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연예기획사이자 일본 남성 아이돌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자니즈 사무소'는 7일 오후 2시부터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립자 고(故) 자니 키타가와의 성추문에 대해 공식 사죄했다.
이 자리에는 후지시마 주리 대표이사 겸 사장과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신임 사장, 이노하라 요시히코 자니즈 아일랜드 사장, 고문변호사 4명이 참석했다.
▲ Johnny & Associates holds press conference regarding founder's sexual abuse allegations ©NewsWIre/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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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니즈무소, 성추문 첫 공식 사죄
자니 키타가와의 조카이기도 한 주리 사장은 "쟈니 키타가와에 의한 성가해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자체조사 팀 보고서가 공표되었습니다. 회사로서도 제 개인적으로도 쟈니 키타가와의 성가해가 사실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언급, 처음으로 성추문에 대해 공식 사죄했다.
이날 회견에서 주리 사장은 "저 후지시마 주리는 조사팀의 제언에 따라 9월 5일로 책임을 지고 사장직을 내려놓았습니다"라고 말하며 소속 연예인인 히가시야마 노리유키가 같은 날 새로운 사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 후지시마 주리 대표이사 Johnny & Associates holds press conference regarding founder's sexual abuse allegations ©NewsWIre/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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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피해자에 대한 보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당분간 대표 이사직에는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이 (보상 등) 여러가지를 결정해나가는 데 있어서 제가 대표이사로 남는 게 좋다고 하여 대표직을 좀 더 유지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보상문제가 매듭이 지어지는 대로 대표직에서 내려올 생각입니다"
“소속 연예인들도 많이 상처받고 있습니다. 이들을 케어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외 업무 집행에는 관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시라하세 스구루 부사장도 같은날 인책 사임했다고 한다.
새로 사장직에 취임한 히가시야마는 자니 키타가와의 성추문에 대해 사죄하고 올해 안으로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 히가시야마 신임 자니즈 사무소 사장 Johnny & Associates holds press conference regarding founder's sexual abuse allegations ©NewsWIre/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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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문제에 진지하게 마주하기 위해 나는 올해안으로 연예계에서 은퇴합니다. 앞으로는 인생을 걸고 이 문제에 대해 임해 나갈 각오입니다"라고 언급했다.
히가시야마 신임 사장은 "큰 사건이며, 인류 사상 가장 어리석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키타가와 씨의 성가해가 이루어졌던 당시부터 임직원은 못본척하며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회사로서는 이 점에 대해 깊이, 깊이 사죄드립니다. 신임 사장으로서 철저하게 재발 방지책을 생각할 것이며, 운영체제 재구축을 해나갈 것입니다. 목숨을 걸고 임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피해자들이 직접적인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히가시야마 신임 사장은 "피해를 당한 분들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쪽의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의견 교환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피해자는 수백명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법을 넘어서는 구제 및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성추문) 소문 알고 있었지만, 키타가와를 믿었다"
사실 자니 키타가와의 성추문은 수십년전부터 일본의 일부 언론에 의해 의혹이 제기되어왔다. 하지만 자니즈 사무소 안팎으로 전사회적인 묵인이 있었고, 결국 그동안 피해자를 양산해버린 격이 되어버렸다.
성추문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언제 알았는지 묻는 질문에 주리 사장은 "폭로 책이 나오거나 잡지에서 관련 특집이 보도된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확인하지 않았던 것은 저의 책임입니다. 죄악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친족이라도 무언가를 말할 수 없었다는 점이 우리 회사의 문제였고, 당시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고 언급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자니 키타가와의 회사내 권력이 막강했기 때문에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할 수 없었다, 묵인하는 분위기였다는 점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히가시야마 신임사장은 "다양한 폭로책이 나왔고, 그러한 소문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어디까지나 키타가와 씨를 믿고 있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성추문을 알게 된 후의 심정에 대해서는 "제 근본이 전부 사라진 느낌입니다. 인생이라는 게 좋은 일뿐만 아니라 낙담의 연속입니다만, 이만큼의 낙담은 없었습니다.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포함해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노하라 자니스 아일랜드 사장은 "초등학교 6학년에 자니즈 사무소에 들어갔고, 그러한 책이 나와있었기 때문에 주변 다 그런 것일까 생각했었어요.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우리들이 "그건 이상합니다", "소문 들었어요"라고 말하지 못했던 점은 지금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핑계가 되겠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 언급해서는 안되는 그런 분위기 같은 게 있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 이노하라 자니즈 아일랜드 사장 Johnny & Associates holds press conference regarding founder's sexual abuse allegations ©NewsWIre/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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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을 알게 되고 나서 의식변화에 대해서는 "무서웠습니다. 뒤에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니. 피해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당시에는 소문 정도였지만 어른이 되어 여러가지를 되짚어보면 최근 정말 충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명, 아직 변경할 생각은 없어"
자니스 사무소의 사명은 창립자의 이름에서 따왔다. 희대의 성추문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사명을 변경할 생각일까?
