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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싫다" 연말연시 혼자인 사람들
가정문제 당사자들 위한 연말연시 '새해맞이 생명의 마을' 열려
 
시부이 테츠야
▲ 새해맞이 생명의 마을 개최식     ©jpnews

제이피뉴스 독자 여러분은 새해 첫날을 어떻게 맞이하셨습니까?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보낸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연말연시가 되면 '하켄무라(派遣村 : 실직 후 거주지가 없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연말연시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원봉사활동)'가 만들어지곤 합니다.
 
2008년~2009년 연말연시에 처음으로 생긴 하켄무라는 npo와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실행위원회를 중심으로 도쿄도 지요다구(千代田区)의 히비야 공원(日比谷公園)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금융위기로 인한 실적악화 등을 이유로 기업과 헤드헌팅업자 사이에 파견 계약 중지가 속출, 이른바 '하켄기리(派遣切り)'가 사회 문제로 대두했던 때입니다.
 
2009~2010년에는 '공설(公設) 하켄무라'가 만들어졌습니다. 정권 교체 후 민주당 정권이 긴급 고용 대책의 하나로 실업자 지원을 밝혔습니다. 도쿄도는 생활 재건에 전념할 것을 조건으로 노숙인 일 인당 2만 2천엔과 숙박지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무단 외박을 하거나 술값이나 담뱃값에 돈을 전부 써버린 이용자도 있었습니다.
 
2010~2011년에는 '연말연시 sos 전화상담'이 열렸습니다. 올해는 도쿄도가 협력을 거부해 하켄무라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일부 실업자와 노숙자를 위한 긴급 직업 상담을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 외에도 '연말연시를 가족과 보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가정 문제'를 떠안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대처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거기서 착안해 2010~2011년 '새해맞이 생명의 마을'이 개최됐습니다.

주최는 자살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돕는 임의단체 'live on'(대표 : 오카쿠 데루미, 도시샤대 4학년)이 맡았습니다. 이 단체 회원인 도도 이사오(52) 씨가 오카쿠 씨와 대화하고 있던 도중, "연말연시에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라고 얘기가 나온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도도 씨는 초등학교 무렵,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집 근처 시설에 맡겨졌습니다. 5형제의 장남이었지만 매일매일 '어째서 형제 중 나만 괴로워해야 하는거지?'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 도도 씨는 사람 사이의 인연 고리를 끊게 됐습니다.
 
"항상 고독했습니다. 집에 있는 것이 즐겁지 않았고, 부모님의 애정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도도 씨는 자살미수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정말로 '죽자'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는가 하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인연이 일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 단념했다고 합니다. 
 
이 단체의 다른 회원 도모 씨(32)는 어머니로부터의 받은 '일상생활의 폭언'이 괴로웠다고 합니다. 신체적인 학대는 '상처'가 눈에 보입니다. 그러나 언어폭력은 상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다뤄지곤 합니다. 그래서 더욱 주위의 이해를 받지 못했던 것도 있습니다.
 
그녀는 '어른 아이(adult children)'라는 이름의 가정 문제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자기 구제 그룹에 다녔던 시기도 있습니다.
 
"(자기 구제 그룹에서는) 서로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반복적으로 듣게 되면 서로 힘들어집니다. 이 곳(새해맞이 생명의 마을)에서는, 그런 사연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이 좋습니다. 저희와는 사정이 다른 사람과도 이야기할 수 있구요."
 
연말연시는 여러 가지로 가족을 의식하는 시기입니다. 가족 관계가 나쁜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는 나라의 행정 서비스 외 복지·의료·심리 관련 창구는 모조리 업무를 중단합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살 사망률이 높은 나라입니다. g8 중에서는 러시아에 이어 2번째. 미국의 2배, 영국의 4배입니다.
 
연말연시의 자살 사망자가 유달리 많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그들의 고독감을 달래줄 수 있는 대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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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1/05 [18:49]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저런 프로그램이 부족함 좋네요 11/01/06 [15:08]
신경정신과를 정신병원으로 보니; 수정 삭제
서로 자살하는 환경이 조금 틀린듯 한데요. 유희천사 11/01/13 [02:01]
일본은 특유의 폐쇄성으로 소통이 끊긴 후 혼자서 썩어들어가는 형태이고,
우리나라는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패배하여 도퇴되다가 역시 혼자 썩어들어가는 형태이고.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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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이 테츠야(39, 渋井哲也)


1969년 10월생. 저널리스트 겸 논픽션 작가. 도요(東洋)대학 법학부 졸업후, 나가노(長野) 일보에 입사(98년 퇴사).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집단 자살, 소년범죄, 젠더, 이지메, 성매매, 폭력, 인터넷 중독등이 주요 테마.


"인터넷 중독을 조심하라"(전3권), "절대약자", "웹 연애", "내일 자살하지 않겠어요?"등 약 20여권의 논픽션을 저술했으며,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의 Bar HANA라는 원샷바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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