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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작가가 쓴 아름다운 동화 <리버>
가슴 뭉클한 안내견 '리버'와 실명 경찰아저씨의 사랑이야기
 
유재순기자
제이피뉴스 필진중에 캐릭터가 매우 독특한 작가가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막걸리를 좋아하고 토론하기를 즐겨한다. 게다가 호기심까지 가득해 이런저런 분야에 곁눈질도 잘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 <리버(창해출판사)>라는 책을 냈다.

사실, 필자는 책으로 출판하기 전에 이미 그 원고를 읽어보았다. 아마도 필자가 어림짐작으로 두번째 독자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첫번째 독자는 그의 애처인 전 영미씨 였을 것이다.
맨처음 이메일로 보내온 원고를 읽었을 때, 저 가슴 깊숙한 곳에서 뭔가 '뭉쿨'한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같은 '느낌'은 고 정채봉 선생만큼이나 맑고 투명하고 애틋한 동화인 <오세암>을 읽고 눈물을 흘린 이후 두번째다.

▲ 리버     ©창해
<오세암>의 주인공인 남매 고아 '길손'이는 눈이 보이지 않는 누나 감이를 위해 '다섯 살짜리'의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를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만지듯이 무채색의 설명으로 '누나의 눈'이 되어 준다. 때론 나무가 되었다가, 바람이 되었다가, 물이 되었다가, 눈비가 되었다가, 누나보고 장님이라고 놀리며 때리는 나쁜 사람들한테는, 피투성이가 되도록 온몸으로 누나 대신 맞는 거대한 산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스님을 만나고 절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주 소박한 '꿈'을 갖는다.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죽은 '엄마를 만나는 것!' 그래서 '마음의 문이 열리면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대로, 엄마가 보고 싶을 땐 개구장이짓을 하다가도 스님의 말을 잘 듣는다.

하지만 길손이는 끝내 꿈속에서조차 한번도 엄마를 만나지도 못하고 차디차게 얼어 죽어간다. 절에서 마을로 내려간 누나와 스님이 폭설로 인해 산에 올라오지 못한 것.
고 정채봉 선생의 이 슬프디슬픈 아름다운 동화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어른들의 마음까지 심금을 울렸다.

그런데 이같은 느낌을 신 경호(43세)씨의 작품 <리버>에서 똑같이 느꼈다.
1년 전 이메일로 보내온 원고를 읽고 가슴 뭉클하게 느꼈던 감정이, 마침내 책으로 만들어져 도쿄시내 전철안에서 두번째로 다시 읽었을 때, 그때는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한움큼 눈물을 쏟았다.

바로 이같은 <리버>에 대한 느낌이 작가 신 경호씨를 정식으로 인터뷰한 이유다.
<리버>와 <오세암>은 참으로 많이 닮았다. 
 
<리버>는 안내견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바로 안내견인 '리버'인 것이다.
'리버'는 애완견 센타에서 한 가정에 입양되었다가 주인집의 파산으로 거리에 내몰리고 만다. 그러던 중 잠깐 스쳐지나간 적이 있는 안내견 '소망'이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때부터 '리버'도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이 되고 싶어 한다.

소망이는 '지현'이라는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의 눈이 되어주는 꽤 훌륭한 안내견. '리버'는 바로 이 소망이를 몹시 부러워한다. 하지만 안내견은 어렸을 적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 특별훈련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리버'는 애시당초부터 자격미달이었다. 그래도 안내견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던 '리버'는, 한 공원에서 생활하던 중 만나게 된 경찰관 홍득팔 경사를 만나면서 서서히 인간세계와 소통을 하게 된다.

길 잃은 아이를 개 특유의 냄새로 찾아내고, 주택가를 돌며 집을 터는 절도범을 뒤쫓아가 옷깃을 물고 늘어짐으로써 잡게 해준다. 그러던 중, 대형사고가 터진다. 리버를 자식처럼 돌봐주던 홍득팔 경사가, 바이올리니스트 지현이를 성희롱하는 불량배들로부터 구해주다가 크게 다쳐 두눈을 실명하게 된 것.
 
