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지호 씨 보셨어요? 오늘 머리 길어요? 아~ 짧은 머리가 멋있는데!"일본 팬은 오랫만에 직접 만나는 오지호에 대한 기대로 두근두근하는 모습이었다.
23일, 도쿄 구단회관홀에서는 배우 오지호의 두번째 도쿄 팬미팅 '오지호 팬미팅 & happy birthday'가 열렸다. 4월 말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이 차가운 비가 내린 날이었지만, '우리 지호씨'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일찍부터 줄 서 있었다.
이번에 오지호가 도쿄를 찾은 이유는 4월 20일부터 일본 위성방송 스카이퍼펙트 tv에서 올해의 화제작 드라마 '추노'가 방영되기 때문이다. 추노의 출연자이자 일본에서 점점 인기를 넓히고 있는 오지호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 "추노 들고 왔어요" 오지호 ©jpnews | |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분 이후, 한국 드라마는 종영과 동시에 일본에서 방영된다고 할 정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오지호는 2004년 '두번째 프로포즈', 2005년 '신입사원', 2006년 '환상의 커플', 2009년 '내조의 여왕'에 이르기까지 히트 드라마에 출연해 한류팬들에게 은근히 인기가 높은 편이다.
올해 한국에서 시청률 30%를 넘으며 대박을 친 '추노'는 종영 한 달만에 일본에서 방영하게 되었고, 드라마 홍보 겸 지난 4월 14일이 생일축하를 위해 오지호는 도쿄를 찾게 되었다.
추노가 끝나고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오지호의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다. 오지호의 말쑥한 모습을 좋아한다는 일본팬은
"아... 짧은게 멋있는 데"라며 안타까운 한숨을 쉬었다.
팬미팅에 앞서 간단한 기자회견이 열렸고, 이 자리에 오지호는 184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를 살려 슬림한 그레이 수트 차림으로 나타났다.
▲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오지호 ©jpnews | |
언제나처럼 싱글싱글 웃으며 호남 이미지를 풍기는 오지호.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를 맞이하는 도쿄 팬미팅에 대해
"이번엔 추노라는 좋은 작품을 들고 왔고, 생일이 지난 직 후 팬들과 만날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팬미팅에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는지 묻자
"매번 고민하는데, 가수가 아니라서 보여줄게 없는 듯. 하지만 이번엔 노래 연습을 좀 했고,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선물도 준비했다"며 일본 팬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노비를 추격한다고 하여 추노라고 하는데, 오지호 씨는 연애할 때 쫓는 편입니까? 쫓기는 편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쫓는 편이다. 아름답고, 좋아할 수 있는 여자라면 무조건 쫓아야한다. 결혼해야죠"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1976년 생, 혼기가 찬 나이이기 때문이다.
"요즘 쫓고 있는 꿈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올해로 연기생활 11년을 맞이했는데, 요즘 앞으로 10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좋은 연기할 거고, 야구도 열심히 할 거고(웃음). 10년동안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선언해 10년 후에는 '연예계 은퇴?'라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오지호가 출연하고 있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개인적인 활동이 전파를 타는 듯한 느낌. 촬영을 즐기고 있다. 올해 안의 목표는 홈런을 치는 것인데, 그게 잘 안 나온다"며 홈런을 노리고 있음을 밝혔다.
팬미팅은 포토타임과 토크쇼, 팬들의 질문코너, 한국 연예인의 축하영상, 오지호의 노래자랑, 팬과 연기 코너, ng 모음집, ox 퀴즈, 생일파티, 마지막으로 악수회까지 이어져 팬들과 친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꺄~' 함성소리를 들으며 등장한 오지호는
"날씨도 안 좋은데 여기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벌써 두 번, 세 번 만나는 팬들이 많아 얼굴이 익숙하다. 친구같고, 생각해주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름은 아직 못 외웠지만, 모두의 이름을 외울 수 있을 때까지 만나고 싶다"며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오지호의 필모그래피에도 플러스가 된 드라마 '추노'에 대해서는
"처음에 의뢰를 받았을 때, '왜 나한테 사극이 들어오지'하고 갸웃했다. 그런데 <싱글파파는 열애중>을 같이한 감독님으로부터 직접 추노의 송태하 역할을 맡아주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시놉시스를 읽어봤다. 송태하라는 역할은 내가 꼭 해야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며 캐스팅 뒷 이야기를 밝혔다.
"처음에는 사극이 안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아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드라마를 하면서 자꾸 보다보니 내가 스스로 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더라"라며 고민의 시간이 있었음을 고백하기도 했고, 추노 명장면으로 꼽힌 뱀을 구워먹는 장면에 대해서는 "
그거 진짜 뱀이었다. 이 날 촬영에서 감독님한테 처음으로 화를 냈다. 진짜 뱀을 만지려니 점점 짜증이 났다"라며 회상했다.
"그러나 감독님이 직접 가져온 것이니 진짜 뱀으로 촬영할 수 밖에 없었고, 산 채로 껍질을 벗기는데, 껍질을 벗길 때도 뱀이 그대로 살아있더라"라며 충격적인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송이 나가고 동물보호협회에서 나한테 항의가 왔다. 살아있는 뱀을 찢었다고. 죄송하다고 사죄했고, 다음부터는 주의하겠다고 말했다"라면서 "그러나 실제 먹은 것은 장어구이, 뱀이 아니다"라는 비밀을 밝히기도 했다.
팬들의 질문으로는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등이 나왔고, 오지호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을까요?"라며 팬들에게 다시 질문, "나쁜 남자"라는 대답이 객석에서 들려오자
"음, 나쁜 남자 좋네요. 그걸 하겠어요"라며 응답했다.
사회자가 "나쁜 남자는 연기해야 하나요? 자신의 모습 그대로인가요?"라는 짖궂은 질문을 던지자
"제 그대로여도 괜찮을 것 같군요"라며 '나쁜 남자'임을 스스로 고백하기도 했다.
오지호 팬미팅에 찾은 40대 주부팬은
"그의 넉살이 좋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역할을 맡을 땐 진지해지고,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시청률이 안 나왔던 드라마 <가을소나기>도 난 재밌게 봤다. 오지호의 진지한 연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 오지호 학부형 팬클럽! "지호씨 사랑해요!" ©jpnews | |
모두 같은 초등학교 학부형이라는 4명의 30대 주부팬들은
"드라마를 보고 좋아졌다. 대표작이라면 <환상의 커플>? 아, <두번째 프로포즈>도 좋았다. 학부형 모임에서 만나 서로 오지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오늘 팬미팅에 같이 오게 되었다"며 특별한 사연을 밝혔다.
"오지호의 매력은 보조개, 그리고 보조개가 들어가도록 환하게 웃는 얼굴. 아, 이마에서 코로 내려가는 라인도 멋지다. 물론 연기도 좋고"라며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 포토타임에 한 장이라도 더 찍으려고 목을 뺀 팬들 ©jpnews | |
일본팬들의 말만큼이나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오지호. 다른 한류 스타만큼 떠들석하지는 않지만, 일본 주부팬들의 마음을 확실히 잡은 것에는 분명하다.
▲ 오지호는 포스터에 싸인 선물을 하기도 하고... ©jpnews | |
▲ 팬을 덥석 안아주어 많은 팬들의 시기를 사기도 했다 ©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