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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트랜스포머' 본고장 日서 외면 이유
헐리웃의 세계화전략과 일본시장, 그리고 한류?
 
김봉석 (문화평론가)
<트랜스포머2>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봉 10일 만에 2억 6873만달러를 벌어들였고, 해외에서 거둬들인 3억달러 상당을 포함하여 이미 총 5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에서도 개봉 12일만에 500만 관객이 <트랜스포머2>를 보았고, <트랜스포머>가 세웠던 외국영화 최대 관객수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트랜스포머2>가 유일하게 고전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미국과 함께 <트랜스포머>의 고향이기도 한 일본이다. 

개봉 첫 주에는 불량 고교생들이 야구부를 재건하는 내용의 드라마 극장판인 <루키즈:졸업>에게 밀렸고, 다음 주에는 <에반게리온:파>가 개봉하면서 3위로 밀려나 단 한 주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로봇 애니메이션의 본고장이라고 할 일본에서, 왜 로봇 실사영화인 <트랜스포머>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일까? 일단 생각할 수 있는 이유로는, 일종의 텃세가 있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고질라>를, 일본의 <고지라> 팬들이 혐오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지면, 대부분의 경우는 원작의 설정과 캐릭터 등이 단순화되기 마련이다. 원작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어필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보편적인 설정을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원작의 팬들은 싫어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좋아했던 독특한 요소들이 어설프게 각색되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트랜스포머>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미국주의를 노골적으로 내세우는 것 역시 원작의 팬들에게는 불쾌한 일이다.

또한 <트랜스포머2>는 지금 한국이나 미국의 평론가들에게 스토리가 너무 뻔하다고 지적을 받고 있다. 오로지 스펙터클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관객들은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야기가 다소 어설퍼도, 단순한 구성으로 호쾌한 액션이 벌어지는 영화를 선호하는 것이다. <터미네이터4>도 한국에서 유독 잘 되었고, 마이클 베이의 <아일랜드>는 거의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성공했다.

 
일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해외 영화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다. <캐리비안의 해적>에는 멜로, 액션, 코미디, 미스터리, 신화, 모험 등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다. 일본인들은 그런 아기자기한 영화를 좋아한다. <트랜스포머>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그렇지 않는 나라도 있기 마련이다. 액션과 에로는 만국공통어라고 하지만, 똑같은 액션이라도 받아들이는 데에는 저마다 차이가 있다. 


▲ 트랜스포머    

할리우드는 이미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2차 대전 후, 미국에서는 자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퍼뜨리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경제적 지원과 함께 미국 문화까지 함께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던 것이다. 미국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 등을 광범위하게 전파시켰고 동시에 미국의 대중문화는 중학생 이상이면 이해할 수 있도록 더욱 단순화되었다. 그 결과 팝송과 할리우드 영화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다. 어떤 나라건, 할리우드 영화와 팝송은 환대받아 왔다.

하지만 미국 이외 국가의 대중문화가 다른 나라로 전파되기 위해서는 여러 장벽을 거쳐야 한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그들의 표정과 제스처만 보아도 어떤 상황인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제 3세계의 영화를 본다면, 그들의 관습을 알아차리는 데만도 시간이 걸린다. 무엇이든 익숙해지고, 편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미국에서 홍콩영화가 주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십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60년대부터 차이나타운에서 홍콩영화가 상영되고, 그것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점차 흑인 타운에서도 상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80년대에는 비디오로도 꾸준하게 발매되면서 마침내 <홍번구> <와호장룡> 등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리버 스톤, 쿠엔틴 타란티노, 워쇼스키 형제 등 홍콩 무술영화에 반한 할리우드 명사들도 생겨났다. 그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야만, 한 나라에서 다른 문화가 주류가 될 수 있다. 일본의 한류도 마찬가지다. 그냥 영화 몇 편 상영하고, 드라마를 방영한다고 바로 한류가 일본 대중문화의 주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의 한류는, 이제 겨우 주류 시장에 약간 고개를 들이민 정도다.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도 80년대 홍콩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cf에 주윤발, 왕조현 등이 출연하고 tv 버라이어티쇼에도 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한때였다. 계속해서 좋은 홍콩영화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붐은 금방 식었다. 일본에서의 한류도 마찬가지 길을 걸을 수 있다.
열광적은 팬은 있지만, 그래서 소수 마니아 시장은 존재하지만 주류에서는 멀어질 수 있다.
 
한류는 이미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얼마 전 한 조사에서 배용준, 이병헌, 원빈 등 한류 스타들의 출연작에 대해 통계를 낸 적이 있었다. 한류 스타들은 약 1.7년에 한 편 정도의 작품에 출연하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일본에 한류를 팔고 싶어도 작품이 없다는 말이다. 한류 스타들은 일본에서 작품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히트작 하나만 가지고 사인회니 콘서트니 cf니 하면서 돈만 긁어모으려 했던 것이다.