이때부터 '리버'는 홍경사의 눈이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그가 자살을 시도 했을 때도, 또한 경찰산악 마라톤대회에 참가했을 때도 기꺼이 설악산에 함께 올라, 홍경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그를 핥고 이끌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좌절감에 빠진 장애인 홍경사를 '비장애인 세계'로 당당하게 되돌아오게 한 것이다. 

'리버'는 <오세암>의 '길손'이처럼 마음이 따뜻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때가 안 묻고 맑고 투명하다. <오세암>의 길손이가 거대한 자연과 부처님 세계라는 종교적 시선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고자 했다면, <리버>의 주인공 리버는 '인간' 을 상대로 세상과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리버>와 <오세암>이 다른 게 있다면 결말 부문.
다섯살난 길손이가 가슴이 시리도록 애절하게 얼어 죽어가는 내용이 라스트신이라면, 리버는 시각장애인이 된 홍경사를 도와 생사를 넘나들면서까지 경찰산악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하게 하는 견인역할을 하며, 마침내 홍경사가 파출소 소장이 되고, 리버 또한 경찰견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해피앤딩으로 끝이 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두 작품을 쓴 작가의 성향이다. 두 작가 모두 동화작가다.

고 정채봉 선생은 이미 널리 알려진대로 동화를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내는 우리나라 동화계의 독보적인 작가다. <오세암>에서 길손이가 '꿈속에서라도,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엄마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애절하게 엄마를 그리는 부분은, 어렸을 적에 엄마를 일찍 여읜 고 정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고 정작가는 살아생전 그의 시작(詩作)에서 실제로 길손이가 간절하게 소원했던 엄마를 그렸다. 

하늘 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 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정채봉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전문)


반면 <리버>를 쓴 신 경호씨는, 자신이 시각장애인으로서 겪었야 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 그리고 홀로서기까지의 그 과정을 '리버'의 내용속 화자의 말을 빌려 그대로 담아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종로구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컴퓨터를 배울 시각장애인을 모집합니다. 이번 정보화 교육은 화면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스크린리더라는 특수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시각장애인도 인터넷 등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교육으로 ...(리버 120페이지에서 인용)'
 
"컴퓨터요? 아니, 화면을 볼 수 없어도 컴퓨터를 할 수 있어요?"
"김경장도 잘 모르는구나. 하긴 나도 그랬어. 화면을 소리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그걸 이용하면 컴퓨터를 할 수 있지. 요즘 그거 배우는 재미로 살아...(127페이지에서 인용)'' 

 
▲ 신경호 씨와 딸 신비     ©jpnews
그리고 강도 높은 훈련으로 단련된 안내견이 없으면 제대로 생활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의 소소한 이야기를 신 경호씨는 안내견 '리버'를 통해 따뜻하게 풀어냈다.
 
