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공식사이트에 '모에만화'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모에(萌え)는 '어린 미소녀에 열광하는 것'을 의미하는 일본어 단어로, 원래 아키하바라에서 처음 사용됐다가 매스컴을 통해 일반에 퍼진 고유명사다. 이 만화는 미일동맹의 의의에 대해 미소년 캐릭터가 친절하게 해설하고 있는 형식을 따랐는데, 신(新) 미일안보조약 50주년을 기념해 2010년 8월 4일부터 주일미군 공식사이트에 게재됐다. 이 만화는 '우리들의 동맹과 영속적 파트너쉽'이라는 다소 딱딱한 제목을 달고 있지만 그 내용은 아주 부드럽게 전개된다. 이야기는, 미국에서 건너 온 토끼 코스튬을 입은 사내아이 '토끼군'은 '동맹(alliance)'에서 따 온 듯한 이름의 여자아이 '아라이안즈(新居あんず)'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첫 에피소드는 토끼군이 새집에 살게 되면서 부엌에 출몰한 바퀴벌레를 퇴치하는 내용이다. '토키군'은 바퀴벌레를 잡으면서 "나는 이 집을 지키기로 결심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 "나와 아라이안즈가 동맹관계니까! 중요한 친구니까!!"라고 외친다. 다른 에피소드들도 대부분 토키군이 아라이안즈를 도와주면서 주일미군이 일본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언제나 양국 동맹 의의를 강조하는 것으로 끝난다. 예를 들어 토끼군은 미국과 일본이 영속적인 동맹을 맺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같은 사고방식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미국과 일본이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함은 물론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등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아라이안즈 역시 토끼군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니까 우리는 태평양을 사이에 둔 친구인 거네요"라고 답하는 등 갈수록 좋은 사이로 변해가는 둘의 묘사를 통해 미일동맹의 정당성을 표현했다.
한편 이 작품이 화제에 오르자 일본 인터넷 유저들은 "일단 귀엽다", "상당히 그림실력이 좋다"며 캐릭터 묘사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미일관계는 동맹이 아니라 점령", "아라이안즈(일본) 양이 완벽하게 무시되고 있다"는 등 만화 내용에 관해서는 비판적 의견을 쏟아냈다. 하지만 주일미군은 제이캐스트 뉴스 취재에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속편을 게재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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