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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영어 못 하면 해고할 것!"
일본 내 갑작스런 사내영어공용화 논쟁 불붙어! 주간지도 가세
 
김현근 기자
최근 일본에서는 사내영어공용화 논쟁이 한창이다. 디플레 일본경제의 승자 '라쿠텐'과 '유니클로'가 2012년을 기점으로 사내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라쿠텐은 일본 내 쇼핑몰 업체 1위로 주목받는 it 기업 중 하나고, 유니클로도 의류업에서는 백화점을 제치고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라쿠텐 미키타니 사장은 지난 6월 세계 27개국에 진출, 글로벌기업으로 해외거래를 70%로 한다는 국제사업전략을 발표하면서, "영어를 못하는 임원은 2년후 해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라쿠텐은 2012년부터 경영회의나 일반사무의 회의등, 사내에서 쓰이는 언어를 전부 영어로 통일한다고 한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퍼스트리테일링 야나이 사장도 이에 질세라 6월 하순 사내 영어공용화를 선언했다. 야나이 사장은 2012년 3월부터 간부회의 및 문서를 영어로 작성하게 할 것이며 "앞으로 일본인 외에 중국인 등 비영어권 간부 및 매니저들도 toeic 700점 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영어 연수를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퍼스트리테일링 야나이 타다시 회장     ©jpnews/山本宏樹

이 두 기업이 사내 영어 공용화를 내건 이유는 저출산 등으로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일본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최저한의 언어소통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라쿠텐의 미키타니 사장은 "일본의 서비스 회사가 세계에서 별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일본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할 벽으로 영어를 꼽았다. 

일본 경제계의 젊은 리더인 두 사장의 발언에 일본사회가 격하게 반응하고 있다. 

▲ 혼다 이토 사장     ©jpnews  자료사진 
혼다의 이토 사장은 지난 20일 "일본 국내업무를 보는 데 전부 영어를 쓰겠다니 그런 바보같은 이야기가 없다"며 사내영어공용화론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98년부터 미국 혼다 연구소의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경험이 있는 이토 사장은 "글로벌 사업전개 중, 필요할 때 영어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로, (일본어와) 써야될 때를 나누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 소프트 일본법인 전 사장인 나루케 마코토 씨도 주간현대의 취재에 '바보같은 소리'라며 이렇게 일축했다.

 "회사 간부는 그렇다 치고, 일반사원까지 사내에서 영어를 쓰게 한다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나. 5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하와이 여행을 위해 돈까지 들여서 영어학원을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해외에 부임할 가능성도 없는 사원에게 영어를 쓰게 한다는 것도 그것과 비슷하게 쓸 데 없는 짓이다."

일본에서 라쿠텐, 유니클로 이외에 사내 영어공용화를 하는 곳은 닛산자동차를 들 수 있다. 닛산자동차는 카를로스 곤 사장이 취임한 이래 경영회의는 영어로 진행하고 있으며 사내 메일이나 자료, 서류 등은 영어와 일본어를 둘 다 쓰고 있다.
 
그러나, 닛산은 사장이 외국인인데다가  프랑스의 르노가 최대주주로 일본회사라고 부르기 어렵다. 영어의 사내공용화도 그런 회사의 국제화 전략에 따른 당연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닛산 내에서는 이런 영어공용화 전략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원 중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실력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것이 회사로 치면 마이너스가 되고 있지는 않는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
 

주간현대는 "어떤 회사라도 영어능력이 평가받는 것과 별개로, 영어를 잘 못하는 사원이 실력보다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일에 대한 집중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사기저하는 곧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본법인 전 사장 나루케 씨는 "원래 일본인의 95%는 영어가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종합 상사나 해외사업을 전개하려고 하는 회사에는 영어가 필요한 사람이 많겠지만, 그 이외 업무에서 영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은 많아봤자 5% 정도라는 것이다. 그는 비즈니스 영어라는 것이 꼭 필요하게 되면  빠른 사람은 3개월, 늦어도 1년이면 마스터할 수 있고, 간단한 단어만으로도 비즈니스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유니클로'나 '라쿠텐'의 사내영어공용화 발표가 결국 자사의 국제성을 어필하기 위한 선전이 아닌가라며 의심했다.

