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사고 여파로, 독일 녹색당이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크게 선전했다고 28일 각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27일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녹색당이 24.2%를 득표, 39%를 득표한 기독 민주연합(cdu)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사회민주당(spd)은 23.1%로 3위를 기록했다. 독일 언론을 비롯한 세계 각국 언론들이 이같은 녹색당의 선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의회 선거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보수 정권이 '올해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밝힌 바 있는 선거다. 특히 이 주는 평균 소득이 비교적 높아 보수층이 두텁다. 이 때문에 1953년부터 줄곧 기독 민주연합이 주 정권을 장악해왔다. 그런데 이같은 중도보수 정권의 '텃밭'에서, 녹색당이 크게 약진한 것이다.
이같이 녹색당이 선전한 이유는, 이번 선거 기간 중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에너지 정책 문제가 이번 선거 최대의 쟁점이 됐기 때문이다. 베른 뷔르벰베르크 주에는 원전 4기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관심이 남달랐던 것.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메르켈 수상은 14일, 원전 가동 연수를 평균 12년 연장한다는 종래 계획을 3개월간 동결시키고, 이 기간동안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녹색당과 야당측은 여당의 일시 동결안을 '선거 대책'이라고 비판하며 '탈 원전'을 외쳤다. 결국 이같은 야당측의 공세가 효과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기독 민주연합은 제1당을 유지하면서도 득표율이 지난 선거 때보다 5% 이상 떨어졌다. 더구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등의 의석을 합하면 과반수가 넘기 때문에 이들이 연립 정부를 구성할 경우 넋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반면, 반(反) 원전 운동을 펼친 90년 연합, 녹색당은 의석수가 지난번 선거보다 크게 약진했다. 특히 녹색당은 사회민주당을 넘어서는 득표율을 기록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사회민주당(spd)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서부 라인란츠-팔츠 주에서도 27일, 주의회 선거 투표가 열린 가운데, 녹색당이 크게 선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