한류가 일시적인 붐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트랜스포머>와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서로 다른 것처럼, 각자의 취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한국에서 성공했으니까 일본인도 좋아할 거야, 라는 순진한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한국에서 천만관객을 동원했던 영화들은 대부분 일본에 가면 아트하우스 영화로 취급받는다.

 
한국인이 <괴물>을 보고 좋아했던 이유는,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순들을 노골적으로 풍자하고 뒤틀었기 때문이다. 그걸 다수의 일본인들이 이해하기는 힘들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크게 히트한 대중 영화가 한국에서 성공하기는 힘들다. 할리우드 영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영화는 자국 국민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자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신들의 코드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국문화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선, 각자의 방식에 맞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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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7/14 [00:08]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한국인인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는군요... 오대오 09/07/14 [10:39]
김봉석 님의 말씀대로 전 "이야기가 다소 어설퍼도, 단순한 구성으로 호쾌한 액션이 벌어지는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임이 분명합니다. 어제 영화관에 가서 시간이 맞지 않아 보진 못했지만, '트랜스포머2'를 보고싶어했고, '캐러비언의 해적'은 영화관에 가서 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옛부터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나'와 '상대방'을 아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절감해보게 됩니다. 새삼 객관적으로 일본과 세계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자각을 했습니다. 기사, 감사합니다*^^* 수정 삭제
일본을 트랜스포머의 본고장으로 보는건 aggressiver 09/07/15 [03:14]
좀 무리 아닐까요?
완구류로 일본에서 먼저 등장한건 일본이지만
스토리를 가지고 극화된건 미국이고 미국에서 가장많이 만들어진걸로 알고 있는데요
일본에서 보기에 일본것이라 친숙할텐데 안본다는 아닌거 같습니다. 수정 삭제
트랜스포머2 다른건 모르겠는데요.. 꼬부기 09/07/15 [13:00]
마케팅이 짱인듯..영화개봉전부터 계속 동영상 올라오고, 인터넷사이트 여기저기 봐도 광고에 기사에, 사이트 여기저기서 검색순위 10위권내 자주 오르고, 왜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되더라고요...트랜스포머1 보고 2는 별로 관심 없었걸랑요, 성공이유가 다른 사람들의견도 그렇고 마케팅일꺼라는...광고가 양으로 최고였음. 수정 삭제
마케팅의 승리 강남 09/07/15 [13:24]
우리 관객들이 마케팅에 놀아나는 건 아닐까요
tv에 나온 맛집앞에 줄을 서고
실제 내용을 음미하기 보다는 남 얘기에 쉽게 움직이는 습성
수정 삭제
본고장과흥행성 동민e 09/07/15 [17:35]
본고장이라고 꼭, 그 작품이 흥행하리란 법은 없죠..만든 건 일본이지만, 그걸 소재로 사용한 것은 미국이니까,미국의 재미의중점이 다를거라 봅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상영을 하겠다만은..일단 목표는 국내일테니까요~
"화려한 액션 & 만화 시청자들의 기대감"이란 공통점으로
흥행성공한 나라도 있을테고,실패한 나라도 있을 법도 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냥 흥미있으면 보고 없으면 안 보는거죠 헤헤~

현재 일본 유학생인데, TV보면 해리포터-혼혈 왕자 광고는 봤어도, 트렌스 포머2에 관한건 못 본 것같아요..

