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맛이지만, 맛만큼 모양(飾り)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이는 요즘 한창 제철을 만난 수박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각형, 피라미드, 사람 얼굴, 하트 모양의 관상용 수박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쿄 시부야에서 발견한 네모난 관상용 수박은 1만 5천엔(한화 2십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관상용 수박은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캐나다, 싱가폴, 유럽 등 해외에서도 주문이 계속 들어올 정도로 인기상품이다.

▲ 도쿄 시부야 니시무라 상점에 전시되어 있던 사각형 수박. 무려 1개 15,000엔   © 구지은 / jpnews

 
그런데, 2천엔안팎의 보통수박에 비해 관상용 수박이 7배이상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원하는 모양의 수박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한 시간적, 물질적인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 관서지역에 배포되는 <오사카 호치> 에 의하면 "하트 모양 수박의 경우 연구 기간만 3년이나 걸렸고, 사각형 수박의 경우에는 이 사각 틀에 적합한 소재를 찾기 위해 쇠, 유리 등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강화 플라스틱' 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재배기술 또한 비싼 몸값에 한 몫을 한다.
 
사각형 수박의 경우, 한 묘목에서 수확 할 수 있는 2~4개의 수박 중, 사각 수박으로 거듭날 하나의 수박에만 영양분을 집중시키기 위해 나머지 수박은 모두 제거한다. 수분과 영양분이 부족하면 사각형 모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무색하게 관상용 수박 농가에 의하면, 맛은 보증할 수 없다고 한다. 관상용이란 말 그대로 어디까지나 보고(觀)즐기는(賞)데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입으로는 즐길 수 없는 몸값 비싼 관상용 수박, 그렇다면 두고두고 오랫동안 눈으로 즐길 수는 있을까? 아쉽게도 이것 역시 힘들다. 왜냐면, 관상용 수박의 수명은 아무리 길어봤자 1년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관상용 수박은 보기좋은 떡이 아닌 '그림의 떡'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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