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4회 연속으로 월드컵에 출장하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분위기가 영 뜨지 않는다. 열성적인 축구팬들은 "오카다 감독을 해고하라"며 야유를 보내는 등 지금 대표팀에 불만에 가득찬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건 그나마 '관심'이라도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나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 지금 일본국내에선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7일 오사카에서 열린 세르비아전을 보자. 월드컵에 나갈 최종 멤버 23명을 뽑기 전의 마지막 시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0-3으로 지는 추한 꼴을 보였다. 만약 독일월드컵이 열렸던 4년전이나 8년전의 한일월드컵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큰 소란이 터져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합 다음날 스포츠신문 여섯군데 중에서 일본 대표의 패배소식을 1면 톱뉴스로 올린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 당일 1면 탑은 기무라 코치 기사로 뒤덮혔다 ©jpnews | | 뇌출혈(지주막하출혈)로 쓰러진 요미우리자이언츠의 기무라 다쿠야 코치가 37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뉴스도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스포츠신문들 조차 축구지면 구성 및 전개에 열정이 빠진 느낌이 든다. 우리 신문만 해도 그러니까 다들 비슷할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일본대표가 약하다는 사실에 모두가 익숙해져버린 느낌마저 든다. 남아프리카에서 예선전을 치루게 될 카메룬, 네덜란드, 덴마크 상대로 일본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실제 현장은 어떤 분위긴지 부하인 축구담당기자에게 물어보니까 그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오카다 감독을 해고하고 다른 외국인 감독을 데리고 오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것도 결국 1, 2월까지였죠. 축구협회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하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결국 감독이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이렇게 돼 버린 이상 오카다 감독에게 끝까지 맡길 수 밖에 없어요. 당연히 지금 팀에 기대하기는 어렵죠."(축구담당기자) 오카다 감독을 대신할 신(新) 감독 후보로서는 히딩크 전 한국대표감독의 이름도 거론됐다고 한다. 히딩크는 러시아 감독으로서 유럽예선에 나섰으나, 러시아가 예선탈락을 하는 바람에 가능할 수도 있었다. 또 오카다 감독은 오심 전 감독을 대신해 프랑스 대회(98년)에 이어, 이번에도 일본의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끌었지만 본선진출을 달성한 단계에 모든 것을 소진해 버렸다는 견해도 있다.
▲ 당일 스포츠지 24, 26면에 실린 축구기사 ©jpnews | | 오카다 감독이 아우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가 말한 월드컵 4강이라는 목표도 "목표는 크게 잡는 것이 좋다" 라는 느낌이 훤히 보인다. 한일월드컵 때의 신선함도 사라졌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스포츠 매스컴의 관심은 옅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대표팀의 부진은 '화제'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 그야말로 악순환 상태에 놓인 것이다. 6월 11일 개막까지 앞으로 2개월. 일본 스포츠신문들은 러시아 리그가 끝난 후 일본 대표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가 얼마나 강한 캐릭터로 대표팀을 끌어 올려줄 것인가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스포츠신문 복면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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