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이 4일, 저농도 오염수 1만 1500톤을 바다에 방출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내부의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계속 바다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오염수를 집중 폐기물 처리시설에 저장하고자 이 시설에 보관돼 있던 저농도 오염수를 방출하는 것이다. 방사성 요오드131의 농도제한은 1미리리터당 0.04베크렐이지만, 처리시설의 물은 6.3베크렐, 6호기 서브드레인피트의 물은 20베크렐이다. 2호기의 터빈건물지하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가 1,300베크렐, 배관용터널 내부 오염수가 690만 베크렐인 것에 비교하면 '저농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교적 농도가 옅은 편이라 해도, 이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는 원자로 법에 따른 방출 제한농도의 최대 500배에 달한다. 최악을 막기 위해 차선택을 택하는 정부의 '고육지책'인 것이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언에 따라 방출을 승인했다며, "어쩔수 없는 상황었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방출 이후 환경감시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도쿄전력 마쓰모토 준이치 원자력 입지 본부장 대리는 기자회견에서 "지역여러분에게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도쿄전력 측은 원자로 법의 별도조항에 입각한 긴급장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변해역의 물고기 등을 매일 먹어도 성인이 연간 0.6미리시벨트 가량이 피폭될 뿐이며 자연계에서 받는 연간 방사선량의 4분의1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회견에서 도쿄전력은 인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바다에 버리는 오염수는 총 1,1500톤 가량. 처리시설에서 1만톤 그리고, 5,6호기의 서브드레인피트(지하수 배수시설)에서 1,500톤이다. 5일간 걸쳐서 바다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처리시설의 물은 본래 4호기 터빈건물로 옮기려 했었으나, 4호기에 옮겨진 물이 바로 옆 3호기로 유입되는 것으로 판명돼 작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서브드레인피트 내부 오염수의 경우, 이 물이 건물내부로 유입돼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수몰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에 도쿄전력 측은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오염수를 옮길 만한 마땅한 곳이 없었고 결국 바다로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전 방출 제한치의 무려 500배에 달하는 오염수을 방출하는 것에 대해, 일본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오염수 방출이 인체에 큰 영향이 없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발표를 불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혼란을 막고자, 정확한 정보를 제때 밝히지 않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사회 혼란 막기에 급급한 나머지 생명과 관련된 문제를 너무 도외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구나 방사성 물질의 해수 오염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해수가 방사성 물질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영향이 적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 학자들은 방사성 물질이 해수보다 무겁기 때문에 물에 잘 희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전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해안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해수가 발견되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것. 설령 정부와 도쿄전력의 판단이 맞다하더라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장기간 섭취하면 체내에 점점 쌓여 인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에다노 장관이 자주 언급하는 '타다치니와 몬다이 나이('당장'은 문제가 없다)'라는 말은 이 같은 사실을 너무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이번 사태 해결에는 최소한 수 개월, 최악의 경우 3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말을 듣고 안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언제쯤 원전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일 것인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방사성 물질 때문에 일본 안팎이 불안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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