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현재 일본 유력 스포츠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복면데스크가 기고한 칼럼입니다.
일본 프로야구도 슬슬 종국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호 선수(35)를 둘러싼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퍼시픽 리그의 라쿠텐이 그를 영입하고자 조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까지 2년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었고, 그 전에는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2년간 플레이했다. 그는 두 구단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일본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메이저리그의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플레이했다.
라쿠텐은 장타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이대호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통산 216발, 일본에서도 지난 시즌까지 4년간 98발을 양산한 오른손의 대포. 올해는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도전을 실현시켜 매리너스와 1년 계약을 맺었다.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올라와 104경기에서 타율 .253, 14홈런, 49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발출전은 70경기로, 주로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인 경우에 한해서 출전했다. 이대로라면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이대호는 "(다음 시즌은) 주전으로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 어느 무대든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성적을 낼 수 없다"고 언급했다. 경기 출전이 들쑥날쑥하다보니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록 1년이지만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것은 장래 지도자될 그의 향후 야구인생에서 큰 재산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커다란 몸으로도 날렵한 타격을 보여주는 이대호를 메이저리그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일본은 다르다. 이대호 본인 또한 메이저리그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일본에서 플레이하기를 분명 바랄 것이다.
그가 다시 일본 구단 입단을 추진한다면, 지난 소속팀이었던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복수구단이 쟁탈전을 벌일 것이다. 일단 라쿠텐은 다른 구단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한다. 참고로 작년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에게 연봉 5억 엔을 줬다.
라쿠텐은 2013년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뉴욕 양키즈로 간 다나카 마사히로가 에이스 투수로, 타격에서는 전 뉴욕 양키즈 출신의 앤드류 존스가 연봉 3억 엔이라는 고액 연봉에 맞는 활약을 보여줬다. 존스도 185cm, 110kg 정도의 거구였는데, 그와 비슷한 이미지를 지닌 이대호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년 연속 꼴지였던 라쿠텐은 나시다 감독을 영입하며 도약을 꿈꿨으나 이번 시즌 62승 78패 3무로 5위를 차지했다.
미키타니 히로시 구단주는 "되도록 선수를 보강하겠다. 내년은 우승 쟁탈전을 벌일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와서 매리너스가 이대호와 재계약 방침을 나타냈다는 정보도 들어왔지만, 고액 연봉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닌만큼, 일본의 어느 구단에 들어갈지가 역시 화제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