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보기
변진일 ㅣ 김상하 ㅣ 정대성 ㅣ 최경국 ㅣ 홍유선
섹션이미지
구로다 후쿠미
변진일
유재순
김상하
시부이 테츠야
정대성
최경국
홍유선
회사소개
회원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광고/제휴 안내
사업제휴 안내
소액투자
기사제보
HOME > 칼럼 > 시부이 테츠야
글자 크게 글자 작게


日 '즉석만남카페 살인사건'의 슬픈 전말
'대화상대'를 원했던 그와 '돈'을 원했던 그녀, 만남의 끝은 비참했다
 
시부이 테츠야
2010년 9월, 도쿄 이케부쿠로의 한 러브호텔에서 여대생(22)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체포된 범인은 지인 남성(72)과 함께 시부야 경찰서에 자수한 콘노 마사미(무직, 29) 피고였습니다. 지난 2011년 2월 18일, 도쿄 지방법원은 그에게 징역 14년(구형 16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낯선 남녀가 '조건'에 맞는 상대를 찾을 수 있는 '즉석 만남 카페'를 통해 발생한 첫 살인사건입니다. 즉석 만남 카페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석 만남 카페'가 일본에 처음으로 출현한 것은 5년 전입니다. 초기에는 이케부쿠로와 요코하마에 위치한 카페에 여고생이 출입하는 사실이 적발돼 '원조교제의 온상'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이후 일부 지자체가 18세 미만이 출입할 수 없도록 청소년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의 경우, '즉석 만남 사이트 규제법'이 있어 사이트를 개설하려면 등록이 필요하지만, '즉석 만남 카페'는 지자체의 규정이 서로 달라 통일된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난립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풍속업 규제법' 적용 대상에 포함돼 전국적으로 규제, 관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카페 안에서 남녀는 서로 다른 방에 출입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들어간 방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남성 측 방에서는 거울을 통해 여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성이 맘에 드는 여성을 지명하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이야기가 통한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 데이트를 합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0년 9월 25일 심야 0시경, 두 사람은 카페에서 나와 가까운 술집으로 향했습니다. 피해 여대생은 '시간당 1만엔'이라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둘은 술집에서 2시간가량 함께 있었기 때문에, 피고는 여대생에게 2만엔을 건넸습니다.
 
술집에서 나온 여대생은 '호텔 3만, 노래방 1만'이라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고, 피고는 호텔을 선택합니다. 수중에 현금이 없었던 그는 카페에서 불과 100m 떨어진 자택에 들러 돈을 챙기고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 들고 호텔로 향합니다.
 
성관계를 맺은 후 여대생이 샤워하고 있을 때, 피고는 자신의 지갑에서 1만엔이 사라진 사실을 눈치챕니다. 이를 여대생이 훔쳤다고 생각한 피고는 샤워 중이던 그녀를 살해 후 도주합니다.
 
오전 4시 43분. 피고는 자택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6시 35분 다시 자택을 나와 요코하마로 향합니다.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주변을 방황하던 그는 한 호텔에 들어가 지인 남성에게 전화를 합니다. 이후 시부야에서 지인 남성을 만난 피고는, 남성의 설득에 자수를 결심합니다.
 
 

나는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사건 현장 주변을 걸었습니다. 범인의 집, 카페, 사건 현장 호텔은 모두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범인은 왜 집에서 가까운 장소를 선택한 것일까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무직이었던 범인이 월세가 비싼 역 근처에 살고 있는 사실에도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두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피고와 지인 남성과의 관계입니다. 20대 피고와 70대 지인 남성은 어떤 관계에 있었으며, 피고는 왜 이 남성의 말을 듣고 순순히 자수를 결심했던 것일까요.
 
모자 가정이었던 피고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괴로워했습니다. 기독교 계열의 신흥 종교를 믿었던 어머니는 피고의 일상생활을 통제했다고 합니다. 종교 행사에 강제로 끌려가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중학교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반발하기 시작해 고등학교를 중퇴, 도쿄에 일자리를 찾아 상경합니다.
 
피고와 지인 남성이 만난 것도 그 무렵입니다. 도내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두 사람은 고향이 같다는 것을 계기로 의기투합합니다. 당시 집이 없어 떠돌던 피고에게, 부동산업을 하고 있던 지인 남성은 빈방을 빌려주기도 합니다.
 
지인 남성은 필자의 취재에 다음과 같이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나 자신도 가난했던 시기가 있었고, 여러 사람으로부터 신세를 졌습니다. 그래서 곤란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픈 마음이 듭니다. 콘노(피고)도 그랬습니다. 미워할 수가 없었죠."
 
