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승헌-2009. tbs 에덴의 동쪽 방영기념 ©jpnews | |
지난 주말부터 국내 인터넷 신문에는 '송승헌 삼각김밥 일본서 90억 매출'이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특히 6월 16일 하루에 네이버로 송신된 기사만 무려 20건. 기사의 주요내용은 일본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송승헌 삼각김밥이 2주만에 500만 개가 팔렸고 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것이다.
분명 송승헌 이름을 딴 삼각김밥이 일본 패밀리마트를 통해 판매된 것은 사실이다. 일본에 거주중인 기자는 '와~ 일본 패밀리마트에 송승헌 삼각김밥이 다 있네~' 생각하며 송승헌 삼각김밥을 구입하여 먹어본 적도 있다.
몇 해 전부터 일본 편의점에서 '한국풍'이라는 말이 붙어있는 상품을 자주보게 된다. 한국풍 찌개맛 컵라면을 비롯하여, 삼계탕 스프, 포테이토칩에도 '한국풍 김 맛'이라는 것이 있으며, 편의점 도시락에도 비빔밥이라든지, 불고기덮밥도 있다.
그리고 최근 눈에 띄는 것이 한국풍 삼각김밥. 패밀리마트에서 송승헌 삼각김밥을 선보였고, 세븐일레븐에서는 인기 아나운서 미야네 세이지가 상품개발에 참여한 한국풍 불고기 삼각김밥을 판매중에 있다. 불고기 삼각김밥은 고객 입소문 평가 사이트 모그나비 주목하는 삼각김밥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음식에 '한국풍'이라는 말을 붙인 상품이 많아지는 이유는 일본인에게 한국은 '음식이 맛있는 나라'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한국 음식은 아니더라도 '한국풍'이라는 말이 포함된 것만으로도 고객들의 이목을 끌고 솔깃하게 하기 때문이다.
▲ 일본 패밀리마트에 판매되었던 송승헌 삼각김밥 불고기 © jpnews | |
송승헌 삼각김밥은 지난 5월 11일부터 약 3주간 전국 패밀리마트에서 기간한정상품으로 판매되었다. 한국풍 구운김을 사용한 불고기 삼각김밥, 돼지고기 김치볶음밥에 반숙 달걀을 얹은 것 두 가지 맛이었다. 가격은 각각 128엔과 158엔으로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적당한 가격대이다.
송승헌 얼굴이 인쇄되었기 때문인지, '한국풍'이라는 말에 끌렸기 때문인지 송승헌 삼각김밥 기획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판매수량, 한국에서 보도된 500만 개, 90억원의 매출이 어디서 나온 자료인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도이후, 매출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기에 제이피뉴스는 18일, 일본 패밀리마트 본사에 판매수량 확인을 요청했다. 송승헌 삼각김밥의 정확한 판매수량에 대해 묻자 패밀리마트 홍보부 이토 씨는
"판매수량을 언론에 공개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 그렇게 보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도대체 어느 신문이냐"며 놀라는 눈치.
더군다나 현재 송승헌 삼각김밥 판매는 끝난 상태이며,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보도된 '500만 개'는 전혀 근거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90억 원 매출도 거짓말이 된다. 본사도 밝힌 적 없는 판매수량을 한국 신문들은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근거도 없는 자료로 근 20여 개 신문이 똑같이 보도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송승헌 삼각김밥이 일본에서 인기가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송승헌을 좋아하는 팬은 아니지만, 구입해서 먹었다는 한 인터넷 블로거는
"짭잘한 소금간이 된 한국 김이 좋았고, 불고기 양념이 특히 맛있었다. 충분히 사 먹을만하다"라고 음식평을 했다.
홍보부 이토 씨는
"송승헌 씨는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스타이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되었다. 500만 개는 아니지만,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마쳤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 음식이나 아티스트에 관심이 높아 앞으로도 한국과 관련하여 상품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한국 스타 이미지를 상품화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은 독자의 눈을 끄는 기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확인 과정도 없이 무조건 큰 숫자를 나열하는 기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기사일까. 500만 개, 90억 매출은 누가 만들어내고 누가 베낀 기사인지 궁금해진다.
▲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된 한국풍 불고기 삼각김밥 © 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