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타파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당수토론'이다. t기자에 의하면 자민당이 민주당 보다 이번 당수토론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하토야마 대표가 여론조사 모든 항목에서 아소 총리를 이기고 있다는 것을, 자민당 참모들은 하나의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봤다"면서 "둘이서 논쟁을 펼치는 순간 하토야마의, 이를테면 <우애(友愛) 사회의 건설>이 얼마나 추상적인 관념론인지 총리가 까발길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즉 국가를 운영해 나가는 것은 거창한 신념, 이념이 아니라 실제 닥쳐오고 있는 한반도(북한)의 위협등 안전보장과 사회보장에 관한 실무적 지휘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이라는 총리의 질문에 하토야마 대표가 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읽은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토야마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을 국민들 스스로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자민당이 그린 시나리오였다.

물론 민주당 또한 이런 자민당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 또 오자와 전대표와 달리 이번에 새롭게 선출된 하토야마 대표는 순발력을 요구하는 실시간 토론능력이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다. 
 
1999년에 민주당 대표를 역임했을 때 하토야마 대표는 20회를 넘는 당수토론에 나선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무엇보다 아소 총리는 간 나오토, 마에하라 세이지, 미스터 "연금(年金)" 나가쓰마 아키라, 하라구치 가즈히로등 민주당 논객의원들과 숱한 설전을 주고 받으며 단단한 내공을 갖춰 버린 상태다.

 
민주당은 이러한 "싸움꾼 다로(ケンカ太郎)"에 온화한 이미지의 하토야마가 이길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5월 27일 열린 당수토론에서도 그런 상황은 연출되었다. 아소 총리는 북한 핵실험같은 중대한 군사적 위협을 민주당이 어떤 식으로 대처해 나갈 것인지 하토야마 대표에게 물었다. 그리고 민주당의 아킬레스 건인 "기업헌금(니미마쓰 건설) 문제"를 거론하는 등 구체적인 공세를 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하토야마 대표는 "미국으로부터 일본에 사전 통고가 있었는지 정부가 밝히지 않아 혼란스러워졌다", "그쪽도 기업헌금을 받은 정치가들이 많지 않느냐? 그런데 그쪽은 하나도 수사하지 않았다. 그게 바로 검찰관료주의의 실태다"는 답을 했다.

하지만 하토야마 대표의 이런 대답은 아소 총리의 "그런 정보는 국가경영에 관련된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공개하면 안된다", "그럼 이번에 오자와 대표는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냐"등의 여유로운 재반론의 빌미가 되었다.

당수토론이 끝난 후 각 매스컴, 특히 tv매체는 중립적 자세를 취하면서도 "아소 총리의 승리"로 기울었다. 민주당 역시 겉으로는 압승했다고 자축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하토야마 대표가 아소 총리의 페이스에 휘말렸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민주당 참의원 비서 n씨)  

그러나 토론의 '분위기'가 아니라 그 '내용적 측면'에 대해서는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아소 총리가 날선 공격을 펴 오히려 야당 당수같다는 느낌을 주었다"고 평가한 반면 "하토야마 대표는 수평적 네트워크, 관료주도의 정치를 국민주도로, 그리고 우애사회의 건설이라는 일견 추상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국가운영의 큰 틀'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정보정치학 분야의 권위자 타카세 료이치 나고야 외대 교수는 "아소 총리는 65점, 하토야마 대표는 80점"으로 평가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하토야마 대표는 토론 내내 '국민'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특히 관료비판을 전개하면서 '국민측의 하토야마 vs 관료측의 아소 총리'라는 대립구조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손짓, 몸짓등 제스츄어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이에 비해 아소 총리는 니시마쓰 헌금에서 공격에 나섰지만 그렇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본다"(<요미우리> 5월 28일자)

<마이니치>의 취재에 응한 리쓰메이칸 대학의 아즈마 쇼지(언어교육정보) 교수 역시 "언어구사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하토야마 대표의 짧고 간결한 표어들, 예를 들어 '낡은 정치여! 이제 그만', '수평적인 사회의 건설'등이 나중에는 남게 된다"며 "아소 총리가 쓴 화법은 당장은 재미있지만 나중에 남는 것이 없다"고 하토야마 대표의 손을 들어 주었다.

물론 아소 총리 80점, 하토야마 대표 20점을 매긴, '시마 과장 시리즈'로 유명한 만화가 히로가네 켄시도 있지만 이들은 주로 "논쟁의 테크닉"적인 측면에서 아소 총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히로가네 켄시의 평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었다. 어린아이 하토야마씨가 어른인 아소 수상에 맞서 손발을 동원해 대항해봤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는 느낌이다. 하토야마씨는 <우애사회의 건설>을 주장했지만 너무 추상적이었고 수상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못했다. 외교, 안전보장, 소비세등 정책논쟁을 들어보고 싶었는데 전혀 듣질 못했다. 수상은 하토야마씨의 비판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 '(이건 서로간의) 토론이지 질의응답이 아니다'라고 넘기는 기술이 능숙했다""(<요미우리> 5월 28일자)

한편 자민, 민주 양당은 6월 초순에 공표될 각 언론사들의 정례 여론조사 결과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양당모두 현재 적어도 2주일에 한번씩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당수토론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듯 초읽기에 들어간 일본의 총선거 및 정계개편 모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흥미진진하다.

 
 


 

ⓒ 일본이 보인다! 일본전문뉴스 JP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입력: 2009/06/01 [23:09]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생각해보니 1954년 재림같네요. 엘시드 09/06/02 [15:44]
아소 총리의 외조부인 요시다 시게루 전총리의 후임총리가... 하토야마 이치로. 현 민주당 하토야마 대표의 조부였죠? 하여간 요즘 좀 지켜보다 보니 성향이 뒤바뀐, 요상한 성골과 진골의 한판 승부 같은 생각이......-_); 어쨌든, 저 동네도 이제 그만 새 바람이 불어보길 기대합니다. 수정 삭제
불어라, 새바람! 오대오 09/06/03 [18:13]
정권은 길게 보아 시계추처럼 좌우를 좀 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변화가 이뤄지고, 사람들의 진정한 소망이 무엇인가도 알게 되니까요. 일본발 변화의 바람이 한국에까지 밀어닥칠 수 있기를...*^^*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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