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인 닌텐도가 주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유력 신문들은 7일자로
"닌텐도가 6일 발표한 2010년 3월기 연결결산에서 순이익이 전기보다 18% 감소한 2,286억엔에 그쳐 6년만에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닌텐도의 매상고는 전년 동기 대비 22.0% 감소한 1조 4,343억엔, 영업이익은 35.8% 감소한 3,565억엔으로 2006년 3월기 이래 4년만에 전부 감소했다.
또, 주력 기기인 'wii'의 3월기 판매대수가 21% 감소한 2,053만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 시리즈도 13% 감소한 2,711만대에 그쳤다. wii의 경우는 2006년 이래, 닌텐도ds의 경우는 2004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기록이다.
닌텐도는 지난해 9월말부터 wii의 판매가격을 평균 5,000엔 인하, 연말 판매 경쟁에서는 인기 소프트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wii'를 발매하는 등 판매 촉진을 위한 과감한 전략을 폈다. 그러나 상반기의 부진이 워낙 커서 이것만으로는 메꾸지 못했다.
한때는 경영 신화로도 불리던 닌텐도는 이같은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더욱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연내에는 3차원 영상을 즐길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 가칭 '3ds'를 발매한다. 단, 대응 소프트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와타 사토루 사장이 "6월중순에 미국에서 개최되는 e3게임쇼에서 선보일 생각"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과연 닌텐도는 올해 새로운 신화의 초석을 다시 마련할 수 있을까. 닌텐도가 올해에도 정체국면에 머문다면 2003, 2004년에 연속으로 침체가 이어졌던 시기의 뒤를 잇게 된다. 당시 닌텐도는 소니의 인기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때와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 못지 않은 신흥 강자들이 게임계의 판도를 변동시키고 있다.
▲ 닌텐도의 'wii' 발매 이벤트 ©jpnews/山本宏樹 | |
유력 경제 일간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닌텐도의 적수로 꼽은 것은 '아이폰'과 '소셜게임'이다. 이 신문은 이들의 등장을 지난해 닌텐도 실적부진에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로도 꼽았다. 미국 애플사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은 총 판매대수가 5,000만대를 돌파해 소니가 발매한 휴대형 게임기 'psp'의 6,000만대를 바싹 뒤쫓고 있다. 또 아이폰에서 게임 어플리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앱스토어'에는 이미 20만개가 넘는 게임 소프트가 등록되어 있고 그 전송수는 이미 40억건을 돌파한 상황이다. 전송수 랭킹 상위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임도 많다.
또, '트위터', '페이스북'이 몰고 온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이미 그 열풍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4억명이 넘는 이용자가 가입되어 있으며 벤쳐기업들이 차례차례 sns에 대응하는 '소셜 게임'을 개발 중이다. 소셜 게임은 휴대폰 등으로도 간단하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일본 내에서도 이미 휴대폰용 sn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dena' 등이 게임 개발자들과 연대해 게임을 개발중이다.
이 신문은
"일본이 강점을 지녔던 '게임은 게임기로' 캐치프레이즈가 점차 붕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게임기'에 국한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멀티미디어 기기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환경만으로 보자면 분명히 '플레이스테이션' 이란 거대한 1인자만을 두고 경쟁했던 2003, 2004년보다 더 나쁘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판매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사람들이 하나의 게임에 질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이같은 이와타 사장의 해석과는 조금 다른 견해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산전수전을 겪어오며 닌텐도를 정상궤도로 진입시킨 이와타 사장의 혜안이 앞으로도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닌텐도의 올해 행보에 전세계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