"제가 시각 장애인이 되고 난 후,  2005년에 처음 안내견을 만났습니다.  그 때 만약 내가 나중에 동화를 쓰게 된다면 안내견 이야기를 꼭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리고 2008년 딸아이 비를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한 편 두 편 쓴 동화를 묶어 제 첫 동화집을 내고 다음 작품을 구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안내견 이야기를 떠올렸고 리버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많은 안내견의 이야기, 즉 뭔가 다른 이야기, 가슴이 있는 개의 이야기, 개다운 개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평범한 안내견과는 다른 모습의 리버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리버>를 쓰게 된 신 경호씨의 이야기다. <리버>에 자신의 경험을 삽입시켰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조그맣게 시작한 사업도 망하고 시력은 점점 떨어지고... 뭐랄까? 그때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만큼 추락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읽던 안 읽던, 늘 손에 들고 다닐 정도로 책을 좋아했었는데, 눈이 안 보이니 더 이상 책도 읽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대학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했으면서도 컴퓨터도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특히 그때는 인터넷이 엄청 발전하던 시기였습니다. 제가 눈이 나빠지기 시작한 시점이 ms-dos에서 윈도우즈로 넘어가던 시기였거든요. 세상은 온통 정보화사회를 향해 치닫는데 오히려 저는 더욱 정보에서 소외되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더욱 추락을 실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저의 일과는 라디오만 끼고 있는 상황이었지요.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들때까지 거의 하루 종일 라디오만 듣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리버>의 홍득팔 경사처럼 우연히 시각장애인에게 컴퓨터를 가르친다는 안내방송을 들었고, 봉천동에 있는 한 장애인복지관에서 화면을 읽어주는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그 후 다시 정보에 접근을 하게 되었고 1 년뒤에는 전국 시각장애인 인터넷 검색 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지요. 저와 같은 경험을 다른 시각장애인과 공유하고자 당시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장애인 컴퓨터 방문 사업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컴퓨터를 통해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신비, 신새벽의 귀여운 아들 딸도 낳았지요. 컴퓨터가 제 인생을 바꾸어준 셈입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소재로 작품을 쓸 때면 이런 제 개인적인 경험을 넣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작품은 늘 아내가 첫번째 독자가 된다. 그의 아내 전 영미씨는 한일 양국의 사회복지학계에서 꽤 유명한 학자다. 신씨와 같은 시각장애인으로 일본국립대학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패션감각과 요리솜씨도 뛰어난, 아주 똑소리가 나는 똑순이다. 
 
또한 2년 전에는 mbc-tv 휴먼다큐 <사랑> 특집에서, '우리신비'란 타이틀로 그의 일가족이 일본에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1시간동안 방영해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신 경호씨와 전 영미씨와의 연애담은 한 때 주변에서 화제가 되었었다. 지인의 소개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열애를 했기 때문. 눈이 안 보이는 대신 그들은 마음과 마음으로 인터넷을 통한 뜨거운 교감으로 마침내 결혼에 골인했다.  
 
"작품을 구상하고 실제 쓰기 시작하면 아내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는 편입니다. 어느 날 아내가 리버를 읽다가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제 아내가 보기에는 아주 여려 보여도 눈물이 그리 흔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 때 아내가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이거 잘하면 작품이 나오겠구나'하고 생각했지요. 하하!"

 
부인인 전 영미씨가 초고를 읽고 감동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신작가. 그는 지난 9월에는 교보문고 재오픈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벤트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지난 9월 11일, 교보문고에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초대되어 갔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아동들에게 새로나온 신간을 점자책과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선물하고 또 작가가 직접 시각장애인 아동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읽어주고 아동들과 대화하는 자리였지요.
저 말고도 노경실 작가님을 비롯해 모두 여섯분의 작가가 참석했는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현재 벌이고 있는 '소리책 나눔터' 사업의 홍보를 위한 행사였지요. 소리책 나눔터는 시각장애인도 신간을 바로 읽을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올 4월에 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지금까지 시각장애인들이 책을 읽으려면 점자책이나 녹음도서, 그리고 전자파일을 컴퓨터나 전용기기를 통해 읽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시각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컨텐츠들이 제작 기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빨라도 1개월이나 어떤 경우에는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모든 도서가 이런 시각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컨텐츠로 만들어 지지도 않습니다. 실제 몇 년 전에는 방송통신대학에 재학하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교과서를 수업이 시작하고 몇 달이 되어도 구하지 못해 대학 당국에 텍스트 파일을 제공하라며 몇 개월간 어려운 싸움을 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과정에서 소리책 나눔터가 시작된 것이지요. 새로운 책이 나오면 출판사나 작가가 이를 국립중앙도서관에 파일 형태로 기부하자는 운동입니다. 이렇게 파일이 기증되면 시각장애인용 컨텐츠, 즉 점자책이나 전자책, 데이지도서 등을 아주 쉽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노경실 작가의 '숙제 귀신을 이긴 아이'를 1호로 현재는 약 100여권의 책이 기부되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제 작품 <리버>도 이렇게 국립도서관에 기부를 하여 점자책으로 만들어졌고 한국점자도서관에도 기부하여 녹음도서 형태의 일종인 데이지도서로 만들어졌습니다.

