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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줌마, 한국말 이게 어려워!
간노 아줌마 기자의 제멋대로 서울 이야기 (6)
 
간노 도모코

오랜만에 일본에 돌아와서 tv를 트니까 바로 그때 국회의원이 사의를 표명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 의원은 "-의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그만두도록 해받고 싶다고 생각합니다(일본식 표현)"라고 말했는데 이 "-을 하도록 해 받겠습니다(させていただきます)"라는 표현이 한국에 살다보니 확실히 머리에 와닿지 않는다.

얼마전 전격적으로 하토야마 수상이 그만두었지만, 하토야마 전 수상의 발언 속에는 일본어의 독특한 표현이 꽤 있다. 자주 지적되는 것이 '-을 하도록 해 받겠습니다'라고 하는 표현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수상까지 된 인물이 왜 확실하게 의연한 태도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이 '-해 받겠습니다(~させていただきます)"라는 한국어 표현을 찾을 수 없어 난처했다. 나는 그때까지 이 말을 즐겨 쓴 적도  있고 한국어에 이말과 같은 말이 없는지 한국 친구에게 물어보거나 찾아봤으나, 한국어로는 "-하겠습니다"가 가장 맞는 말인 것 같다.

한국말로는 어색해 보이나, 일본에서 '(시켜서)-해 받겠습니다'라는 말은 아무때나 빈번하게 사용되는 표현이다. 윗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받아서 '영광'이라는 의미를 한단계 낮춘 뜻으로 쓰이고, 겸허한 뉘앙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일본인에게는 매우 편리한 표현이다. 
 
다만, 알다시피 일본어의 '-해 받겠습니다'와 한국어의 '하겠습니다'는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다. 한국어의 '하겠습니다'는 일본어의 '야리마스(하겠습니다)'라는 적극적인 뉘앙스가 강하다. 나도 한국어의 '하겠습니다'를 쓰기 시작하고서도 '하겠다'고 단언할 자신도 없고, 왠지 오만한 인상을 주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좀 처럼 '하겠습니다'라는 말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즐겨 쓰게 됐지만. 


 

▲이미지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다.

시어머니로부터 들은 말 중에 익숙해지지 않은 말이 있었다. 그것은  '-해라'라는 명령형이다. 가정에 따라서 쓰긴 하지만, 일본에서는 며느리나 아이에게 경어를 쓰는 이도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거 해라','더 먹어라'라는 말을 들으면 명령받고 있는 것 같아 왜 그런 표현을 쓰는 걸까라며 신경이 쓰였다. 아무리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대하는 표현이라고 해도, 너무 반말이 아닐까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 조카들이 서울로 놀러 왔을 때도 시어머니가 조카에게 "이것 먹어봐(これ食べなさい)","저것도 먹어봐(あれも食べなさい)"라고 한국어를 일본어로 고쳐서 정중하게 썼지만, 그런 말을 들은 조카들은 '할머니가 명령하신다"라며 웃었다. 일본이라면 "이것 맛 있어. 먹어 보렴'이나 '이것 먹어볼래?' 같은 식의 표현을 쓴다. 여담이지만, 이 '더 먹으라'는 말은 한 번 더라면 괜찮지만, 몇번이나 들으면 지친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먹는 속도가 빠른 탓인지, 아니면 별로 먹은 것 같지 않은 것처럼 보여서인지, '더 먹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냥 '많이 먹었어요"라고 답하기에 이르렀다. 옛날에는 배가 부르더라도 더 먹지 않으면 실례가 아닐까 해서 필사적으로 먹었으나 사람은 각각 먹는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명령형도 익숙해지면 왠지 신뢰를 받는다는 뉘앙스도 느껴지고, 반대로 경어를 들으면 거리감이 느껴져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경어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지만(쓴 웃음).

반대로 '-해드립니다'라는 것도 쓰기가 어렵다. 자칫 실수하면 어딘가 오만한 인상을 준다는 느낌도 들어 지금도 '할게요(야리마스)'와 구분지어 쓰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다.  

말로 실수한 적도 여러번 있다. 한국어를 배우고 조금 회화를 할 수 있게 됐을 때였다. 일로 한국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씨는 -할만한 그릇입니다"라고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이 '그릇'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뉘앙스로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씨는 -의 접시입니다"라고 말해버렸다. 상대가 잠시 동안 황당해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말이라는 것은 모국어조차도 어려운 것인데, 하물려 타국의 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나라에 따라 문화가 다르고, 말이 다르고,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해도 한국과 일본은 닮은 점이 너무 많아서 다른 것은 타국 보다도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겠습니다'는 한국에서 살게 되면서 기분 좋은 말이라고 느끼게 됐다. '하겠다'라는 의욕이 느껴지고, 또 그렇게 들은 쪽도 믿음직스럽게 생각하게 되니까. 

