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어(실행 위원장 :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慎太郎) 도쿄도지사)'가 흔들리고 있다. 작년 12월 가결된 도쿄도 조례 개정에 따른 반발로 관련사들의 출전 취소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노골적 성묘사는 규제해도 돈은 벌겠다?) 행사 실행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올해 예상되는 출전 기업 수는 작년보다 약 40% 감소한 153개사, 부스 수는 약 20% 감소한 491개다. 그러나 문제는 수의 감소 뿐만이 아니다. 인기 만화 시리즈를 발간하는 '코믹 10사회' 소속 출판사들이 모조리 이번 행사를 보이콧해 행사의 '질 저하'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단샤(講談社), 슈에이샤(集英社), 쇼우갓칸(小学館) 등이 참여한 코믹 10사회는 도쿄도의 개정안에 반발해 2010년 12월 10일 "올해 애니메이션 페어에 협력과 참가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내용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인기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등을 보유한 가도가와 서점(角川書店)은 관련사들과 실행 위원회를 조직해 도쿄도 행사와 같은 일정(2011년 3월26~27일)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幕張メッセ)에서 '애니메이션 컨텐츠 엑스포' 개최를 결정, 도쿄도와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심산을 나타냈다. 따라서 2010년 13만 2,000명 이상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으며 올해 목표 방문객 수로 14만명을 공표하며 기록 경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도쿄 애니메이션 페어는 이번 사태로 인한 방문객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어'와 '애니메이션 컨텐츠 엑스포' 중 어느 쪽이 '승자'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일단 만화 원작 출판사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반드시 '한 배'를 타리란 보장이 없고, 어떤 회사가 어느 쪽 행사에 출전하는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도쿄도의 이벤트에 불참가를 표명한 출판사 가운데 아직 행사 실행 위원회 사이트의 기업일람에는 표시된 채 있는 회사들이 많다. 많은 수의 회사들이 정식 탈퇴신청을 하지 않은채 추이를 지켜보며 '간 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팬들 사이에서는 "대체 어떤 회사가 어디에 참가하는거야?"라는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 일본 인터넷 상에는 도쿄 애니메이션 페어의 참가사가 표시된 공개 포스터를 누군가가 임의로 수정한 포스터가 돌아다니고 있다. 포스터에는 참가가 불확실한 만화 캐릭터의 얼굴이 지워지고 없다.
▲ 일본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도쿄 애니메이션 페어 포스터 ©jpnews | | 도쿄 애니메이션 페어 실행위원회는 현재 새로운 포스터를 만들고 있다. 동시에 확정된 행사 참가사를 2월 초순무렵 공식 사이트에서 공표할 예정이다. 실행위원장인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는 출판사들의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오기 싫으면 안와도 좋다. 내년에 울상짓고 다시 올테니"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명한 상황이다. 개정안 통과와 함께 마찰이 지속되며 결국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은 도쿄도와 대형 출판사 사이의 '진검 승부'에 열도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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