교보문고 행사에서는 다른 작가님들은 모두 직접 아이들에게 자기 작품을 읽어 주었으나 저는 아직 점자도 모르고 책도 읽을 수가 없어서 가수 유열씨가 대신 읽어 주었지요. 초대된 아이들에겐 훨씬 좋은 기회였을테지만요. 그날 초대된 시각장애인 어린이중 몇 명과 부모님들이 시각장애인 작가가 있다는 것에 많은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책임이 무거워짐을 느꼈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일본에 살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도 물었다.
 
"저는 그동안 사회가 변화하려면 시스템이 변하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고요. 하지만 시스템의 변화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먼저 사람들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한국도 세계의 위치에 걸맞게 장애인에 대한 각종 정책이나 복지 제도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운용하면서 조금 세심한 부분까지 살피면 더욱 훌륭한 제도로 발전할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곤 하지요.

우리나라와 일본을 단편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문화가 다르고 사회적 인식도 다르니까요.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으로서 식사를 할 때는 일본이 매우 편하지요. 왜냐하면 일본은 개개인에게 따로따로 상차림이 나오는 문화니까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냄비나 커다란 접시를 앞에 놓고 각자 먹는 스타일이 많아서 시각장애인들은 조금 불편하거든요. 반대로 은행에서 일을 볼 때면 일본에선 숨이 막힐 지경이 됩니다. 세금하나 내려고 해도 '본인이 이름을 쓸 수 있는가? 없다면 은행직원이 써도 되는지 확인하고 처리해주겠다. ' 뭐 이런식으로 1,2시간 지체하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니까요.

이렇듯 문화가 다른만큼 느끼는 바도 다르긴 한데, 솔직히 장애인이 바깥 나들이를 하는 것은 일본이 더 많은 지는 몰라도 일본 사회가 조금 더 편한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사회의식 변화와 함께 장애인도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속으로 들어가 같이 뒹굴고 호홉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뒹굴고 호홉하다 보면 서로 다른점과 같은 점을 이해해 나가지 않을까요?"
 
그가 살고 있는 집은 히로에 있는 도영주택 7층 2ldk다. 일단 현관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반들반들하게 닦아 놓은 부엌의 싱크대가 보이고 그 안으로 아이들 장남감이 수북히 쌓여 있는 거실이 바로 보인다. 엄마 아빠는 비록 시각장애인이지만 돌아가는 가정사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태어나자마자 tv방송부터 매스컴을 탄 신비는 아빠를 졸졸 따라다니며 놀아달라고 졸라대고, 이제 만 한살이 된 우람한 새벽이는 누나 뒤를 따라 엉금엉금 기어다닌다.
 
어느 가정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그런데 이 일상적인 모습이 왜 그리도 고마운지 모르겠다. 그냥 단란한 이 가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감사하고, 따뜻하게 느껴지고, 또 필자 자신도 살아가야 할 확실한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다지게 된다. 왠지 이 가족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지는 그런 마음...
 
"지금 몇 편의 작품을 구상 중인데.. 글쎄요. 역시 글쓰기는 어렵네요. 특히 저처럼 습작이 덜된 사람에겐 말이죠. 제가 쓰고 싶은 글은 가슴 따듯한 이야기,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시각장애인인 제가 글을 쓴다고 해서 반드시 장애인 관련 테마에 한정시키고 싶지 않아요. 오히려 장애인을 다루는 작품보다는 보통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욕심이 생기면 동화뿐만 아니라 소설에도 조금 도전해 보고 싶고요.

또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그냥 평범한, 그러나 꾸준히 노력하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내년부터 그는 츠쿠바 대학원에 진학한다. 현재는 츠쿠바 대학부설 맹학교 졸업반. 이 학교에는 세계에서 모인 시각장애인 유학생들이 많다. 그는 이들을 거느리고(?) 가끔씩 와세다대학 앞에 있는 한국식당을 찾아 빈대떡을 곁들인 막걸리를 즐겨 마신다.
 
