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즈의 이치로 선수(외야수,36)가 24일(한국시각)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10년 연속 200안타를 달성, 자신이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또한 통산회수에서도 피터 로즈가 가지고 있는 10시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00안타를 두개 남겨둔 이치로는 3회 두번째 타석에서 2루타, 5회 세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뽑아내면서 올시즌 152경기째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치로는 이날 5타수 2안타를 기록했으나, 매리너스는 0-1로 패배했다.
이치로는 2001년 오릭스에서 매리너스로 이적. 04년에는 262안타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안타기록을 84년만에 경신했고 09년 윌리 킬러가 가지고 있는 8년 연속 200안타 기록을 넘어섰다. 또한 지난해 4월16일에는 미일통산안타 3천86개를 기록해 장훈 선수가 가지고 있던 일본선수최다안타기록도 넘어섰으며, 같은해 9월 6일 일본선수로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2천안타에 도달했다. 이번달 18일에는 미일통산 3500안타도 기록했다.
이치로는 이날 일본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매우 힘들었다.순수하게 플레이만 한다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기록달성후 팀 메이트들 모두가 축하해줘서 아! 기뻐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2년전 일(일부 현지 미디어의 비판적 보도)이 트라우마가 되었는데, 조금은 안심했다"며 그간 심적 고생이 심했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달성감을 느낀다. 다만 표현하기 어려울 뿐"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10년 연속 200안타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이치로는 앞으로 전설적인 강타자 피터 로즈를 능가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피터 로즈는 4천256개 안타로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 이치로는 내년에도 200안타 고지를 점령해 '총 11시즌 200안타'라는 기록으로 피터로즈의 기록을 넘겠다는 것이다.
일본언론은 이치로의 대기록 달성을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스포츠지 6개는 사상최초 합동으로 <이치로 타임즈>를 제작해 27일 배포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치로 타임즈의 트위터로 보내온 일본팬들의 메시지 중 일부.
- 주위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항상 자신의 할일을 수행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 10년 연속 축하드립니다! 이 길은 이치로 선수 이외에는 갈 수 없어 얼마나 힘든지 파악할 길이 없네요. 앞으로 계속 더 좋은 기록을 보여주세요.
- 10년간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대단한 일. 매일 아침 먹는 카레 레시피를 알려주세요.
- 오릭스 시절부터 응원했던 사람입니다! 기뻐요. 정말로 끝없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렇게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역시 '야구가 좋다'라는 것이겠죠?
- 위대한 기록에 존경. 이치로가 10년 연속으로 매해 200개 이상의 안타를 쳐내는데도, 매러너스는 너무 약하다.
- 아이들이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뒤따라가고 있습니다. 더 높은 비약과 팀이 우승 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이치로 타임즈 트위터에 도착한 축하메세지. 24일 오전 10시를 기해 편집부에서 메세지 모집을 마감했다. | |
지난 4년간 이치로 선수와 매리너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한신 타이거즈의 조지마 선수는 마이니치의 취재에, "'이치로는 자기 기록에만 전념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야구선수는 팀의 성적이나 팬의 응원에 끌려가는 부분이 있다. 팀이 바닥에 있을 때 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오히려 더 어렵다"며 "내 경험이지만, 우승 가능성이 전혀 없어져 단순히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0 안타를 계속 쳐내는 것은 고독한 일이다"라며 이치로를 옹호했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가 확정된 시애틀은 2001년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