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무역적자가 사상최고액인 327억 달러까지 나왔는데, 적자 원인을 가만 보면 부품 소재가 전부 일제라서 그렇거든요. 지금 우리 경제는 팔면 팔수록 대일무역적자가 늘어나게끔 돼 있어요. 이 현상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가 앞으로 우리 경제의 주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신환섭 kotra 일본지역본부장)
▲ 도쿄 재일한국ymca 회관에서 열린 제8기 재외동포 차세대 무역스쿨 2010 ©jpnews | |
사단법인 세계해외한인무역엽회 도쿄지회(okta tokyo)가 개최한 '제8기 재외동포 차세대 무역스쿨 2010'(7월 18일~19일)가 도쿄 재일한국ymca 회관에서 개최됐다.
현장에서 만난 도쿄지회 장영식 회장은 "수강생 100명을 예상했는데 178명이나 몰려 어쩔 수 없이 (수강생을) 선별해야 했다"며 "다음부터는 좀 넓은 곳에서 해야 겠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는 "수강생 비율을 보면 80% 이상이 이곳 현지에서 회사를 다니거나 스스로 기업을 일으킨 청년 사업가들이 많고 그 외에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유학생들도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차세대 무역스쿨'은 okta(옥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사로 전세계 61개국 111개지회에서 매년 1번꼴로 열린다. 재외동포 2~4세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은 글로벌 시장동향과 무역실무, 해외진출전략 등 실용적 지식은 물론 외국생활에서 잊어버리기 쉬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함양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특히 '차세대 무역스쿨' 사업은 2004년부터 정부사업으로 지정돼 세계 최대의 한민족 경제 네트워크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장영식 회장은 "글로벌 경제화가 진행되면서 현지 언어나 문화에 능통한 차세대 무역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 자체가 곧 조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한국정부도 차세대 무역스쿨에 관심이 높아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직접 강사를 파견하는 등 관민이 주도해 세계경제전략을 짜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번 차세대 무역스쿨에서도 이동재팬 김효섭 사장, 일본키스코 전희배 사장 등 일본 현지에서 일가를 이룬 경영자들과 kotra 신환섭 일본지역본부장들이 직접 강사로 나섰다.
특히 신환섭 본부장은 한국정부가 심각한 대일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신환섭 본부장이 준비한 한-일간 경제동향 자료집을 보면 2010년 한국경제는 강한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 09년 4/4분기에 전년도 동기대비 0.2% 수준에 머물렀던 경제성장률이 2010년 1/4분기에는 1.8%로 상승했고 특히 수출분야에서는 36.2%로 늘어났다. 설비투자 역시 큰 폭으로 증가(28.8%, 전년도 동기 대비)했다.
일본경제도 2010년 들어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 내각부가 2010년 6월 10일 발표한 일본경제 주요지표 전년대비 증가율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실질 gdp는 08년 -3.7%, 09년 -1.9%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2010년 1/4분기에는 1.2%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개별기업의 체감경기도 완만한 개선폭을 보여 2010년 3월 상장기업 경상이익이 전년도 동기대비 25% 증가세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의 적자폭도 크게 줄어들어다. 니혼게이자이신문(2010년 5월 13일자)은 "3월기에 발표된 결산보고서를 보면 도요타자동차(8천 518억엔), 히타치제작소(3천 534억엔), 파나소닉(3천 533억엔), 도시바(3천 42억엔) 등 주요 제조업 기업들이 경상이익을 대폭 개선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한국경제 상황이 호전되면 될수록 대일무역적자폭이 커진다는 점이다.
신환섭 본부장은 "08년 대일무역적자가 사상최대인 327억 달러로 집계됐고 작년엔 세계경기불황으로 조금 주춤했지만 그래도 277억 달러였다"며 "이는 철강, 반도체, 플라스틱 등의 부품소재분야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한국의 수출효자업종인 자동차, 조선, 화학, 무선통신기기 등에 일본산 부품소재가 들어가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한국 수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본 경제를 살찌워준다는 것이다.
신 본부장은 한국정부와 기업이 서로 협력해 작년부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파트너쉽 펀드'라는 건데요. 이 펀드가 뭐냐면, 일본의 기술력있는 중소기업을 인수합병하자는 겁니다. 최근 기술력은 있지만 경기불황이나 후계자 부재 등의 문제로 기술력 뛰어난 일본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는 사례가 많은데요. 그걸 한국기업이 인수하자는 것이지요. 원래는 m&a라는 용어가 있지만 인수합병 당하는 입장에서는 용어가 좀 거슬릴 수 있겠다 해서 글로벌 파트너쉽 펀드로 바꾼 겁니다."
▲ kotra 신환섭 일본지역본부장 ©jpnews | |
또한 그는 최근 한국에서도 기술력있는 부품소재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어 이들을 일본 시장에 알려나가는 작업을, kotra가 주관이 돼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5월 닛산, 혼다, 미쓰비시, 다이하츠, 스즈키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우수한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30개사를 소개하는 '한일 오토파츠 플라자'를 개최해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받았어요. 9월에도 다시 한번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올해 10월에는 전기전자, 금속소재, 그린환경, 기계 분야 등 한국의 부품소재 관련기업 130개사를 초청해 도쿄 빅사이트에서 대규모 전시상담회를 개최합니다. 09년에 개소한 요코하마 물류센터도 올해 들어 확대운영하고 있지요. 현재 일본수출기업 20개사가 들어와 있습니다." 즉 kotra는 부품소재 국산화는 물론 일본기업에 한국기업의 부품소재를 수출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작년 9월 만들어진 한국의 '전시산업발전법'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신 본부장의 말이다.
"대형전시장하면 일본이 유명했는데요. 그런데 최근 경기불황에 빠지면서 일본이 많이 약해졌어요. 경기가 안 좋으면 선전판촉비 등 광고관련 비용을 제일 먼저 줄이니까요. 하지만 한국은 안 그래요. 어려울수록 더 공격적으로 나가서 쉐어를 확보하자 그런 전략인 겁니다. 실제로 일본기업들도 많은 관심도 보이고 있고 꽤 먹히고 있다는 게 저희들 판단입니다."
신 본부장은 제조업 뿐만 아니라 it전자정부도 한국it기업의 독무대라고 한다. 일본 지자체들은 아직 전자정부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곳이 많다. 이 틈새시장을 한국기업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kotra에서 운영하는 가스미가세키 it센터에 지금 16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토라노몬 쪽에 13개 업체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쪽이 불황이라고 하지만, 전자정부 시스템 쪽은 수요가 확실하거든요. 일본에는 1800개에 달하는 지역자치단체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이 안되어 있어요. 이 쪽을 한국기업이 전부 커버하자는 것이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해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기업도 다수 존재합니다."
신 본부장은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에 일본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차세대 젊은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현지사정에 능통한 분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은 한국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수강생 여러분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옥타 도쿄 장영식 회장은 "차세대 무역스쿨은 1년에 한번꼴로 연다"며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과 인맥을 쌓고, 훌륭한 강사진들의 좋은 강의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차세대 무역스쿨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 관련링크
옥타 도쿄 공식 홈페이지
http://www.oktajapan.net/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