이런 것도 꽤나 문제인듯~ 수정 삭제
트랜스포머나 스피드레이서나 정작 애니메이션화 한 것은... ... 09/07/15 [20:44]
트랜스포머나 스피드레이서나 정작 애니메이션화 한 것은... 한국계 미국인인데 말입니다...
트랜스포머냐 스피드레이서냐 하는 취향차이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는 취향 차이라고 봐야...중국의 영화가 일단 무조건 스케일이 커야 성공하는 것처럼, 각 나라마다 취향이 다른 정도로 해석해야하지요. 수정 삭제
그렇습니다 난그래 09/07/16 [07:28]
그나라의 유행은 그나라 사람만이 알수있는것이지요...미국에서 대히트쳤다고 일본에서 히트치고 한국에서 히트치고 전세계에서 히트치는것은 절대 아니죠...각국마다 국민들이 공유하고있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대히트한 친구나 태극기 휘날리며가 외국에서 개봉해도 별 인기를 못 끄는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다루고 싶은것은 민족 특유의 문화선호도가 아니라 일본사회의 갈라파고스화 현상입니다. 트랜스포머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흥행을 할수있었던 이유는 트랜스포머란 영화의 특수성과 우수성 때문이지요. 우수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낸 완벽한 로봇들의 싸움씬들...그것은 현재 헐리웃이 아니면 만들어낼수 없는 영상입니다. 현실세계에서는 볼수 없는 것을 인간의 눈으로 직접 경험할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니까요...이것이야말로 트랜스포머가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박스오피스1위를 휩쓸고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일본은??...일본인들은 그것을 볼수가 없는 것이지요...우수한 것을 우수하다고 느낄수가 없는 것입니다. 자신들만의 틀에 갇혀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 논리 비약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런 갈라파고스화 현상은 비단 영화뿐만이 아닙니다...아이돌 음악시장을 예로 들면 정말 세계표준과는 절대 맞지 않는 감성을 가지고 있는것이 일본 아이돌입니다...전 세계의 사람들이 여자에게는 섹시미, 남자에게는 남성미를 선호하고 대중에게 소비되는 이미지인데 반면 일본은 여자에게는 귀여움(소아성애 비슷한...가와이이~~)만을 남자에게는 미소년(??)의 이미지만을 대중에 소비시키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예부터 가무라고 하여 노래와 춤은 땔수가 없는데 춤은 한술 더떠서 일본은 추무이 아니라 율동으로 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일본 아이돌 음악계의 성향이 언제부터 그런방향으로 흘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일본말로 오타쿠가 아닌이상 외국인들이 그런아이돌을 보고 멋지다...대단하다..는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것입니다...그저 음악을 음악으로 춤을 춤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냥 이미지 소비입니다...어떻게 보면 아이돌에게도 일단 노래를 하는 가수라면 노래를 잘해야지하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입니다...이런 대중들의 아이돌에 대한 가혹한 잣대가 우리나라 아이돌이 전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얘기가 우리나라 아이돌로 셋네요...;;;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자산업을 예로 들면 대표적인 갈라파고스화가 휴대폰입니다.여기서도 일본만의 감성이 묻어 납니다.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휴대폰은 삼성, 엘지, 모토로라, 노키아 입니다만 일본에서는 이들 메이커의 휴대폰을그 어디에도 찾아볼수 없습니다...일본사람들의 주장은 자국산 휴대폰이 가장 우수하기 때문에 외국산폰이 안팔리는 것이다라고 합니다만...그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왜 가장우수한 폰이 일본에서만 팔리고 외국에서는 안팔리는지의 의문을 풀어야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일본에서만 그드르이 특징대로 발전한 휴대폰이 질이 뒤떨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단지 세계의 추세나 흐름과는 다르게 일본만의 휴대폰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일본을 이렇게 갈라파고스로 만들어 버렸을까요? 일본안에서만 만들고 팔아먹어도 내수가 충분하다는 것일까요?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미국은 내수가 충분하다고 자국내에서만 팔아먹진 않으니까요...아니면 오래전부터 자국에 외산품들이 침투하지 못하게 자신들만의 문화로 두터운 비관세 장벽을 만들어 버린걸까요? 이건 너무 논리비약이건같네요...그 이유까진 잘모르겠습니다...그것은 아마 일본인들도 모르지 않을까요...
일본의 갈라파고스화는 결국 일본의 퇴보로 직결될 것입니다...우물안 개구리와 같은 것이죠...인간이 근친교배를 금기시하는 이유와도 같은 것입니다..고인물이 썩는것과 같은 것입니다....조선말기 골방에서 공자왈 맹자왈하다가 잔반이 되어 부농에게 "어허 이양반아!!정신차리게!!"소리를 듣던 것과 같은 것입니다. 수정 삭제
일본 로봇 만화를 먼저 봐야 알 수 있음. 09/10/28 [13:48]
반듯이 필요한거..

1. 사람이 타야한다. 파일럿이 있어야 한다.
- 로봇과 파일럿간에 얽힌 사연이나 교감이 있으면 더 좋음.

2. 변신을 해야 한다.
- 이건 트랜스 포머도 하는 것이고.

3. 합체를 해야 한다.
- 단일 개체로는 약하지만 뭉치면 강해진다.
합체를 안하는 로봇물은 앙꼬없는 찐빵이랑 동급.

3. 될 수 있으면 근성물..
- 가오가이거, 게타로보, 마징가제트 등등 로봇만화라고 하지만
실제는 파일럿의 근성이 더 중요함.
여기에 대의를 위한 희생.. 꽃을 더 예쁘게 하는 화병 역활임.

4. 숨겨진 이야기
- 단순구도보다는 복잡다단하고 뭔가 숨겨진거. 비밀스러운것 선호함.
요건 한국도 마찬가지 인듯.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어야.. 로봇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임.

기냥 할리우드식 로봇물은 재미가 없음.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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