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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무차별 살인예고의 숨겨진 사연
범인 친형, 동생 체포된 뒤, 일본판 '지식in'에 고민글 남겨
 
이지호 기자

'동생이 살인 예고를 해서 체포됐습니다. 제 탓입니다'
 
무차별 살인을 예고하는 게시글을 올려 체포된 범인의 친형이 17일 오후, 신주쿠에서 칼을 들고 난동을 부려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그의 심경이 담긴 게시글이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2월 11일 오후 9시 신주쿠 신미나미 출구 앞에서 무차별 살인을 감행하겠다'는 살인예고가 일본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2ch'에 게재되었다. 아키하바라에 이은 또 한 번의 무차별 살인사건이 예고된 이 게시글은 한일 양국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예고 당일인 11일, 현장에는 다수의 경찰, 구급차, 보도진이 출동하는 긴장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반드시 실행한다'는 살인예고와 달리 범행은 일어나지 않았고, 스스로 20대 후반이라고 주장하던 범인은 중학교 3학년 학생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현재 위력업무방해죄로 체포된 상태다. 
 (위력업무 방해죄: 어떤 위력을 내세워 업무를 방해하는 죄, 징역 3년 이하 혹은 50만 엔 이하 벌금형)

한편, 범인 체포후 일단락된 듯 했던 이 사건은 그의 친형(19)이라는 사람이 나타나며 다시 한번 열도를 발칵 뒤집었다. 지난 17일, 중 3학생의 친형은 살인예고를 했던 신주쿠 신미나미 출구에서 칼을 마구 휘두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된 후, 그는 근처 파출소에 출두해 책상 위로 칼을 던지며 "다 죽이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조사과정에서 그가 '신주쿠 살인 예고 사건' 범인의 친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그는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동생의 사건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었다.
 
과연, 그는 어떤 심정으로 사건을 일으켰을까? 동생이 체포된 것에 대한 분풀이? 동생에 대한 애정? 의혹이 증폭되고 있던 가운데, 18일 친형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게시글이 발견됐다. 
 
 '살인 예고'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이 글은, 동생이 체포된 지 이틀 지난 13일에 게재됐다.


 아래는 살인예고 사건 범인의 친형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의 전문. 
 
동생이 살인예고를 하여 체포됐습니다.
제 탓입니다.
저는 죽고 싶습니다.
제가 동생을 궁지에 몰아 넣어 이 지경이 됐습니다.
역시 저는 죽어야 할까요?
현재 저는 동생과 함께 살고 있지 않습니다만, 전 백수 상태로, 제 스스로도 '내가 뭔가 사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동생이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4년 전, 싫다는 동생을 데리고 무리하게 신칸센(일본의 고속철도)을 타고 길을 나선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비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 동생은 일본 각지에 가출을 반복하게 되어, 경찰에 붙잡히고는 소년 보호시설에 들어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아버지는 로리타 컴플렉스로, 집안에서 횡폭하게 굴었고, 저도 동생도 공포에 휩싸여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가족이었습니다.
이것은 저와 동생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책임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역시 책임을 지고 자결해야 하나요?
 
'동생이 살인예고를 해 체포됐습니다'라는 글귀로 시작된 이 글에서, 그는 자신의 동생의 비행이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고 있었다. 특히 아버지의 폭력으로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났던 상황을 고스란히 적어내고 있다.
 
과연 형은 동생이 비뚤어진 것에 대한 자책, 그로 인한 심적 동요로 어린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수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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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2/18 [15:12]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너무 가엾어요 아.. 11/02/21 [11:35]
결국 아버지 잘못을 왜 동일하게 피해자인 형만이 자책하며 감싸주는지
아직 순수한 형제애에 희망을 걸어봅니다..동생이 힘들더라도 형의 애정으로 위로받았으면 하네요. 형제를 함께 보살펴줄 보호자나 멘토가 필요하군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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