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대지진 발생 후 수도권 편의점과 수퍼에서 삼각 김밥과 컵라면 등 식료품의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패스트푸드 등 외식 업체들은 같은 식료품을 취급하면서도 순조롭게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사업 구조의 차이가 구입 상품과 물류 방식의 차가 되어 나타나면서 '명암'을 가르고 있다.
"거의 전 품목 다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고르세요."
도쿄 유락쵸의 패스트 푸드점의 종업원은 웃으며 메뉴를 보여준다. 20미터 앞에 있는 편의점의 진열대가 텅텅 빈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진 전과 거의 같은 메뉴 수를 유지하고 있다. 인기 메뉴가 품절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일은 지진 전에도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대형 외식 업체인 요시노야 홀딩즈는 후지 산케이 비지니스의 취재에
"재고는 충분히 있고, 배송 문제도 딱히 없다.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영업은 계속된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다른 외식 업체인 '와타미' 측도
"발주한 식재료는 거의 대부분 들어온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결 같이 물품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품귀 현상으로 괴로워하는 소매상들과 메뉴가 풍부한 외식 업체들. 이 차이는 왜 나는 것일까?
외식 업체의 경우, 주로 원재료를 점포에 배송, 조리하여 판매하는 사업 구조를 지닌다. 원재료는 슈퍼에서도 비교적 상품의 종류가 잘 갖춰져 있다. 가공 식품과 달리 공장의 가동 중지가 즉시 품귀현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물류 과정의 차이도 있다. 외식 업체와 같이 원재료를 직접 조달하는 경우, 원재료 -> 물류 거점 -> 점포 식의 단순한 과정을 거치지만, 가공식품의 경우는 원재료 -> 제조 가공 공장 -> 물류 거점 -> 점포 등 중간 과정을 더 거치기 때문에 대규모 재해 때엔 더욱 위험 부담이 커진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평상시라면 효율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 지진 이후에는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택지에 가까운 소규모 편의점에서는 소량 다품목 진열이 고수익의 원천이었으나, 지진 후의 수요는 주로 '다량 소품종'이었다. 냉장, 냉동 제품과 일반 제품을 1대로 운반할 수 있는 특수 트럭도 특정 상품을 대량으로 운반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 점포에 물건을 충분히 운송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외식 업체는 소매점 품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는 '사재기'와도 관련이 없다. 일부 테이크 아웃 서비스 상품도 있지만 유통 기한은 당일까지다.
"사재기할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대형 외식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지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잔고가 확보된다면 영업은 문제 없다고 한다.
다만, 외식 업계도 장기간 계속되는 연료 부족에는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점포 수가 편의점과 같은 소매점보다 적기 때문에 당분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영업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업계 관계자의 견해도 있다. 앞으로 당분간은 낙관할 수 없는 상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