일본의 수상이나 의원이 '-을 하도록 해 받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정말로 소극적인 말투로 다들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일본어로 '하겠습니다(やります)'라고 왜 깔끔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일본정치의 침체는 이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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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27 [08:32]  최종편집: ⓒ jpnews_co_kr
 


좋은 글, 솜다양 10/06/27 [09:15] 수정 삭제
  잘 읽고 갑니다 ^^
몇 가지 호미 10/06/27 [10:12] 수정 삭제
  ㅁ'하겠습니다'나 '할게요'는 일본이 조금 독특한 표현입니다. 영어권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을 해 받겠습니다.'라는 말을 잘 쓰지는 않은 것 같으인까요. ㅁ '~'해라'는 한국에서는 흔한 표현지지만 높임법(존칭 표현) 때문에 그렇겠지요. 외국에서도 명령형은 흔히 쓰지만 높임법이 없으니 자연스러울 테고요. 어른이나 아이나 "Look at me!"하고 하겠지요. 대신에 한국에서는 억양으로 그것을 조절한답니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기 봐~!" 하는 것과 짧고 단호한 목소리로 "여기 봐!" 하는 차이지요. 시어머님은 한국적인 것을 무의식 중에 신경을 쓰실 테니까 아마도 좀더 단호하게 말하리라 추측됩니다. 젊은 세대에서는 "~해라"는 표현은 친한 친구 사이나 동료 사이에 주로 쓰이고 아마도 점차적으로 같은 세대에서만 쓰이는 쪽으로 바뀌겠지요.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ㅁ '~할 만한 그릇입니다'는 한국에서도 쓰입니다. "그릇이 크다.", "그릇이 작다"는 식으로 흔히 쓰이지요. "장군을 할 만한 그릇이다"는 표현도 쓰입니다. 물론 "장군감이다."라는 식으로 더 많이 쓰이지만요... 좋은 글 잘 앍었습니다.
'그릇'이라는 표현은 gg 10/06/27 [10:14] 수정 삭제
  일본어의 器(utsuwa)와 비슷한 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어사전을 보면 그릇을'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능력이나 도량 또는 그런 능력이나 도량을 가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일본어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더군요.
명령이행문화 서중동 10/06/27 [12:37] 수정 삭제
  간노아주머니..시어머님말 들어세여..(농담입니다.-_-;;)
사무라이니, 지리조건이니,칼의 문화니 그런 거 따지기 이전에 korea에서 명령을 받으면서 생긴 나라니까 니뽄이 그런 복종과 명령이행문화가 생겨난거 아니겠습니까?
케릭터에 비유하자면 홍길동에 비유할 수 있어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을 뿐입니다.-_-;; -친척인 china나 아버지인 korea도 별로 말하길 꺼려해서 역사적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하여튼 일본문화의 원류는 japan의 국가기원에서 찾아야하기 때문에 korea와 japan의 다른 점을 우두머리와 부하라는 관점에서 보셔야 합니다. 제 말 그냥 헛 소리로 듣지 마시고요, 명심하시면 분명 조국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가실 수 있고 연재글을 작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명령형은 아무래도 네리 10/06/27 [15:07] 수정 삭제
  듣기 불편하죠
그나마 억양이라도 부드러우면 괜찮은데
어르신들 중 보면 대놓고 명령하는 분들 있어요
저도 그런것엔 불편을 느낍니다
오랫만에 웃었습니다.. saotme 10/06/27 [15:29] 수정 삭제
  ..의 접시!!
음,,처음엔 저도 한국어를 일본어로 표현할때 너무 답답했어요..
확실히 대답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너무 인상이 강하게 느껴진다고해서
이젠 일본문화에 익숙해지니깐 오히려 한국말이 너무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문화차이가 언어에 반영 derham 10/06/27 [16:51] 수정 삭제
  문화차이가 언어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같아요" 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군대에서는(많은 남자들이 군대 이후에 말투가 많이 바뀝니다) 항상 애매한 표현 못하게 합니다. 제 추측에는 한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솔직함을 최고의 미덕으로 가르친다는 생각입니다. 부모님께 거짓말 하면 다리 몽둥이 부려졌죠. 이명박도 가훈은 "거짓말을 하지마라" 는 것이었다더군요.
일본어가 서툴다 보니 순간... 으음 10/06/27 [20:54] 수정 삭제
  잘먹겠습니다로 읽었... -_-;


