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전력이 17일 오전, 난항을 겪고 있던 후쿠시마 제1원전의 냉각작업에 착수했다고 이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육상 자위대 헬리콥터가 3호기 상공에서 해수를 투하했다. 사용후 핵연료 수조를 꽉 채우려는 것이 목적이다. 경시청 기동대의 고압방수차도 물을 뿌리는 작업을 실행한다. 도쿄 전력은 원전 부지 내 가설 전원(電源)을 설치하는 공사도 계획 중이다. 충분한 전원을 확보해 원자로 내부 냉각기능을 복구시킨다.
그런데 물을 뿌려 연료봉이 갑자기 차가워지면 또 다른 폭발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물을 뿌리는 작업이 현재 매우 중요한 만큼 사태를 해결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작업에는 육상 자위대 헬리콥터 4대가 참여했다. 사용후 핵연료 수조를 꽉 채우고자 오전 9시 48분부터 제1원전 3호기에 냉각수를 4번 투하했다. 헬리콥터 2대가 각각 5톤의 해수를 운반하고 나머지 2대가 상공의 방사선량을 감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호기 내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서는 물이 증발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수증기가 나오고 있어 작업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작업을 진행하는 자위대 헬기가 상공에서 3,4호기를 시찰한 결과,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 핵연료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는 매우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냉각 작업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냉각수가 4호기 수조에 꽉 차 있는 것이다. 특히 4호기 수조는 3호기보다 더 위험하다고 평가받아왔기 때문에 더욱 고무적이다.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 안에 있는 738개 연료 중에는 정기점검을 위해 잠시 원자로에서 옮긴 연료도 포함돼 있어 열이 매우 뜨겁다. 열 때문에 냉각수가 증발해 사라지면 연료봉이 열에 의해 녹아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기동대 고압 살수차 1대는 3호기에 물을 뿌리기 위해 현장에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3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수조는 세로 10미터, 가로 12미터, 깊이 11미터다. 비어 있는 상태에서 물을 채우려면 1,320톤의 물이 필요하다. 4호기도 같은 규모라고 한다.
한편, 도쿄전력은 제1원전의 부지 내에 가설 전원을 설치하는 공사에 착수했다. 가설 전원은 1~3호기의 긴급노심냉각장치(eccs) 등 냉각기능을 복구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복구되면 원자로 압력용기와 격납용기에 대량의 해수를 주입할 수 있게 돼 연료봉을 냉각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재 소방차 4대가 펌프를 사용해서 1~3호기 원자로 압력 용기에 해수를 주입하고 있다. 다만, 펌프의 물 주입 능력이 부족해 연료봉이 물 밖으로 계속 노출된 상황이다. 물 밖에 노출된 연료봉이 과열돼 녹을 경우, 수소 폭발을 일으키거나 방사성 물질이 외부에 누출될 우려가 있다.
도쿄전력 측은 일단 방사선량이 적은 장소를 찾아 전원차와 전원함 등 제어용 설비를 설치한다고 한다. 그리고 원자로에 물을 주입하는 장치에 배선한다. 도쿄전력은 송배전망(전기를 나눠 보내기 위하여 여러 곳에 벌여 놓은 배선 체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하고자 전력 케이블 설치공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완성은 빠르면 17일 오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