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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엔 떡국, 일본은 김밥 먹는 날?
에호마키, 김 소비량 늘리려 시작된 이벤트가 일본 전국 유행으로!
 
안민정 기자
2월 3일 한국은 설날이지만, 일본에서는 절분이라는 명절을 쇤다.

절분은 원래 계절의 시작을 가리키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 각각 전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본에서는 입춘 전날에만 절분을 쇠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공휴일로 정해진 날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집안의 중요행사로 생각하고 절분을 기념하는 가정이 많다.

절분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마메마키(豆まき)'라 불리는 것으로, 그 해의 띠에 해당하는 사람이나 집안의 가장이 도깨비 역할을 하고 가족들이 도깨비에게 볶은 콩을 뿌리면서 잡귀를 쫓는 액막이 행사다.
 
옛날 일본 사람들은 도깨비가 재해와 병을 가지고 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도깨비가 싫어하는 콩을 뿌리면 재앙을 쫓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도깨비를 쫓고 나면 방안에 흐트러진 콩을 자신의 나이 수만큼 주워먹는다.
 
일본인들은 절분을 정월 이후 처음으로 가족이 맞이하는 큰 명절이라고 생각해서, 1월 말 즈음이면 수퍼 곳곳에 절분 상품들이 늘어서게 된다. 도깨비 탈을 팔기도 하고 마메마키 용 콩, 콩과자가 잔뜩 판매된다. 그 중에는 콩으로 방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낱개 봉지 포장된 콩을 팔기도 해 인기를 끌고 있다.  

▲ 절분 근처가 되면 일본에서 이런 콩 특집코너를 어디서나 볼 수 있다     ©jpnews

절분 전통행사가 마메마키라면 요즘 절분 트렌드는 뭐니뭐니해도 에호마키(恵方巻き, 김초밥)다.

오사카를 비롯한 관서지방에서 시작된 절분 에호마키 풍습은 최근 5~6년 사이 도쿄에서 큰 인기를 끌며, 마메마키보다 더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에호마키란 한국 김밥보다는 좀 굵은 듯한 김초밥을 말하는 것으로, 한자그대로 그 해의 이로운 방향을 바라보며 먹으면 복이 찾아온다고 믿는 풍습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에호마키를 먹는 방법으로, 아무리 굵은 에호마키라도 잘라 먹으면 안되고, 먹는 동안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 김초밥은 원래 복을 불러들이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자르지 않는 이유는 '인연을 자르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굵은 에호마키는 자르지 않고 묵묵히 먹어야 한다     ©jpnews / 코우다 타쿠미

일본 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가 지난 27일 발표한 일본인의 절분 습관에 따르면, 절분에 콩을 뿌리며 마메마키를 하는 사람보다 에호마키를 먹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수도권, 나고야권, 한신권 등 3개 대도시권역에 사는 4,094명에게 조사한 결과, 지난해 절분에 '에호마키를 먹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47.6%였고, 마메마키를 했다는 사람은 43.7%로 근소한 차이로 에호마키를 먹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

특히, 에호마키가 시작된 관서지방에서는 절분에 에호마키를 먹었다는 응답이 70.7%로 조사돼 마메마키와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방에서도 에호마키를 먹었다는 응답은 36.5%로 단시간 내에 에호마키 트렌드가 일본 전국에 침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호마키는 원래 에도시대부터 오사카 지역에 있던 풍습을 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어느 단체가 부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대부터는 각 유통회사에서 에호마키 선전활동을 하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간은 도쿄에서도 백화점, 수퍼, 편의점 등에서 절분 대표 음식으로 취급하기 시작해 절분 명절음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에호마키가 일본인 생활에 깊숙이 침투하자 이 시기에는 김초밥처럼 둥글고 길게 말린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잘 팔리기도 한다. 생크림을 넣은 롤케이크나 돌돌말린 빵, 과자 종류가 등장하기도 하고, 원래 해산물류나 계란말이, 무절임 등이 들어가는 김초밥 내용물을 바꿔 샐러드말이가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일본의 초콜릿기업이 초콜릿을 팔기 위해 발렌타인데이를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하는 날'로 마케팅하여 한국에까지 정착시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번에는 김밥 먹는 날을 유행시키지 않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 백화점에서도 인기상품인 에호마키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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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2/02 [14:26]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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