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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헌화대, 일본팬 슬픔에 잠기다
도쿄 한류의 거리 신오쿠보 헌화대 설치
 
안민정 기자
"사흘 전 콘서트 때는 언제나처럼 파워풀하고 건강한 모습이었어요. 공연 중 토크쇼에서는 거의 전부 일본어로 소화했고, 공연 내용도 좋았어요. 7월에 도쿄 공연에도 한 번 더 갈까 친구랑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믿을 수가 없어요"

30일 한류스타 박용하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도쿄 한류의 거리 신오쿠보에는 빠르게 헌화대가 설치되었다. 한류 덕분에 번화한 거리인데, 초대 한류스타인 박용하를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개인이 만든 헌화대였다. 헌화대에는 조촐하지만 향과 국화, 그리고 이제는 다른 나라 사람이 된 박용하에게 보내는 메세지 보드가 마련되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헌화대를 바라보고 발걸음을 멈췄지만, 그 사이에는 헌화대 앞에서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던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 지난 주말, 박용하의 마지막 콘서트가 되어버린 사이타마 콘서트를 관람한 팬이었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눈 앞의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던 스타가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곳을 가 버렸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아침 출근 전에 tv에서 '박용하 자살일까?'라는 타이틀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내일 모레 콘서트를 앞둔 사람이 자살할 리가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용하 씨는 겨울연가 때부터 좋아했어요. 올인 주제가 부를 때도 좋아했고, 박용하와 같이 떠나는 팬클럽 하와이 여행에도 다녀왔어요. 용하 씨랑 둘이 찍은 사진도 있는데... 믿을 수가 없죠. 헌화대를 보고나서야 조금은 실감이 돼요. 충격입니다"

당장 내일부터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겠다는 그녀. 헌화대 앞에 있지만 좀처럼 죽음을 납득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 헌화대 앞을 떠나지 못하는 일본인들  © jpnews

20대 초반 정도 되었을까, 울먹이는 얼굴로 오랫동안 박용하에게 보내는 메세지를 적고 있는 여성도 있었다. "제가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한국 배우는 용하 씨였습니다. 웃는 얼굴이 멋있었습니다. 이제 푹 쉬세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한 글씨로 써 내려갔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맨 처음 관심을 갖게 해 주었던 박용하의 느닷없는 소식은 그녀를 슬프게 만들었다. 류시원 팬인 어머니와 함께 거리를 걷다가 이 근처라면 박용하의 무엇인가 있을 것 같아 헌화대를 찾아냈다고 했다.

"연예인은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자살했을까요" 안타까운 표정의 그녀는 "나라는 다르지만, 우리는 그의 외양만을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마음 속으로부터 진심으로 아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용하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수십명의 사람들이 헌화대 앞에 멈춰서고, 고개를 숙였다. 여성 뿐만이 아니다. 길을 걷던 아저씨도 멈춰서 왜 자살을 선택했냐고 묻는다. 그의 죽음은 월드컵 열기로 휩싸인 일본 내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한류도 스쳐가는 유행이라고 수많은 스타들이 반짝 활동하고 사라졌다. 그 사이에서 박용하는 무려 6년 간이나 일본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인기를 지켜왔던 스타였다. 한류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그의 이름은 들어보고, 얼굴을 기억하던 스타였기 때문에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헌화를 마친 한류팬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너무 빨리 떠나버렸지만, 우리는 절대 그를 잊지 않을 거예요"

박용하는 과연 타국에서도 이만큼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도 무참히 가 버린 것일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쿄 신오쿠보 헌화 풍경

▲ 헌화대는 도쿄 신오쿠보 '오작교'라는 한국 음식점 앞에 설치되었다. "한류 덕분에 먹고 사는데 한류열풍의 주역인 그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는 사장님, 설치하자마자 입소문만으로도 수많은 일본인이 이 곳을 방문하고 있다 © jpnews
▲ 헌화대 앞에서 고개를 떨군 일본인    © jpnews
▲ 류시원 콘서트를 보기 위해 오사카에서 달려왔다는 여성. 류시원과 박용하는 평소에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어서 박용하 사망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 jpnews
▲ 메세지를 남기고 있는 여성     © jpnews
▲ 사흘 전에는 같은 일본 하늘 아래 있었던 박용하    ©jpnews

▲ 한류 팬들의 요청으로 마련된 박용하 음반 코너- 신오쿠보 코리아 플라자-    © jpnews
▲ 도쿄 신오쿠보에서 발견한 박용하 사진, 아래에는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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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30 [20:52]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저기요 기자님! 국어사전 10/07/01 [13:42]
되요가 아니고 돼요! 맞춤법을 맞춥시다~ 수정 삭제
음.... 오야 10/07/02 [02:04]
칠판의 저거 한글악플 같은데.... 수정 삭제
한글 멘트를 보니... 10/07/04 [13:15]
장가나 가고 죽지 바보!

수정 삭제
저런 10/07/11 [15:57]
영정사진 웃는얼굴은 그렇다치고 노랑배경은 좀 아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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