그는 또, 사건이 발생할 무렵, 피고의 우울증 증세를 걱정해 아는 병원을 소개해준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미뤄보면 두 사람은 관계는 각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인 남성은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건의 법정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증언하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른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콘노가 저에게 살해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줬습니다만, 굉장히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는 일을 할 수 없는 몸이었어요. 몸이 굉장히 약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지갑 속에 1만엔이 없어진 사실을 눈치채고 '당장 내일 생활비는 어떻게 하지'란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제가 법정에서 증언한다면 '범인의 죄를 가볍게 하려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더군요."
 
피고에게 자수를 권했던 것도 지인 남성입니다. 피고는 "자살을 해야 하나, 교도소에 가야 하나"라며 지인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검찰 측에서 밝힌 진술서에 따르면, 26일 오후 5시경 피고는 지인 남성에게 전화를 걸었고, 오후 6시경 두 사람은 시부야에서 만났다고 합니다.
 
또 하나 신경 쓰이는 점이 피고와 죽은 여대생과의 관계입니다.
 
사건의 계기는 피고가 지갑에 있던 1만엔이 없어졌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판결문에서는 피해 여대생이 1만엔을 훔친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피고가 '여대생이 1만엔을 지갑에서 빼 갔을 것이다'라고 믿어버린 것은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피해자는 유족의 진술 조서나 언니의 증언, 어머니의 최종 진술 등으로 미뤄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여대생이었습니다. 단지, 아버지가 전직한 것을 계기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아르바이트 수단으로서 '즉석 만남 카페'를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꿈은 자신이 만든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에서도 의상 관련 전공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대학교 3학년 무렵 "모르는 남자와 대화하는 것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는 최종 진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딸이 그런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딸을 만나 사과하고 싶다."
 
그녀의 아버지는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전직한 것을 후회하며 자신을 계속 탓하다가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합니다.
 
사건이 벌어진 그날, 단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피고와 "집에 손을 벌리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한 여대생의 만남은, 비참한 살인사건으로 귀결돼 버렸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현장)
 

 

ⓒ 일본이 보인다! 일본전문뉴스 JP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입력: 2011/02/23 [13:50]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살인의 동기랍시고 억지로 주장하지 않는 것이 어떨지... sursursur 11/02/23 [18:01]
돈으로 그 여자의 시간을 샀다.
굉장히 쿨하지 않은가?
매춘이란 질척한 감정이 개입하기에는 지나치게 건조한 관계다.
그런데, 1만엔을 훔쳤다고 의심해서 다투다가 살인?
가게에서 또는 통판에서 물건을 샀는데 덤티기를 썼다고 생각해서 흥분할 수는 있지만
그게 살인으로 이어진다는 상상은 극단적으로 그로테스크하지 않은가?
대화를 나누는데 상대방의 말이 종잡을 수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격이다.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연재소개 전체목록
시부이 테츠야(39, 渋井哲也)


1969년 10월생. 저널리스트 겸 논픽션 작가. 도요(東洋)대학 법학부 졸업후, 나가노(長野) 일보에 입사(98년 퇴사).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집단 자살, 소년범죄, 젠더, 이지메, 성매매, 폭력, 인터넷 중독등이 주요 테마.


"인터넷 중독을 조심하라"(전3권), "절대약자", "웹 연애", "내일 자살하지 않겠어요?"등 약 20여권의 논픽션을 저술했으며,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의 Bar HANA라는 원샷바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당했다 "중국을 믿지마라"
日 대학생 자살 부르는 '이것', 해법은?
공무 외 재해? 한 여교사의 자살
日 '즉석만남카페 살인사건'의 슬픈 전말
아키바 살인 재판 "그 곳에 진실은 없었다"
日 아이들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까
日 프리랜서 기자, 기자클럽에 선전포고
기존 미디어와 프리랜서 기자, 갈등의 골
"가족이 싫다" 연말연시 혼자인 사람들
노골적 성묘사는 규제해도 돈은 벌겠다?
日 노골적 성묘사 만화 규제, 가능할까?
日 24세 남성 자살 생중계, 왜 그랬나
일본 가족은 앞으로 바뀔 수 있을까?
日 '캬바쿠라 성지' 시위, 효과는?
'가상 청소년' 성행위 묘사 금지에 반대!
가난해서 자살한다? 꼭 그렇지 않아!
일본 언론의 황당했던 대(大)쓰나미 보도
日, 올림픽 선수 복장으로 품격 소동!
日, 생각보다 심각한 아이들 빈곤문제
日 정부, 일본판 '미디어법' 규제하나?!
최근 인기기사
일본관련정보 A to Z
  회사소개회원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 ㅣ 광고/제휴 안내사업제휴 안내소액투자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한국> 주식회사 올제팬 서울 송파구 오금로 87 잠실 리시온 오피스텔 1424호 Tel: 070-8829-9907 Fax: 02-735-9905
<일본> (株) 文化空間 / (株) ジャポン 〒169-0072 東京都新宿区大久保 3-10-1 B1032号 
Tel: 81-3-6278-9905 Fax: 81-3-5272-0311 Mobile: 070-5519-9904
Copyright ⓒ JP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info@jpnews.k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