 
오차노미즈여대의 한 명예교수는 "영어를 마스터한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라며 "독서나 사색을 희생하면서까지 공부하지 않는 한 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설령 사원이 영어를 마스터한다 하더라도 다른 중요한 능력을 익히지 못하게 돼, 회사전체의 활력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사내 영어공용화론이 실제로는 해고 전략의 일환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제 저널리스트 스다 신이치 씨는 "일본의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간의 평균연봉이 약 500만엔의 차이가 있다"며, "사원에게 영어를 습득시킨다면 그만큼의 금액을 급여에 반영해야하는데, 라쿠텐 등 회사가 그런 각오를 하고 공용화론을 꺼내들었는지 의문"이라 반문했다. 게다가, "영어를 못하니까 해고할 것"이라고 선언할 우려도 충분히 있어 영어가 구조조정의 무기로도 충분히 전용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출신으로 최근 일본에 귀화한 어느 사장은 주간현대의 취재에 "이제 비즈니스가 글로벌화되는 시대는 끝나고 있다"며, "석유 자원이 점점 없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의 비즈니스는 로컬(지역)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일본인은 일본어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며 차라리 "일본인도 영어보다는 일본어를 갈고 닦는 편이 더 낫지 않느냐"고 반대론을 펼쳤다.
 
라쿠텐과 유니클로가 꺼내든 사내영어공용화론, 과연 성공할 것인가. 라쿠텐은 상급관리직은 토익 750점 이상, 중간 관리직은 700점 이상의 수준을 요구하고 있고, 유니클로도 2012년까지 전 사원 토익 700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 동안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영어란 필요한 사람만 하는 것일뿐 구태여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부분이었다. 대체적으로 취미로 하는 사람이 많았고, 경영상의 문제이긴 하나 nova, 그리고 이온 등 대형 영어체인도 파산할 만큼 사회 전반적으로 영어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일본의 주요 주간지는 양사의 영어공용화론이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영어공용화를 했을 때 잃어버리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것을 주문했다. 라쿠텐과 유니클로가 불러일으킨 사내 영어공용화 논쟁이 다른 회사까지 확산되며 일본사회 전반에 더 큰 파장을 불러올지, 단순히 양사의 홍보로 끝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다.

그 동안 한 분야에 전념해 최고로 인정받으면 그것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이 일본의 물건만들기(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정신이었다. 그런 일본에서 영어가 화두로 떠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논쟁은 일본인들에게 적잖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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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27 [10:00]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필요한 사람만 영어를 하면된다 파스타맛감자 10/07/27 [13:09]
그 말에 더 공감이 가네요. 우리나라는 영어열풍이 너무 지나친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말도 아직 다 배우지 못한 아이에게 영어만 영어만. 토익 고득점해서 회사에 들어가 봤자, 일반 사원 대부분이 국내 영업파트에서 활동하지 외국인과 직접 대화하는 사원이 얼마나 될까요? 응대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더 많은데... 수정 삭제
원숭이들이 돌았나? Jalapagos 10/07/27 [16:42]
그냥 계속 너희들은 자뻑에 빠져있어야 돼... 영어 왜 배워?
Japan as No.1이라고 그냥 계속 믿고 있으라니깐...
수정 삭제
진짜 필요한 사람만 영어 했으면 좋겠네요 10/07/28 [09:25]
영어공부한다고 투자하는 시간, 돈이 너무 아깝습니다. 실제로 사회나오면 외국인하고 이야기한번 하기 힘든데..뭐하러 영어 그렇게 햇는지..
그시간에 인성교육, 여가활동, 독서, 국어나 국사교육 등 더 유익한 것들이 많은데요 수정 삭제
약소국에서 태어난 댓가죠.. 랜디블루 10/07/28 [10:47]
필요한 사람만 하면 좋겟지만...한국에서 태어난 이상 영어를 못하면 살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우리가 영어 교육을 강화한 덕분에 일본애들 보단 영어 실력이 좋습니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죠.90년대이후에 태어난 친구들은 영어를 아주 잘합니다. 배워서 남주는거 아닙니다..스트레스는 심하겟지만.배워두면 나쁠게 전혀 없습니다. 수정 삭제
필요하고 원하는 사람만 하면 된다 미친영어공화국 10/07/28 [11:30]
쓸데없이 미친듯이 그렇게 영어에 목 매다는거 좋을거 하나 없음.
일본보다 영어 잘한다고해서 득 되는게 뭐 있음? 진짜 필요로하는 사람만
하면 되는거지 영어 따위보다 정말 중요한 국어나 국사같은거나 제대로
가르쳐야지 영어가 이런 과목들보다 우선시되는건 정말 미친 나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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