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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日CF의 어린이와 같은가
[변진일 칼럼]'놀자', '미안해'를 못하는 남과 북
 
변진일 칼럼
tv 광고에서 나오는 가나코 미스즈(26살에 요절한 일본의 동요시인)의 시가 있다. 
 
<'놀자'라고 말하면, '놀자'고 말한다. '바보'라고 말하면, '바보'라고 말한다. '이제 안 놀아'라고 말하면, '안 놀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중에 외로워져서 '미안해'라고 말하면 '미안해'라고 말한다. 메아리일까요. 아니요. 누구라도.>
 
환갑 넘어서도 형제다툼을 멈추려하지 않는, 어리석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남북 당국자들에게 이 시를 들려주고 싶다.
 
미국의 압력과 중국의 설득에 응해 북한이 마지못해 '놀자'라며 한국에 대화를 요청하면, 한국은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을) 사과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완강하게 거부한다.

 
북한 또한 '미안해' 라고 한마디만 하면, 그걸로 끝날 이야기를 솔직하게 '미안해'라고 말하지 못한다. 실로 곤혹스럽다. '놀자'와 '미안해'라는 말을 하지못하는 것은, 메아리가 아닌, 일란성 쌍둥이라서 그런 것일까.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심중이다. 전임자였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이 했던 것과 같이, 김정일 총서기와의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하지 싫은 건지, 어느것 하나 확실하지 않다.
 
정권 발족 때는 "일본 총리와도 만나는데,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만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29일,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언제라도 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 평화와 핵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상황이 된다면, 올해 안이라도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었다.
 
그것이, 3월에 천안함 침몰사건이 일어나자, 당연한 일이지만, 이 대통령의 태도가 급변했다.

 
"임기 중에 한번도 만나지 않아도 좋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회담을 위한 회담, 정치적 의도가 있는 회담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라며 재임중에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지 못했던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선배 앞에서 기세 좋게 말했다. 
 
뒤이어 11월에 연평도를 포격당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이제 북한이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며, 이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욱 큰 도발만을 낳을 뿐이다"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대결 자세를 선명히 내비쳤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다시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2월 1일)"고 tv를 통해 밝혔다. "이제 북한이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북한을 거의 반쯤 가망없다고 단념했음에도 "북한이 무력도발이 아닌, 대화의 자세를 나타낸다면"이라는 조건을 달며,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
 
올해 3.1절 때는 "우리들은 언제라도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그런데 김총서기가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말에 반응해, 4월 26일 평양을 방문한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이 대통령과 여러가지 테마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브콜을 보내자, 이번에는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제삼자를 통한 요청은 안된다"며, 김총서기의 메시지를 가지고 온 카터 씨와의 만남도 거절해버렸다. '열린 마음'은 커녕, 실로 '속좁은 마음' 이다.
 
그런차에, 지난주(10일) 베를린을 방문해 갑작스레 "내년 3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대한다"고 언급했다. 물론 핵포기를 약속하는 것이 전제조건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초대되고 싶지도 않은데다 갈 생각이 조금도 없는 상대에게 '초대한다'고 말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도저히 생각하기 어렵다.
 
아니나다를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다음날(5월 11일)에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망발', '망동'이라며 일축했다. 북한도 한국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 것을 조급해 하더니 이번에는 '망발'이라 말하고 있다.
 
여기서 tv 광고와 다른 것은 북한이 '바보'라고 말해도 '한국'이 어른스러운 대응을 보이며, 똑같이 '바보'라고 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이 이 글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적절했다고 말하고 싶은 부분이다.

 
이대통령은 다음날(12일) 방문한 덴마크에서 "북한이 부정적으로 말했다고 해서, 부정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그 의미는 6일 후에 알 수 있었다.
 
지난 18일, 이 대통령의 대변인은 과장스럽게 "한국측의 진의를 남북당국간의 실무자 접촉을 통해 북한측에 전달했다. 지금까지 특별한 반응은 없다. 앞으로 남북간에 구체적인 논의가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과 달리, 제삼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전달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사이가 나빠도 핫라인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남북정상회담에 미련이라도 남아있는 것일까? 진의를 전혀 알 수가 없다. 자, 이제 북한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올 것인가?
 
이 대통령은 "내년에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올해 중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된다는 어떤 정치적인 계산은 없다. 정치적인 이유로 서둘러야 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본심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이대로 임기가 끝나면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던 대통령'으로서 평가받든가, 아니면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던 대통령'으로 평가받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 앞서 언급했던 일본 공익광고 ac japan     ©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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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5/20 [17:23]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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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도쿄에서 태어남. 메이지가쿠인대학 영문과 졸업후 신문기자(10년)를 거쳐 이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1980년 북한 취재 방문.
1982년 한반도 문제 전문지 '코리아 리포트' 창간. 현재 편집장.
1985년 '고베 유니버시아드'에서 남북공동응원단 결성, 통일응원기 제작.
1992년 한국 취재 개시 (이후 20회에 걸쳐 한국방문).
1997년 김영삼 대통령 인터뷰
1998년 단파 라디오 "아시아 뉴스" 퍼스낼리티.
1999년 참의원 조선문제 조사회 참고인.
2003년 해상보안청 정책 어드바이서.
2003년 오키나와 대학 객원교수.
2006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인터뷰

현재 "코리아 리포트" 편집장, 일본 펜클럽 회원.
니혼TV, 후지TV 등 북한전문평론가, 코멘테이터로 활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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