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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줌마, 한국말 이게 어려워!
간노 아줌마 기자의 제멋대로 서울 이야기 (6)
 
간노 도모코

오랜만에 일본에 돌아와서 tv를 트니까 바로 그때 국회의원이 사의를 표명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 의원은 "-의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그만두도록 해받고 싶다고 생각합니다(일본식 표현)"라고 말했는데 이 "-을 하도록 해 받겠습니다(させていただきます)"라는 표현이 한국에 살다보니 확실히 머리에 와닿지 않는다.

얼마전 전격적으로 하토야마 수상이 그만두었지만, 하토야마 전 수상의 발언 속에는 일본어의 독특한 표현이 꽤 있다. 자주 지적되는 것이 '-을 하도록 해 받겠습니다'라고 하는 표현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수상까지 된 인물이 왜 확실하게 의연한 태도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이 '-해 받겠습니다(~させていただきます)"라는 한국어 표현을 찾을 수 없어 난처했다. 나는 그때까지 이 말을 즐겨 쓴 적도  있고 한국어에 이말과 같은 말이 없는지 한국 친구에게 물어보거나 찾아봤으나, 한국어로는 "-하겠습니다"가 가장 맞는 말인 것 같다.

한국말로는 어색해 보이나, 일본에서 '(시켜서)-해 받겠습니다'라는 말은 아무때나 빈번하게 사용되는 표현이다. 윗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받아서 '영광'이라는 의미를 한단계 낮춘 뜻으로 쓰이고, 겸허한 뉘앙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일본인에게는 매우 편리한 표현이다. 
 
다만, 알다시피 일본어의 '-해 받겠습니다'와 한국어의 '하겠습니다'는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다. 한국어의 '하겠습니다'는 일본어의 '야리마스(하겠습니다)'라는 적극적인 뉘앙스가 강하다. 나도 한국어의 '하겠습니다'를 쓰기 시작하고서도 '하겠다'고 단언할 자신도 없고, 왠지 오만한 인상을 주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좀 처럼 '하겠습니다'라는 말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즐겨 쓰게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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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다.

시어머니로부터 들은 말 중에 익숙해지지 않은 말이 있었다. 그것은  '-해라'라는 명령형이다. 가정에 따라서 쓰긴 하지만, 일본에서는 며느리나 아이에게 경어를 쓰는 이도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거 해라','더 먹어라'라는 말을 들으면 명령받고 있는 것 같아 왜 그런 표현을 쓰는 걸까라며 신경이 쓰였다. 아무리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대하는 표현이라고 해도, 너무 반말이 아닐까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 조카들이 서울로 놀러 왔을 때도 시어머니가 조카에게 "이것 먹어봐(これ食べなさい)","저것도 먹어봐(あれも食べなさい)"라고 한국어를 일본어로 고쳐서 정중하게 썼지만, 그런 말을 들은 조카들은 '할머니가 명령하신다"라며 웃었다. 일본이라면 "이것 맛 있어. 먹어 보렴'이나 '이것 먹어볼래?' 같은 식의 표현을 쓴다. 여담이지만, 이 '더 먹으라'는 말은 한 번 더라면 괜찮지만, 몇번이나 들으면 지친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먹는 속도가 빠른 탓인지, 아니면 별로 먹은 것 같지 않은 것처럼 보여서인지, '더 먹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냥 '많이 먹었어요"라고 답하기에 이르렀다. 옛날에는 배가 부르더라도 더 먹지 않으면 실례가 아닐까 해서 필사적으로 먹었으나 사람은 각각 먹는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명령형도 익숙해지면 왠지 신뢰를 받는다는 뉘앙스도 느껴지고, 반대로 경어를 들으면 거리감이 느껴져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경어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지만(쓴 웃음).

반대로 '-해드립니다'라는 것도 쓰기가 어렵다. 자칫 실수하면 어딘가 오만한 인상을 준다는 느낌도 들어 지금도 '할게요(야리마스)'와 구분지어 쓰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다.  

말로 실수한 적도 여러번 있다. 한국어를 배우고 조금 회화를 할 수 있게 됐을 때였다. 일로 한국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씨는 -할만한 그릇입니다"라고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이 '그릇'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뉘앙스로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씨는 -의 접시입니다"라고 말해버렸다. 상대가 잠시 동안 황당해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말이라는 것은 모국어조차도 어려운 것인데, 하물려 타국의 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나라에 따라 문화가 다르고, 말이 다르고,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해도 한국과 일본은 닮은 점이 너무 많아서 다른 것은 타국 보다도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겠습니다'는 한국에서 살게 되면서 기분 좋은 말이라고 느끼게 됐다. '하겠다'라는 의욕이 느껴지고, 또 그렇게 들은 쪽도 믿음직스럽게 생각하게 되니까. 

일본의 수상이나 의원이 '-을 하도록 해 받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정말로 소극적인 말투로 다들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일본어로 '하겠습니다(やります)'라고 왜 깔끔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일본정치의 침체는 이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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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27 [08:32]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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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노 도모코(菅野朋子). 1963년 센다이 출생


주오대학(中央大学)을 졸업. 신문사 광고국, 주간지 기자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주로 일본의 주간지, 월간지에 한국관련기사를 쓰면서 논픽션분야에서 독자적인 취재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 J-POP세대가 본 일본'(단행본),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발! 일본를 향한 눈길'(단행본, 제목이 알기 어려우나, 한국사람이 본 일본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다 문예춘추 간행). 고스트 라이터로서는 '두손가락의 피아니스트'(신초사).


번역서로는 '히딩크 자서전 한국을 바꾼 남자'(문예춘추, 원서 『My Way/Guus Hiddink/조선일보사)、『나의 제자, 김정일에게 고한다』(신초사、원서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김현식지음/김영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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