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뉴욕 외환 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 가치가 한때 1달러 = 76엔 25전까지 급등, 1995년 4월에 기록한 최고치(79엔 75전)를 16년 만에 크게 경신했다고 17일 니혼 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동일본을 덮친 거대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탓에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위험부담 큰 투자를 꺼리면서 국외 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엔 매수세를 크게 자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침(뉴욕시간)에 80엔대를 유지하던 엔 환율은 정오쯤부터 급등, 79엔대를 돌파했다. 이후 80엔대로 돌아왔지만, 오후 5시쯤 최고치인 79엔대를 넘어섰고 엔 매수 달러 매도의 움직임이 가속화해 단번에 76엔대까지 치고 올라갔다.
위험이 있는 투자를 꺼리게 된 국내 투자가들이 국외 투자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견해와 일본 기업과 투자가들이 국외 자산을 팔고 국내로 돌아올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헤지펀드 등 투기꾼들이 적극적으로 엔을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유럽연합 유럽위원회의 에틴저 위원(에너지 담당장관)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사실상 제어불능"이라고 언급한 것도 엔 매수세를 더욱 부채질했다.
1995년 1월 한신 대지진 후에도 엔 가치가 급등해 그 해 4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 같은 '경험적 요인' 탓에 엔 매수세가 가속화된 면도 있다. 또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손해보험회사들이 엔을 사들이고 있고 외국 재보험회사가 일본 손해보험회사에 지급하고자 엔을 사들이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재보험: 보험계약상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자에게 인수시키는 보험)
외국 외환 시장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 은행의 엔 매수 달러 매도 개입에 경계감도 강하지만 시장 불안심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은 불안정한 움직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엔고 진행은 수출 기업에는 역풍이다. 이 같은 엔고 현상의 진행은 이제 겨우 회복에 나서려는 일본 경제에 커다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17일 아침 도쿄 외환 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 가치는 정점에 도달한 뒤 약간의 내림세를 보였다. 새벽에 한때 엔 환율은 76엔 25전에 도달했으나 그 이후 엔 가치가 1달러 79엔대까지 내려갔다. 엔 가치가 전후 최저치를 경신하자 수입 기업들이 엔 매도 달러 매수 내림세를 보였다고 한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현재 시장 개입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 내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강하다.
다마키 린타로 재무관(차관급)은 "일본 투자가들이 본국으로 돈을 송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국내 세력이 국외 자산을 팔고 외화를 엔으로 바꾸려 한다는 시장의 견해들을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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