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어머니에게 선물하려고 뜨고 있던 털목도리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지금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초등학생의 자살이라는 측면에서도 충격적이지만, 자살원인이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심한 이지메(왕따)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부모가 주장하면서 학교 측과 심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메 자살사건이 발생한 곳은 군마현 기리슈시 시립니이사토히가시 초등학교. 자살한 12살 우에무라 아키코 양 부모님에 따르면, 1년 전 부모 수업참관 후 동급생들에게 "너네 엄마 고릴라 닮았다"며 놀림을 받기 시작해 이지메가 계속되어 "냄새나" "머리 감았냐" "쓰레기" 같은 폭언에 시달렸다고 한다.
우에무라 양은 학교에 가기 싫어했고, 사망 이틀전 학교에 갔을 때 동급생에게 "이런 때만 학교에 오냐"는 말을 듣고 다음날 학교를 쉬었다고 한다. 그리고 23일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자살 후 학교 측은 이지메에 대해 "파악하려고 노력은 했으나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지메 사실 자체를 부정,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부모는 딸의 이지메 문제에 대해서 몇 번이나 학교에 찾아가 호소했지만 그동안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우에무라 양이 이지메 때문에 학교를 자주 쉬었던 것, 학교에 제출한 작문에 "올 한해동안 즐겁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라고 씌여져있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측이 방관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우에무라 양 자살 후 16일이 지난 8일, 시립니이사토 히가시 초등학교에서는 시교육위원회가 임시회의를 열고 학교 내 이지메가 있었는지, 우에무라 양은 이지메를 원인으로 자살을 택한 것인지 진상을 규명하는 회의가 열렸다.
시교원은 전교생 5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보호자, 교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사결과를 8일 발표했다. 임시회는 우에무라 양이 늘 혼자 급식을 먹었다는 것, 동급생이 폭언을 일삼았다는 것 2가지 포인트로 학교 내 이지메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지메와 자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자살 이유는 모르겠다"며 부정하고 있는 상태다.
임시회는 담임을 바꾸거나 클래스를 바꾸는 것은 어떤지, 12살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메시지를 들을 필요가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학교 측은 우에무라 양이 속해있던 클래스가 학급붕괴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개선하려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며 교사의 지도력 부족이 원인이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학교가 내놓은 개선책으로는 수업 중 학생지도를 철저하게 할 것, 이지메 방지 매뉴얼을 책정할 것 이 두 가지 정도로, 담임교대나 클래스를 바꾸는 것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임시회의를 방청한 시민들은 학교 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이지메로 인해 자살했다는 것을 왜 인정하지 않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시교육 위원회 결과에 대해 우에무라 양의 아버지는 "왜 (우리 딸이)이지메를 당해야했는지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이지메로 인해 자살했다는 것을 학교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해불가"라며 비통한 심정을 밝히고 있다.
이지메로 인한 학생들의 괴로움이 초등학교까지 퍼져 자살까지 이르렀다는 점, 학교 측이 이지메 당하고 있는 학생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 마지막으로 학생이 자살한 후에도 이지메로 인한 자살이 아니라고 학교가 부정하고 있는 점 등으로 이 사건은 현재 일본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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