히가시야마 신임 사장은 아직 사명을 변경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명칭에 대해 정말 많이 논의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이정도의 범죄인데, 이를 유지해야할까. 자니즈는 창업자의 이름이기도 합니다만,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소속연예인들이 키워온 하나의 자부심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재출발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팬들이 지지해온 점도 있어 과연 변경해야 할것인지... 앞으로는 이러한 (성추문의) 이미지를 불식시킬 정도로 열심히 해야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사명 변경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니즈의 성추문이 첫 의혹제기 이래 수십년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배경에는 언론의 침묵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자니즈가 일본 연예계에서 워낙 영향력이 컸었고, 이 영향력을 무기로 하여 언론에 많은 압력을 가했다는 정황이 있었다.
소속 연예인이 자니즈 사무소를 나올 경우, 지상파 출연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룹 스마프가 일본 연예계 굴지의 인기그룹이었음에도 그룹을 탈퇴하고 자니즈 소속사를 나왔던 멤버 3명은 한동안 지상파 출연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들 세 명 모두 개인 활동이 활발했던, 각자가 배우로서, 가수로서 일본 최고 톱스타였다.
자니즈 사무소가 방송사에 압력을 넣었든, 자니즈에 밉보이기 싫었던 방송사의 자체적 판단이었든, 자니즈의 막강한 힘이 드러나는 하나의 사례였다.
이러한 일본 연예계내에서의 거대한 영향력이 자니 키타가와의 성추문을 표면에 드러나지 않게 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본인이 죽어서야 성추문이 드러났다.
히가시야마 신임 사장은 "미디어와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키타가와 씨나 우리 회사나 정말 나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보인 건 회사 측의 잘못입니다. 그 책임을 지고 부사장이 사임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언론과 관계를 만들어나갈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습니다. 진심을 전하지 못하고 상상만으로 일이 진행되거나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했던 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언론과의 읜견교환의 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진심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듣는 기회도 되도록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라고 언급했다.
"팬들,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자회견을 보는 팬들에 대한 이야기를 묻자, 히가시야마 신임사장은 "과거를 바꿀 수 없습니다.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신뢰를 얻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저희가 만드는 엔터테인먼트 세계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 소속연예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름길입니다.앞으로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 Johnny & Associates holds press conference regarding founder's sexual abuse allegations ©NewsWIre/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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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시마 사장은 눈물을 흘리면서 "응원해주신 팬분들께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소속 연예인들은) 다들 그런 일로 인해서 스타가 된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해서 지위를 거머쥐었습니다. 이 부분은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성추문 파문이 일면서 일각에서는 자니즈에서 남자 아이돌로 데뷔하기 위해서는 자니 키타가와와의 하룻밤이 필수였다, 거부하면 데뷔하지 못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속 남성 아이돌 멤버들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성추문으로 인해서 자식을 맡겨놓은 자니즈 소속 연예인, 연습생 부모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 ジャニー喜多川氏による性加害問題の記者会見に、東山紀之氏、藤島ジュリー景子氏、井ノ原快彦氏、顧問弁護士4人で登壇。 ©Photo By 中川啓/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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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노하라 사장은 "이번 기자회견을 앞두고 어떠한 설명도 없으면 가정에서 이 기자회견을 볼 때 불안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10대들의 경우, 직접 만나 이러한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 미리 전했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도 이러한 기자회견이 있을테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내 아이는 괜찮을까'하는 불안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능한 한 시간을 확보해 이러한 불안해소에 나설 생각입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