그의 꿈은 글 쓰는 것 외에도, 한국에 돌아가 장애인의 편의도모를 할 수 있는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 이것은 부부 공동의 꿈이기도 하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처럼, 일반 사회속에 당당하게 홀로 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 비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 수가 있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 <리버>는, 형식은 동화이지만 실제로는 바로 어른들이 읽어야만 하는 그런 따뜻한 어른용 동화다. 앞으로 <리버>는 전자점자, 점자책, 오디오북 등으로도 출간 될 예정이다.      


▲ 점자책으로 만들어진 리버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있는 전영미씨  손    ©jpnews

▲ 신경호 씨 가족의 단란한 한 때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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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0/11 [14:35]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가슴 뭉클한 기사네요 awa20090912 10/10/11 [20:45]
유대표님 건강하시죠?
토야마 공원 옆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자주 뵜었지요. 수정 삭제
아름다운 삶, 소중하게 품고 지켜내시길. 가인 10/10/12 [11:19]
글에서 '교토대학'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아주 힘든 시절, 교토대학 교정을 유령처럼 걸어다녔던 때가 있었습니다. 부디 두 분이 꿈꾸는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한국으로 돌아오지 마세요. 그냥 자유롭게 아이들이 민족이라던가 조국이라던가 그런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가능할지 모르지만) 살아갔으면 좋겠네요. 이 땅의 지독한 편견, 그 편견이 주는 상처가 두렵네요. 수정 삭제
출판 축하드립니다 여름나무 10/10/13 [02:29]
소개글만 봐도 감동적인 작품이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저도 주변에 권할게요^^.정안인 사람들보다도 항상 더 맑은 시야로 열심히 사시는 신경호님 가족분들께 항상 좋은 일들 있으시길 바랍니다. 미래의 꿈도 꼭 이루시길 바래요* 수정 삭제
어휴~ 도와주려해도 참 ㅉㅉㅉ 최초의인디언 11/10/12 [17:55]
어휴~ 부인은 전씨집안인듯하네요. 어차피 전씨는 다 같은 일가인데..어휴~
심지어 정채봉 동화작가에 대해서......어휴 ㅉㅉㅉ 내가 샘터사로 예전에 어휴~
한숨만 나오네요. ㅉㅉㅉ 답답한 사람 ㅉㅉㅉ 편지 받았다고 답장이라도 해주었으면 내가 그렇게까지 확인전화하지 않았을거랍니다. ㅉㅉ 수정 삭제
아내가 눈물을 흘리는것을 보았다? 뭐야이거 11/10/13 [02:09]
진짜 시각장애인 맞나 의심스럽네요. 눈으로 볼수없다는 사람이 우째 아내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이거 잘하면 작품되겠다 하하하" 라고 하는 인터뷰를 하죠? 보통 시각장애인들은 눈물을 흘리는것을 보는게 아니라 우는 소리를 듣고 손으로 얼굴을 만져진다고 하거든요.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얼굴에 손을 가져다 촉감으로 판단하는데 정작 인터뷰 내용은 모습을 보았다? 심지어 사진에는 눈을 감고찍었어져있는데 2011년 10월 오마이 뉴스는 대전에서 인터뷰한 사진은 눈을 뜨고 찍은 사진이네요. 도대체 뭐죠? 수정 삭제
정채봉 선생님 팬입장에서 한마디 정채봉선생님팬 11/10/13 [02:11]
정채봉 선생님과 비교하지 마세요.
기분 나쁘네요. 수정 삭제
저 사람은 차원이 달라요~ 정채봉선생님 팬 11/10/13 [02:20]
정채봉 선생님은 자신의 삶에서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그로인해 모든 작품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녹아놓은거랍니다
그러나 저 사람은 " 이거 잘하면 작품되겠다" 라며 아내가 눈물흘리는거 보며 작품을? 차원이 다릅니다. 그러니 정채봉 선생님과 비교하지 마세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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