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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잘 팔린 일본 대중문화는?
아이돌, 료마전, 무라카미가 휩쓴 2010년 일본 판매 랭킹
 
안민정 기자
2010년도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상반기 일본 대중문화를 살펴보자면 가요계는 아이돌 전성시대를 맞이했고,  드라마는 이렇다할 작품은 없었지만 꽃중년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높은 인기와 맞아 떨어져 '료마전'이 꾸준하게 선두를 유지했다. 서점가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시리즈 3권이 발매되면서 무라카미 열풍이 이어졌고, 최근 영화로 만들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고백' 원작소설 인기도 높았다. 
 
◆ 싱글 아라시 천하, akb48 비약

싱글 앨범 순위부터 살펴보자면, 남성 5인조 아이돌 아라시가 1988년 히카리겐지 이후 21년만에 상반기 싱글세일즈 1, 2위를 독식했다(오리콘 싱글차트). 3월에 발매한 troublemaker가 68.8만 장, 5월에 발매한 monster가 65.4만 장이 팔리면서 아라시 파워를 보여주었다.
 
지난해 연간 싱글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음반은 아라시의 believe 65.7만 장 판매로, 이 기록을 자신들이 몇 개월만에 갱신해버렸다. 오리콘이 1968년 싱글판매량을 집계한 이후, 한 그룹이 1, 2위를 차지한 것은 1979년 핑크레이디, 1988년 히카리겐지, 그리고 2010년 아라시뿐이라고 하니, 아라시는 그야말로 2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인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 아이돌로는 akb48이 현저한 인기상승을 보였다. akb48는 2006년에 데뷔한 48명의 소녀 그룹으로 연습생까지 합치면 무려 70여 명에 달하는 거대 그룹이다. '만나러 가는 아이돌'이라는 컨셉으로 멀리서 빛나는 스타의 존재가 아닌 끊임없는 소규모 공연, 악수회 등을 통하여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듯한 친근감으로 대박 인기를 끌어냈다.
 
▲ akb48      ©jpnews/hiroki yamamoto

2008년, 2009년 홍백가합전에 출장하며 기반을 다진 akb48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에 걸쳐 완벽한 메이저 그룹으로 성장했다. cd에 들어있는 투표권으로 팬들이 멤버 인기 투표를 하는 'akb48 총선거'에서는 1, 2위 멤버 득표수가 3만 표를 넘었고, 이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50만 장이 넘게 팔리며 2010년 싱글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엔카로는 유일하게 사카모토 후유미의 '또 다시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また君に恋してる)'가 발매 1년을 넘어서도 톱 10안에 드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cf 송으로 쓰이며 인기를 끈 이 곡은 2009년 1월에 발매되어 24.5만 장이 팔려 총 순위 10위를 기록했다. 
 
톱 10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주목할만한 그룹은 바로 활동 정지를 선언한 동방신기. 가장 먼저 솔로 앨범을 발매했던 시아준수는 발매 한달이 되지 않아 13위에 올랐고,  동방신기의 break out!은 6위, 시간을 멈춰서(時ヲ止メテ)는 12위에 올라, 활동정지에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앨범 순위 1위는 제이팝의 디바 아무로 나미에 앨범 'past<future'였다. 아무로 나미에는 이로써 10대, 20대, 30대에 각각 앨범 1위를 차지하며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2위는 요즘 정말 인기있는 그룹 funkey monkey babys의 베스트앨범, 3위는 동방신기 베스트 앨범 'best selection 2010'이 차지했다. 4위는 은근히 앨범 판매량으로 승부하는 혼성 3인조 이키모노가카리 앨범 '시작의 노래(ハジマリノウタ)'였고, 얼마전 미남배우 에이타와 결혼 및 임신을 발표한 기무라 가에라 베스트 앨범 5years는 5위를 차지했다. 
 
▲ 이키모노가카리     ©jpnews

▲ 펑키 몽키 베이비즈     ©jpnews
▲ 동방신기     ©jpnews/ 幸田匠

◆ 무라카미도 못 당한 다이어트 열풍
 
2010년 상반기 서적 분야 베스트셀러는 다이어트 책이었다. 야마모토 치히로 '밴드 1개로 빠진다! 감기만 하는 다이어트(バンド1本でやせる!巻くだけダイエット)가 100만 부가 넘게 팔리며 밴드 열풍을 일으켰다. 이 책은 2009년 6월에 발매되자마자 tv 등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되었고, 엑서사이즈보다 10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밴드를 감기만 하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이 책의 다이어트 방법은 간편하면서도 비용이 들지 않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인기였다.
 
