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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점 '창업지원'에 힘쓰겠다"
[현장] 재일한국음식업협회 제3대 회장 취임식 성황리에 열려
 
박철현 기자
▲ 22일 도쿄에서 열린 재일한국음식업협회 제3대 회장 취임식. 주일한국대사관 김현중 총영사, 한국문화원 강기홍 원장, 박재세 한인회장,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장영식 회장 등 한인사회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jpnews

 
"우리들은 척박한 일본땅에서 한국음식을 통해 한국을 알리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이제는 일본을 넘어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널리 전파해야 할 때입니다."(재일한국음식업협회 엄수용 회장)

22일, 재일한국음식업협회(이하 음식업협회)는 정기총회를 통해 제3대 회장으로 엄수용 씨를 추대했다. 음식업협회는 07년에 발족된 한국음식점 경영자들의 모임이다.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친목회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3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의엿한 협의체로 발전했다.
 
도쿄 신주쿠 오쿠보 일대와 우에노 지역에서 길게는 25년간 한국음식을 일본인들에게 알려온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그리고 이제 막 음식점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지역봉사에 힘쓰자는 뜻에서 이 음식업협회를 발전시켜 나갔다.
 
일본의 한국음식점은 재일동포의 '야키니쿠'(焼肉, 숯불구이)와 뉴커머의 '한국가정요리'로 구분된다. 전자는 재일동포들이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 낸 처절한 생존방식이었지만, 후자는 02년 월드컵과 04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한류붐을 타고 나온 일종의 '트렌드'다.
 
'트렌드'인 만큼 고통을 본 사람들도 많았다. 음식업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한류붐 이후 쇼쿠안도오리, 오쿠보 등 코리아타운에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음식점이 생겨났다. 이 흐름을 읽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한류붐이 한풀 꺽인 07년부터 한국음식점을 하자고 한, 이른바 '끝물' 탄 사람들 중엔 망한 사람들도 많다."
 
음식업협회는 이런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측면도 있다. 엄수용 회장의 말이다.
 
"우리 협회의 중점사업을 보면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가장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한국정부와도 협의해서 앞으로 천천히 계획적으로 실천해나가야 할 거대한 테마입니다. 실제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들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힘을 쏟아야 할 주제는 '창업지원'이지요."
 
▲ 제3대 회장으로 선출된 엄수용 회장. 그 역시 신주쿠 오쿠보 코리아타운에서 '해신'이라는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뉴커머 경영자다.   ©jpnews

 
그가 말하는 창업지원은 금전지원같은 물질적 지원이 아니다. 음식업협회의 '창업지원'은 고기를 낚아서 건네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것이다.
 
"가령 술집에서 오래 일하신 분들 같은 경우 나이가 들고 그러면 식당을 하나 차리려고 하는데요. 옛날 습관이 들어서 씀씀이가 아주 큽니다. 술집과 식당은 다르다는 걸 아직 잘 모르시는 거죠. 그러면 바가지를 쓰기도 하고 큰 사기도 당해요. 간판 하나만 하더라도 어떤 디자인으로 하고, 또 메뉴는 어떤 컨셉으로 갈 것인지 구체적인 부분이 아주 중요한데 이런 것들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죠."
 
엄 회장은 "음식업협회가 강조하는 창업지원은 이런 분들을 도와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음식업협회에는 일본, 특히 도쿄에서는 잔뼈가 굵은 음식점 경영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가게 컨셉이나 메뉴선정, 내장공사 업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백전노장의 프로페셔널이죠. 우린 딴 건 몰라도 음식점에 관한한 프로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프로들의 어드바이스를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음식점협회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업협회는 창업지원과 연계해 기숙사사업도 추진중이다. 아무래도 한국음식점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한국사람이 많기 때문에 일본에서 방얻기가 힘들다. 음식업협회는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쿄 간다(神田) 지역에 60명이 입실할 수 있는 기숙사 건물을 얻었다. 
 
"지금은 좀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에서 방 얻으려면 보증인 필요하고 시키킹(敷金, 보증금)이다 레이킹(礼金, 집주인에게 주는 사례금)이다 해서 이만저만 부담이 아닙니다. 우리 기숙사는 음식업협회 회원사 가게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을 우선적으로, 보통 정가보다 10~20% 싼 가격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종업원들은 물론 가게측에도 장기적으로 보면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음식업협회 엄수용 회장)
 
한편 음식업협회는 일본법률을 잘 모르는 한국음식점 경영자들을 위해 무료 행정 및 법률 상담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말이 안 통해 일본 병원을 쉽게 못 가는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의료자문도 개시한다고 한다.
 
실제 이날 취임식에서는 재일한국인 의사회 회장 조자연 박사가 음식업협회로부터 의료자문위원 위촉장을 받았다. 조 박사는 "제가 한인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며 "언제라도 불러 달라"고 웃음을 띤다. 
 
이날 취임식에는 한인사회의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인회 박재세 회장, 재일한국인귀금속협회 조성안 회장, 민단 오영석 신주쿠지부장 겸 음식점협회 상임고문,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장영식 회장,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 김근희 회장을 비롯해 주일한국대사관 김현중 총영사, 한국문화원 강기홍 원장 등이 참석해 음식업협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유명 한국 음식점 '처가방'을 운영하고 있는 오영석 상임고문은 "우리는 이제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니라 엄수용 회장을 중심으로 한국음식이 당당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끔 일치단결해야 한다"며 음식업협회 회원사들의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협회관계자에 따르면 "음식업협회에 가입하려면 업소당 연간회비 1만엔만 내면 된다"고 말한다. 제공받는 각종 서비스에 비한다면 매우 저렴한 금액이다.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엄 회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가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하하하. 당연하죠. 우린 이익단체가 아니잖아요? 서로 돕자고 하는 건데 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많이들 참여해서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한국음식을 일본은 물론 세계에 알려나가는데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만 3년째를 맞이한 음식업협회가 과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약 70여명이 모인 음식업협회 행사장. 대부분이 한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jpnews
 
▲ 왼쪽부터 이인봉 초대회장, 엄수용 회장, 김달범 수석부회장, 김덕호 부회장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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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22 [21:06]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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