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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재일동포 연출가, 그를 잊지 않을게
[연극]쓰카코헤이 추도공연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날'
 
안민정 기자
 ▲ 故 쓰카코헤이    ©jpnews

지난 7월 10일 폐암으로 타계한 존경받는 재일동포 연출가 쓰카코헤이 씨(김봉웅, 향년 62세)의 공식적인 첫번째 추도 공연,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날'이 8월 6일 도쿄 시부야 분카무라 시어터코쿤에서 공연첫날을 맞이했다.

실제 8월 6일은 65년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로 여러가지 의미있는 공연에 출연한 배우들과 연출가 오카무라 슌이치 씨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쓰카코헤이 씨에 대한 추억과 작품에 대한 생각, 앞으로 무대에 대한 각오 등을 밝혔다.
 
주연을 맡은 가케히 도시오 씨는 "사실은 아직도 쓰카씨가 사망했다고 믿을 수가 없다. 평소처럼 어디선가 말도 없이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고 쓰카코헤이 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그의 가슴에는 하얀 카네이션이 꽂혀있었다.
 
가케히 도시오 씨는 이어 "공연을 통해 극장은 물론, 시부야 전체가 쓰카코헤이 씨를 생각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며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  가케히 도시오    ©jpnews/幸田匠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은 쓰카코헤이 씨가 쓴 작품으로, 1979년에 처음 무대에 올려져 1986년 문예사 '야성시대'에 소설로 발표했다. 웅장한 스케일에 탄탄한 극본으로 연극팬들의 많은 사랑받아 몇 번이나 재공연을 했고, 올해는 실제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피해를 겪은 2세 연출가 오카무라 슌이치 씨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내용은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것은 사실은 일본인이었다는 65년 전 비밀기록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원자폭탄을 자신이 사랑하는 고향 히로시마에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긴박감 넘치는 음악, 50여 명이 넘는 출연진, 그리고 절절한 러브스토리로 풀어나간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쓰카코헤이 작품답게 주인공은 재일한국인. 일본인이 히로시마에 직접 원자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은 일본인에게 오점이 된다는 이유로 재일한국인에게 떠맡긴다는 내용이 들어가있다.
 
한국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쓰카코헤이를 많은 일본인들이 추앙하는 것은, 그가 천재 극작가이자, 소설가, 연출가였기 때문이다. 1948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쓰카코헤이는, 게이오대학 철학과를 다니던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학원교사를 하다 가르치던 학생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극본을 쓰게 된다.
 
이후, 극단생활을 시작한 그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극작가, 연출가로 활동을 시작한다. 일본 연극계는 쓰카코헤이 등장전과 등장후로 나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으며, 일본 연극계의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전성기인 1970~1980년 대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군림하며 '쓰카붐'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명 김봉웅, 일본명 가네하라 미네오이지만, 그는 필명 쓰카코헤이란 이름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필명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재일한국인으로 차별을 받았던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언젠가는 공평해질 세상'을 꿈꾸며 쓰카코헤이(공평은 일본어 발음으로 코헤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의 하나뿐인 딸은 다카라즈카가극단의 에이스로, 평소 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살아생전에 '딸에게 말하는 조국'이란 책을 써서, 자신의 국적에 대한 정체성과 생각을 조분조분하게 실제 딸에게 얘기하듯이 설득력있게 기술, 당시 한일 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딸에게 남긴 유언에도 "내가 죽는다면 일본과 한국 사이에 있는 대마해협에 뼛가루를 뿌려달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 존재였기에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시절에도 일본 문화계의 거장으로 군림했으며, 재일동포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일본인에게도 존경받았던 천재 연출가는 지난 7월 10일에 62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평소에도 당뇨병과 폐암을 앓고 있었던 터라 갑작스런 죽음은 아니었지만, 병원에 입원해서도 전화를 통해 배우들에게 직접 연기 지도 등 열정적인 연출을 계속한 그였기에 일본 문화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일본연극계의 큰별이 진 것이기 때문이다.

▲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날     ©jpnews/幸田匠 

쓰카코헤이 작품에 다수 출연하며 친분이 두터웠던 가케히 도시오 씨는,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며 추도 공연 스타트를 끊었다. "쓰카씨는 자신이 죽은 후에 '부끄러운 인생이었다. 장례식을 크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유언을 남긴 듯 하지만, 그의 팬들 중에는 추모하고 싶은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이번 공연이 그런 팬들을 위한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폭피해 2세 연출가인 오카무라 씨는 "쓰카씨의 오리지널 작품이지만, 돌아가신 후 첫 작품이라는 추도공연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약간 연출을 변경했다. 마지막 장면에 깊은 애도와 추모를 뜻하는 묵념을 넣었는데, 이것은 쓰카씨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원자폭탄 피해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해석할 지는 팬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날'은 6일부터 22일까지 도쿄 시부야 분카무라 시어터 코쿤에서, 27일부터 29일까지는 오사카 중앙구 모리노미야 필로티홀에서 공연한다. 주연은 성우이자 배우인 가케히 도시오, 오키나와 출신 혼혈모델 나카마 리사, 일본과 전혀 관계없는 미국인이지만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기 그라비아 모델, 탤런트 리어 디존 등이 출연한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카무라 슌이치(연출), 야마구치 사야카, 가케히 도시오, 나카마 리사(左부터)©jpnews /幸田匠
▲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날     ©jpnews /幸田匠
▲ 쓰카코헤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날     ©jpnews

▲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날     ©jpnews/幸田匠 
▲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날     ©jpnews/幸田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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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8/06 [18:19]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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つかこうへい 고필이친일파 10/08/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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