"읽었...." 이게 뭐냐 짜증나게? 위에 으음 10/06/28 [05:39] 수정 삭제
  한국어 오염시키지 말고 일본어나 제대로 배워라.
하겠습니다.보다는... 10/06/28 [09:21] 수정 삭제
  ~~해 받들겠습니다.가 그래도 조금 비슷해보이는군요. 한국에서 쓰는 의미가 일본에서 쓰는 '~させていただきます'보다 좀더 극존칭일 수도 있겠지만요.
ㅋ 일본어 배우고 있지만^^ 1234 10/06/28 [09:28] 수정 삭제
  한국인이 일본어 쓸때 어려운부분역시 이 "-함을 받겠습니다"등의 표현이 어려운 것 같아요^^ 외국인들이 일본어를 배울때 돌려말하기가 힘들다고 하더군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권처럼 아얘 직접표현은 아니지만 일본보다는 어조가 강하죠.. 하지만 한국의 명령어를 생각해보면 강요같지만 안한다고 하면 그만이지 않나요? ㅋ 아마도 일본의 그런 표현은 거절하는 것이 미덕이지 않기때문에 쓰는 표현이라고 배웠으므로 한국에서는 별 필요가 없는것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외국어를 배울 때 PottyBoy 10/06/28 [13:07] 수정 삭제
  아마도 가장 큰 오류(또는 실수)는 자신이 아는 언어를 완벽하게 대체할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언어에서 찾는 것인 것같습니다.
윗분 말씀같이 문화의 차이도 있고 그 차이에서 생겨난 생각의 차이도 있기 때문에 완벽한 직역을 찾으려다보면 의미가 불분명한 말을 하게되는 듯합니다.
특히 일본어와 한국어는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때문에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쉬운 것같구요.
아,,, 웃기다 ㅋㅋㅋ 10/06/30 [06:40] 수정 삭제
  자네는 참 '접시'가 커...
해 받겠습니다. 하고 비슷한 재미있군요 10/07/01 [14:27] 수정 삭제
  한국어로는 제가 생각해 보니 사회에서는 잘 쓰지 않지만 군대에서 간부들이 곧잘 쓰는 말로 "~ 하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어감이 매우 비슷한 것 같아요 공무원분들도 쓰시는 분들 있던데. 한국이나 일본이나 정치인들의 수사법은 복잡하지요 ㅎㅎㅎ
받들겠습니다 KEN 10/07/15 [11:10] 수정 삭제
  정도 되려나....받들어 모시겠습니다....좀 다른가^^
할만한 사람입니다. 1 10/07/30 [21:13] 수정 삭제
  ㅇㅋ
~ 하도록 해받겠습니다. 라는 표현은 야로 10/10/29 [14:15] 수정 삭제
  (임무를, 명령을) 수행(隨行)하겠습니다. - 가 가장 그 표현에 가까운 것 같네요.
따를 수(隨) 할 행(行)

물론 상황에 따라 앞에 ~~를 (영광으로 알고,명예롭게, ~의 뜻에 따라)등등이 붙겠죠.. 수행하겠습다.

물론 같은 말이 없는 관계로 한가지 표현말고 상황에 따라 맞게 표현하는 것이 정답임..^^;; 위의 수상이 하야하는 경우는 (민심)에 따라 사의를 표명합니다. 가 가장 맞겠네요.

뭐 그냥 일본어 개뿔도 모르는 나 개인의 생각
ㅎㅎ 할머니가 명령 하신다" 에서 빵" ((( 터졌음 ㅋㅋㅋ ㅎㅎ 두루미 14/09/02 [07:04] 수정 삭제
  그래도 예의 와 질서 문화에 익숙한 선진국출신 답게, 인내하며,적응" 하려고 애써는 모습 과 눈물 겨운 노력"에 응원 " 을 보냅니다,
제 생각.. 지나가는 14/09/04 [21:06] 수정 삭제
  할머니가 말씀하신 이것 먹어봐,, 저것도 먹어봐.. 를 제가 번역한다면..
これ食べてみて、あれも食べてみて 정도로가 아닐까요..
물론 상황에 따라서 もっと食べてよ 의미도 내포되어 있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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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노 도모코(菅野朋子). 1963년 센다이 출생


주오대학(中央大学)을 졸업. 신문사 광고국, 주간지 기자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주로 일본의 주간지, 월간지에 한국관련기사를 쓰면서 논픽션분야에서 독자적인 취재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 J-POP세대가 본 일본'(단행본),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발! 일본를 향한 눈길'(단행본, 제목이 알기 어려우나, 한국사람이 본 일본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다 문예춘추 간행). 고스트 라이터로서는 '두손가락의 피아니스트'(신초사).


번역서로는 '히딩크 자서전 한국을 바꾼 남자'(문예춘추, 원서 『My Way/Guus Hiddink/조선일보사)、『나의 제자, 김정일에게 고한다』(신초사、원서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김현식지음/김영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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