밴드 다이어트 열풍에 안타까운 고배를 마신 2위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3권이다. 2010년 4월에 발매되어 한달만에 68만 부가 팔리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력을 느끼게 했다. 1q84 3권 발매가 시작된 주요서점에서는 밤 12시에 나오자마자 책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단 하루만에 품절되는 서점도 있었다.
 
▲ 1q84 3권 발매일     ©jpnews/山本宏樹
 
3, 4, 6위는 보통 책이 아닌 무크지가 차지했다. 무크지는 비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잡지 등을 뜻하는데, 일본에서는 요즘 패션브랜드들이 상품을 끼워파는 시스템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cath kidson, cher, agnes b, 입생로랑, 레스포삭 등은 시리즈마다 높은 판매량을 보인다. 로고나 패턴을 적절히 이용하여 가방이나 화장품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전개하고 있어 매니아까지 생길 정도다.
 
문학작품 중에서는 일본의 떠오르는 신예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 1위를 차지했다. 고백은 2009년 서점 직원들이 뽑은 가장 좋은 책 1위로 선정되면서 크게 화제를 모았고 2010년 마쓰 다카코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 1위를 기록하면서 다시 한 번 구매붐이 일어나고 있다.
 
추리소설에 능한 것으로 알려진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은 중학교 교사가 자신이 맡은 반 아이들에게 죽임을 당한 딸의 복수를 한다는 스토리로 일본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러나 단지 자극적인 것만이 아니라 구성이 탄탄하여 그녀의 매력에 빠져드는 일본인이 늘어나고 있다.
 
▲ 미나토 가나에 고백     ©jpnews
 
2위 역시 영화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오가와 이토 작품 '식당 카타쓰무리(달팽이)'다. 2008년에 나온 책이지만, 영화화되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팀, 정해진 메뉴 없이 제공되는 식당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사람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영화는 시바사키 코가 주연했다.
 
3위는 한국에도 매니아가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의학 서스펜스 '사명과 영혼의 리미트(使命と魂のリミット)' 2010년 2월에 발매되어 43만 부를 기록했다. 히가시노 게이고 시리즈는 20위권 안에 3권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일본 문학계의 마이더스 손이라고 볼 수 있다. 
 
◆ 꽃중년이 사로잡은 안방극장
 
2010년 상반기 드라마 시청률 1위는 역시나 nhk 대하드라마 '료마전'이었다. 일본 국민이 사랑하는 남자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시대의 풍운아 사카모토 료마 역할을 맡아 일본 전국에 료마 열풍을 불게 만들었다. 1회부터 20% 시청률을 넘긴 료마전은 20% 내외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고수했다.
 
2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의 제왕 기무라 다쿠야의 '달의 연인~moon lovers~'가 22.4%를 기록한 것이었다. 멜로의 명작으로 불리우는 뷰티풀 라이프 이후 10년 만에 멜로 드라마로 돌아온 기무라 다쿠야에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스토리에 흡입력이 떨어지고, 주연배우 역할에 몰입도가 떨어져 후반에는 10%대로 시청률을 마감했다. 
  
3위는 후지 tv 개국 50주년 기념 스페셜 드라마였던 '우리집의 역사(わが家の歴史)'로 21.2%를 기록했다. 마쓰모토 준, 시바사키 코, 호리키타 마키, 에이쿠라 나나, 아마미 유키, 나가사와 마사미 등 최정상급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일본 쇼와 시대를 그려냈다.

그 밖에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는 nhk의 tv 소설 게게게의 여보, 시즌이 제작될 때마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형사 드라마 파트너(相棒 시즌 8), 구급센터를 배경으로 의료현실을 다루고 있는 코드 블루 닥터 헬리 구급구명 시즌 2, 사체를 통해 사건을 풀어나가는 추리극 종신검사관 시즌 2(臨場) 등이었다.

2010년 상반기는 형사물이나 추리극에 치우쳤던 전년도에 비해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은 것이 특징. 특히 nhk 대하드라마는 2008년 아쓰히메 이후, 안정적으로 20%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어 효자 드라마로 자리매김했고, 추리드라마 파트너나 종신검사관 등 안정적인 중년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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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23 [10:24]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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